[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 한 남성이 앉아 있다. 맨발 차림에 '종북 척결'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사람들은 지나가며 신기한 듯 그를 쳐다본다. 이 남성은 타인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진리대한당 집회 사무소라고 적힌 A4 용지를 플라스틱 테이블 앞에 붙이고 세월호 척결 서명을 받고 있다. 서명지 위에는 붉은 성경책이 올려져 있다.

사람들이 다니는 보도에는 '세월호 천막 철거, 특별법 폐지 서명운동', '의를 위하여 목숨 바치겠습니다, 종북 동성애 세월호 19대 국회 척결', '예수만이 구세주, 천국 위해 회개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올해 2월 진리대한당을 창당한 이석인 총재. 그는 '두'요한 선교사로 통한다. 그의 주된 관심사는 동성애, 종북, 세월호 문제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이 남성은 올해 2월 창당한 진리대한당의 이석인 총재다. 그는 자칭 '두'요한 선교사다. 세례요한, 사도요한을 본받고 싶은 마음에 두요한이라는 예명을 지었다고 한다. 아시아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그는 한국에서 WCC, 동성애, 종북 문제가 떠오르자, 고국으로 돌아왔다. 2014년부터 세월호 특별법 반대 집회를 위해 광화문에 나왔고, 이번 20대 총선에는 종로구 의원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5월 29일(일) 저녁, 집회 장소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이석인 총재를 만났다. 그가 나오게 된 이유, 무엇을 주장하는지 들어봤다. 그는 5월 23일(월)부터 일주일간 집회 자리를 지켰다.

이석인 총재가 내건 슬로건은 종북 세력 및 동성애 척결, 세월호 천막 철거 및 특별법 폐지다. 이 총재는 숨진 학생들에 대한 슬픔과 애도는 이해하지만 세월호 천막을 2년 넘게 유지하는 건 안 된다고 했다. 북한은 핵 개발로 호시탐탐 남침 도발을 하고 있는데 세월호는 2년 넘게 집회 시위만 하는 것에 울분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이석인 총재는 유가족에게 대의를 위해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6.25 때 한 기독교인이 친아들을 사살한 사람을 양자로 삼고 품었듯, 국가와 백성이 위로·지지해 줬으면 애국하는 마음으로 슬픔을 씻어 내야지 거듭해서 집회하고 시위하는 모습은 하나님께 책망받을 일이라고 했다.

짐승도 안하는 동성애…

동성애자들을 향해서도 막말을 이어갔다. 불륜아, 패역아, 패륜아로 칭했다. 하나님이 암컷과 수컷, 남과 여를 창조하고 이들에게 생육하고 번식해 땅을 정복하라고 했는데 동성애는 이와 반대된다고 했다. 구약성경에는 하나님이 동성애하는 자들을 돌로 쳐 죽이라고 나와 있다며, 항문 성교 인정, 동성 결혼 합법화 법 개정은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동성애가 기독교 정신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한국은 남녀칠세부동석을 윤리 의식으로 삼고 있고 이는 백의민족의 거룩한 성 문화 정신과도 연결된다고 했다. 동성애자들이 숨어서 동성애를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6월 11일에 하는 퀴어 축제처럼 드러내 놓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민족 정통성과 윤리, 도덕을 밟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 진리대한당은 시민들에게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천막 철거 및 특별법 폐지 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그는 북한 공산당은 국가가 아닌 적그리스도, 마귀라고 운을 띄웠다. 예수 이름을 부르는 자를 죽이고 가두는 게 북한이 하는 일이라며, 한국에서 북한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척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과서에도 공산 체제를 긍정적으로 묘사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 총재가 이야기하는 도중,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 둘이 '척결'이란 단어로 도배된 현수막을 보고 있었다. 현장을 지키는 스태프가 다가가자, 설명 듣기를 거부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