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민네트워크와 탈북동포회는 5월 4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얼마 전 변사체로 발견된 조선족 한충렬 목사가 북한 공작원에게 살해당한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중국과 북한이 인접한 국경 장백조선자치현에서 북한 주민을 돕던 조선족 한충렬 목사가 피살됐다. 중국 공안의 발표는 없지만 다수의 북한 관련 소식통은 한 목사가 북한 공작원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북한 인권 보호를 외치는 기독교 시민단체 선민네트워트와 탈북동포회가 이와 관련해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선민네트워크 상임대표 김규호 목사는 한충렬 목사가 중국 국적 조선족임을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가 중국 자국민인 만큼 중국 정부가 범인 색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 목사는 과거에도 수많은 선교사와 목사들이 북한에 납치 또는 유인당해 옥살이를 하고 있다며, 김국기·임현수 목사 등을 언급했다. 이런 일이 일어났음에도 현재까지 북한 공작원들이 북한 국경과 인근한 중국 길림성 장백현 일대를 마음껏 활보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게 앞으로 더 엄격히 국경 관리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성명서

중국 정부는 북한 독재 정권의 한충렬 목사 살해를 엄중 수사하고 북한 인권 운동가 보호 대책을 마련하라!

지난달 30일 중국 창바이(장백)현에서 괴한에 의해 피살된 장백교회 한충렬 목사는 중국 조선족으로 1993년 북·중 국경 지역인 중국 지린성 백산시 창바이조선족자치현에 장백교회를 설립하고 어려움에 처한 탈북자들을 음식과 약품 등으로 도우면서 북한 구호 및 선교와 북한 인권활동에 힘써 왔던 의로운 목회자였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이번 사건 발생 직전 북한에서 공작요원 3명이 넘어왔고, 그들에 의해 목사님이 피살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공작요원들이 모두 보위부원으로 추정되며 사건 후 해당 요원들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한다"고 밝혔다.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도 "한 목사가 20년 가까이 북한 주민들을 도우며 지하 교회 지원 활동을 해 왔고 이런 활동이 북한 당국에 발각돼 지난해 장백교회의 장 아무개 집사가 북한에 납치돼 생사조차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에서 성경공부를 하던 청년들도 체포돼 그중 3명이 올해 1월 처형됐다는 소식을 내부 소식통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북한 인권 운동가들과 현지 선교사들의 종합적인 증언을 볼 때 한 목사는 그동안 탈북자 구호 활동을 편 탓에 북한 독재 정권의 미움을 샀고 북한 내부에 지하 교회 설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살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북한 독재 정권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년간 탈북자를 돕는 선교사와 중국 조선족 등 북한 인권 운동가들을 지속적으로 핍박해 왔고 현재까지 약 300명을 납치·살해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1995년 안승운 목사, 2000년 김동식 목사 납치·살해와 2011년 김창환 선교사를 독살한 사건은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었고 현재도 김국기 선교사, 최춘길 씨, 김정욱 선교사와 캐나다 국적의 임현수 목사를 유인 납치 억류되어 있다. 앞으로 북한 독재 정권은 한충렬 목사의 휴대폰에 저장된 정보를 통해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인권 운동가들과 북한 내 지하 기독교인들을 파악하여 또 다시 위해할 것이기에 더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북한과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북한의 범죄에 대해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그동안 중국 정부가 자신들의 영토에서 북한 공작원이 함부로 사람들을 납치하고 살해하며 활개치고 다닐 수 있게 방치했고 결국 국가의 기본 책무인 자국민 보호조차도 소홀히 하는 한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에 우리는 더 이상 북한 독재 정권에 의한 희생자가 발생되지 않기를 기원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중국 정부는 한충렬 목사 피살 사건을 엄중 수사하고 북한 인권 운동가 보호 대책을 마련하라!

2. 중국 정부는 탈북 난민 강제 북송 중단하고 강제송환을 금지한 유엔난민협약을 준수하라!

3. 북한 당국은 북한 인권운동가에 대한 납치, 살해 등 사악한 테러 행위를 중단하고 북한 억류자들을 즉각 송환하라!

4. 대한민국 정부는 김정욱 선교사, 김국기 선교사, 최춘길 씨, 임현수 목사 등 북한 억류자 송환을 적극 추진하라!

2016년 5월 4일
선민네트워크·탈북동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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