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예수 운동을 계승하고, 주변부 난민을 대변한 바울의 참모습을 회복하고자 한다. (사진 제공 기독청년아카데미)

"우리 시대와 우리 공간에 바울을 소환하고자 합니다. 1세기 로마제국에 생겨난 유랑민과 난민을 위해 활동한 '바울'을 다시 보려고 합니다."

기독청년아카데미(기청아·오세택 원장)가 4월 7일 문을 연 '리부팅 바울: 권리 없는 자들을 위한 신학을 위하여' 강의에서 김진호 연구실장(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이 한 얘기다. 김진호 실장이 말하고자 하는 바울은 기독교라는 종교가 아직 세상에 나타나기 전 실존한 인물 바울이다. 예수의 하나님나라 운동을 계승하고, 주변부에 버려진 사람들을 대변한 바울의 참모습을 회복하고자 바울이 활동한 시대와 현장으로 가 보려고 한다.

직장인, 시민단체 활동가, 학생, 목회자 등 여러 사람들이 수강하러 왔다. 학교 선생의 추천을 받고 온 19살 청소년도 보였다. 경기 파주나 양주에서 먼 걸음을 한 사람도 있었다. 바울을 새롭게 알고자 하는 마음으로 강의를 신청한 이들이다. 평소에 바울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맞을까' 질문이 들어 강좌에 참여했다.

▲ 다양한 수강생들이 바울을 새롭게 알고자 하는 마음으로 '리부팅 바울' 강좌에 참여했다. 학교 선생의 추천을 받고 온 19살 청소년도 있었다. (사진 제공 기독청년아카데미)

김진호 실장은 2013년 <리부팅 바울>을 펴냈다. 바디우나 아감벤 같은 유럽 철학자들이 바울을 재조명하는 작업을 해 왔고, 이 과정에서 신학자들도 철학자들과 소통하는 기회가 생겼다. 김 실장도 이에 부응하여 바울을 새롭게 연구하여 결과물을 냈다.

유럽 철학자들은 21세기 신자유주의 지구화 시대 속에서 생겨난 유랑민이나 난민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현시대 상황을 마주하면서 1세기 로마제국 시대에 밑바닥으로 떨어진 사람들과 함께했던 바울을 복원하려고 했다. 김진호 실장은 오늘날 한국 사회 현실 속으로 바울을 불러오고자 한다.

"현재 한국을 '도시국가 서울'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한국의 '돌진적 근대화'는 농촌을 피폐하게 만들고, 독자성을 파괴해 왔습니다. 서울은 촌락들과 다른 도시들을 귀속하면서 거대한 도시국가가 되었습니다. 이 서울에 바울을 소환하고자 합니다.

바울이 활동하던 1세기 중반은 떠돌이 노예들이 늘어나고, 유대주의자들에 의해 소외되는 이들이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바울은 노예나 이방인 편에 섰습니다. 그래서 유대인과 헬라인, 자유인과 노예, 남자와 여자 사이에 차별이 없다고 바울이 설파했던 것입니다.

도시국가 서울의 모습도 1세기 바울 시대 현실과 다르지 않습니다. 서울에도 신자유주의 지구화 물결 속에서 유민과 난민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비정규직으로, 가정에서는 노숙인으로, 시장에서는 신용 불량자로, 어디에도 귀속 의식을 갖지 못한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현실입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바울을 찾고자 합니다. 교회 안에서 교회를 개혁하며, 교회 밖에서는 배척된 이들을 이웃으로 삼는 일에 분투하고 있을 바울 말입니다. 이 강좌는 이런 바울을 만나 함께 대화하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김진호 연구실장)

▲ '리부팅 바울' 첫 강의가 끝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바울이 예수의 어떤 것을 계승하려 했는지', '신자유주의 지구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사진 제공 기독청년아카데미)

앞으로 5주간 바울서신을 들여다보면서 바울의 진면모를 살펴볼 예정이다. 4월 14일 2강에서는 '빌립보서'를 보며 '민중의 질병과 바울'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기청아에서는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마을공동체 운동(최철호 공동체지도력훈련원 원장 외)' 강좌를 4월 12일 개강한다. 임진각 평화누리 일대를 순례하는 '평화와 화해의 순례'도 5월 21일 진행한다. 

문의: 02-764-4116 (기청아), cafe.daum.net/lordyear (기청아 카페),

www.facebook.com/lordyear2004 (기청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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