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서울신학대학교(서울신대·유석성 총장)가 노세영 교수(신학과)를 18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2010년에 뽑힌 유석성 총장 임기는 8월 말로 끝난다. 그는 지금까지 일반 학과 확대, 인문학 강좌 개설, 글로벌 교육 등의 키워드를 강조하며 서울신대를 이끌어 왔다.

임기를 석 달 정도 남겨 놓고 서울신대에서 유석성 총장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그중 하나가 유 총장의 비서실장인 A 씨의 이중직 및 고용 문제다. 이 사실은 서울신대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유동선 총회장) 총회가 이사진을 파송해 4월에 진행한 학교 감사에서 드러났다. 

▲ 총회 감사로 유석성 총장의 비서실장 A 씨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서울신학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총회 감사에서 드러난 이중직 문제

총회는 감사에서 A 씨의 이중직을 문제 삼았다. 담임목사 직책이 있는 A 씨가 학교에서 봉급을 받으며 일한 게 문제가 된 것이다.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채영남 총회장)과 기독교대한감리회(전용재 감독회장)는 목회자 이중직을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허용했다. 그러나 기성은 이중직에 관대하지 않다. 헌법 제1강 총장 제43조에서 목사 자격을 "다른 직업을 겸하지 않고 전적으로 헌신한 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A 씨의 이중직 문제는 교단 헌법에만 저촉되는 건 아니다. 서울신대 규정에도 위반된다. 취업 규칙 제3장 제13조 겸직 금지 사항에서는 직원이 대학교 허락 없이 타 직무에 종사할 수 없다고 적혀 있다. 인사 최종 결정권을 가진 유석성 총장도 A 씨의 겸직을 몰랐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A 씨는 취업 규칙에도 저촉된다고 말할 수 있다.

감사 결과가 나오자 대학원우회(원우회)에서는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확한 답을 듣기 위해 몇 차례 서면 질문지를 보내고, 5월 3일에는 유석성 총장과의 간담회도 마련했다. 대학원생 20명 정도가 모인 자리에서 유 총장은 A 씨가 작은 교회를 담임했는데 이중직이 교단 헌법상 문제가 되니, 학교에 오기 전 전도사에게 교회를 넘겨주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A 씨가 교회 문제를 정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총회가 진행한 감사로 알게됐다고 했다.

감사 결과에도 계약 연장한 총장…높은 연봉, 근무시간 이탈 등도 지적

이중직만 문제가 아니다. 경력보다 높게 책정된 연봉, 근무시간 도중 박사과정 수업을 들은 일, 유석성 총장이 A 씨 계약을 임의로 연장한 일 등이 도마에 올랐다.

유석성 총장은 "이제 곧 계약이 끝나니 이해를 해 달라"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이 자리는 이해를 구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유 총장은 "양해를 구한다", "유감을 표명한다"는 말을 몇 차례 했다.

학생들은 A 씨가 받는 연봉이 과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학교에서 가장 높은 직책인 과장급에 맞먹는 월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그가 과장급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경력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유 총장은 A 씨의 10년간 목회 경력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A 씨가 비서실장을 수행하는 데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연봉 책정은 총장의 권한으로 이뤄졌으며, 월급이 과다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의 경력에 상응하는 금액을 책정했다는 것이다.

주 1회 학교 업무 시간에 박사과정에 참여한 것도 문제 삼았다. 학교 규정상 직원의 근무시간은 평일 9시부터 17시 30분까지가 원칙이다. 그러나 A 씨는 매주 월요일마다 박사과정 수업을 들었다. 학생들은 근무를 하지 않은 월요일에도 급여를 받았는지 물었다. 유 총장은 학생들 질문에 답을 회피했다. "지금은 끝났지만, A 씨가 일하면서 박사과정을 했다. 이번 감사 결과에서도 지적받은 사항인데, 연가를 내고 공부했으면 좋았을 뻔했다"고 말했다.

▲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우회를 포함한 학생들은 유석성 총장에게 A 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총회에서 조치 논의

학생과 유석성 총장의 대화는 1시간가량 이어졌지만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연봉 책정할 때 지금보다 더 내렸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지만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에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았다. "유감이다", "이해 바란다" 등의 표현으로 답을 회피했다.

총회 관계자에게, 감사 결과가 나온 후 서울신대나 A 씨에게 교단 차원의 조치가 있었는지 물었다. 그는 5월 24일(화)부터 시작하는 총회에서 보고를 받고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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