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노동조합(위원장 민경중)은 24일 전국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회사측의 6·26 합의 이행 여부와는 상관없이 파업기간 중에 노조측에서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일체의 고소 고발과 구제신청 사건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노동조합은 '너른 마음 큰 걸음'이라는 결의문을 통해 "회사측의 불성실하고 비상식적인 태도로 6·26 합의사항이 한 달이 다 되도록 이행되지 않고 있는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 뒤 "그러나 6·26 합의 정신을 존중하고 CBS의 새 출발과 미래를 위해 노사 양쪽 가운데 최소한 어느 한쪽이라도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회사측의 태도와는 상관없이 노조측에서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일체의 고소 고발과 구제신청 사건을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CBS 재단이사회 전권대표인 김상근 목사와 민경중 CBS 노조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일체의 고소고발 취하 등을 주요내용으로 한 합의문에 전격 서명한 뒤 노조가 9개월간의 파업을 풀었으나, 권호경 사장이 이후 개최된 노사협의회에서 "재단이사회 전권대표로부터 고소 고발 취하를 권고 받았으나 취하할 뜻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노사간의 대치국면이 계속돼오고 있다.

노동조합은 또 그동안 회사측이 6·26 합의 이행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온 조합 규약 변경 요구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노동조합은 "조합 규약은 노동조합의 자주적 권리에 관한 문제로 회사측이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닐 뿐만 아니라 6·26 합의와도 무관한 사안이지만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해 파업 기간에 개정한 조합 규약을 원상 회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다만 조합 규약의 원상회복 시점은 6·26 합의사항이 완전 이행된 시점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혀 회사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노동조합은 이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9개월간의 파업을 이끌어온 현 집행부를 교체하기로 하고 24일부터 차기(12대) 집행부 구성 절차에 들어갔다.  

            <노조 성명서-너른 마음 큰 걸음>

CBS 노동조합은 2001년 7월 24일 전국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 이후 제반 현안과 회사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뒤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회사측의 불성실하고 비상식적인 태도로 6·26 합의사항이 한 달이 다 되도록 이행되지 않   고 있는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하며, 회사측의 성실한 합의 이행을 거듭 촉구한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6·26 합의 정신을 존중하고 CBS의 새 출발과 미래를 위해 노사 양쪽 가   운데 최소한 어느 한쪽이라도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회사측의 태도와   는 상관없이 노조측에서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일체의 고소 고발과 구제신청 사건을 취하한다.

2. 6·26 합의와는 전혀 무관한 사안이지만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해 파업 기간에 개정한 조합   규약을 원상 회복한다.

단, 조합 규약의 원상회복 시점은 6·26 노사합의사항이 완전 이행된 시점으로 한다.

또 회사측에 대해서도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 없이 개정한 '방송운행 세부업무 지침'과 노동조   합과 협의 없이 파견 발령한 광주국 조기선 기자, 김형노 기자, 제주국 송형관 기자의 인사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3. 노나 사나 새로운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해 나갈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노조   차기(12대) 집행부를 구성한다.

단, 조합 규약이 정한 절차에 따라 2001년 7월 24일부터 차기 집행부 선출 작업에 들어가되    현 집행부가 6·26 합의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집행부 교체 시기는 정관 개정안 통과   이후로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의 권고에 따라 12대 노조 위원장부터는 임기를 2년으로 한다.

4. 회사측이 6·26 합의를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파업기간 중에 부당해고된 박종률 기자가 파   업 이후에도 복직되지 못하고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전 조합원이 매월 일정액을 갹출해 박 기자가 복직할 때까지 생계비를 지원한다.

5. 파업 이후의 제반 현안뿐만 아니라 회사발전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   고 의논해야 할 일이 산적에 있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회사측에 대해 노사협의회 개최를 거듭   요구한다.

노동조합의 대승적 결정에도 불구하고 권호경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불성실하고 비상식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경우 노조로서도 회사의 미래를 위해 또 다시 중대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으며 그로 인해 파생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권 사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

                       2001. 7. 24

          전국언론노동조합 CBS 지부 전국 대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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