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스쇼어 타카푸나도서관 2층 'Age Concern Hall' (사진 제공 신성남)

뉴질랜드 '오클랜드'시에 새로운 형태의 신앙 공동체가 출범한다. 준비위원으로 목사 3명, 전도사 1명, 장로 1명, 그리고 집사 5명이 뜻을 모았다. 이들은 장로교, 감리교, 기하성, 그리고 침례교 등 기존의 여러 교단에서 사역하고 있는 직분자들이다. 그리고 추가로 인근 지역의 목회자 2명이 설교 사역에 동참한다.

'가나안공동체(Canaan Community Ministry)'는 '교회다운 교회', '성경적 원형 교회'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밀알이 되기를 원한다. 이는 결코 제도권 교회들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이 아니다. 오히려 어떤 이유에서든 특별한 사정 때문에 지역 교회에 출석하고 있지 않는 성도(가나안 성도)들을 위한 보완적 공간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다음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초대한다.

- 개인 사정으로 현재 지역 교회에 출석을 못 하고 있는 분.
- 직장, 비즈니스 관계로 주일 저녁 예배가 필요한 분.
- 찬양 모임이나 신앙에 관한 대화, 소통에 참여하고 싶은 분.
- 지인을 지역 교회에 인도하고 싶어도 적당한 교회를 찾지 못한 분.
- 진솔한 성도의 교제를 원하거나 신앙 상담이 필요한 분.
- 교회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분.

가나안공동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다음의 3가지가 없다는 점이다.

1. '담임목사'가 없다

대신에 4명의 전임 목회자와 2명의 설교 사역자가 사례비 없이 자원봉사로 '공동 사역'을 한다. 그리고 직분이 수직화하거나 계급화하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회중이 선택한 임시직 운영위원 외에는 따로 직분을 임명하지 않고 모든 성도가 대등하게 동역한다. 특정 직분자가 아닌 성도들이 공동체 운영의 주체가 되는 조직을 지향한다.

2. '헌금 의무'가 없다

공식적으로 십일조나 각종 의무적 헌금 등에 대한 부담이 없다. 단지 사도들의 초대교회 정신에 따라 자원적인 '무기명 연보'를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사전에 분류된 여러 종류의 헌금 봉투를 별도로 사용하지 않으며, 예배 중에 헌금을 내는 순서가 없다. '연보'를 원하는 사람은 예배 시작 전 입구에 있는'연보함'에 자유롭게 넣으면 된다. 물론 개인 사정에 의해 연보를 안 해도 전혀 상관이 없다.

3. '교회당'이 없다

건물을 소유하지 않고 지역 내의 '커뮤니티 홀'을 저렴하게 빌려 사용한다. 교회 대형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경비가 많이 필요치 않은 소박한 쉼터 같은 공동체를 추구한다. 그래서 최소한의 운영비를 제외한 모든 연보는 구제와 선교와 교육에 사용된다. 여기에는 성경 공부, 장애우 돕기, 학교 급식 봉사, 소외받고 잊혀져가는 사회적 약자 돕기, 세미나, 포럼 개최 등이 포함된다. 물론 재정은 투명하게 공개한다.

비록 위의 세 가지는 없지만, 그 대신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동행하시는 공동체, 즉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를 추구한다. 공적 예배 순서에는 모든 성도가 참여하며 설교는 여러 목회자들이 매주 교대로 맡는다. 예배 후에는 대화식 말씀 나눔 시간도 갖는다. 전체 집회는 1부 찬양, 2부 예배, 3부 소그룹 모임으로 진행하되 필요에 따라 다소 유연하게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말씀 사역', '찬양 사역', 그리고 '구제 사역'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개인이나 연합에 관심있는 교회와 단체는 언제든지 환영하는 입장이다. 현재는 오클랜드 동부 지역의 '생명샘교회'가 처음으로 합류하여 동역하고 있다.

오클랜드 가나안공동체의 모임 장소와 시간은 다음과 같다.

- 시간: 주일 오후 6시 (첫 예배 2016년 4월 3일)
- 장소: 노스쇼어 타카푸나도서관 2층 'Age Concern Hall', 7 The Strand, Takapuna, Auckland
- 문의: 이교성 목사(021-0257- 3696)

가나안공동체는 지상의 모든 교회들이 꼭 이런 형태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한 도시에 하나쯤은 이런 유형의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본 공동체와 뜻을 함께하는 자생적 모임들이 지구촌 여러 도시와 마을에 더욱 확산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 지역 사회의 특성에 따른 장단점을 계속 분석하고 보강하여 더 건강한 모습의 공동체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준비위원 10인은 성도 모두가 '복음에 빚진 자'라는 깊은 자각 속에서 잃은 양을 찾는 심정으로 지난 수개월을 보냈다. 그동안 매주 예비 모임을 갖고 함께 기도하며 공동체의 정체성과 운영과 사역에 대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나누었다.

그런 논의 속에서 얻은 가장 소중한 결론은 기존의 사역을 비판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다른 사역을 더 격려하고 섬기는 겸허한 공동체가 되자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기회가 되는 대로 가나안공동체에 참여하여 동역했던 성도들을 지역의 작은 교회들로 계속 파송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준비위원 중에는 "가나안공동체를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어 잠이 안 올 정도다"라는 분이 있고, 반면에 "너무 큰 기대는 안 하는 것이 좋겠다"고 우려하는 분도 있다. 사실 워낙에 새로운 시도이다보니 주변에서도 '기대 반, 염려 반'이다. 게다가 시행착오 또한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많은 성도들의 기도와 조언이 더욱 필요하다. 성경은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잠16:33)"고 하셨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어두웠던 시대를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신앙의 순결을 위해 '거룩한 저항자(프로테스탄트)'로 감연히 앞서 갔던 어느 개혁자의 아름다운 소원을 마음속에 다시 다짐하며 여기에 인용하고자 한다.

"역사와 인생의 어두운 부분에 하나님 말씀의 빛을 비추이게 하자!"

"예수께서 열두제자에게 이르시되 너희도 가려느냐.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되 주여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 (요6:67-68)

이 글은 <뉴스M>, <당당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신성남 / 집사, 오클랜드 가나안공동체(CCM) 준비위원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