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계 보수 단체들이 3월 19일 서울역 광장에서 이슬람을 저지하자는 취지의 기도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보수 개신교의 이슬람 혐오가 계속되고 있다. 이슬람과 할랄에 대한 소문이 대부분 근거 없고 왜곡되었다는 게 드러났음에도 이들의 메시지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이슬람을 '악한 영'으로 규정하고 이들과의 '영적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식이다.

보수 단체들이 만든 '이슬람(할랄·테러)저지국민연합'이 3월 19일 서울역 광장에서 기도회와 국민대회를 열었다. 곳곳에 걸린 현수막에는 이슬람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기정사실처럼 쓰여 있었고, 참가자들도 각자 이런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참석자는 150여 명 중에는 어른은 물론 청소년도 많았다. 이들은 대부분 군자대현교회(이희수 목사)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기독당'과 '통일한국당' 점퍼를 입은 사람도 몇몇 보였다.

▲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현수막에 써 있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한요한 목사(원주충만교회)의 대표 기도는 '전쟁에 능하신 하나님'이라는 말로 시작됐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믿음의 용사들, 예속된 군대들이 모였으니 성령으로 붙들어 주시옵소서! 박정희 대통령의 딸 박근혜 대통령과 모든 정치 지도자들이 정신을 차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이슬람으로 더럽힐 수 없사오니 우리 민족을 지켜 주시고 보호해 주시옵소서!" 참가자들은 크게 "아멘" 했다.

설교는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가 했다. 그는 역대하 20장을 본문으로, 주변 열강들이 유다를 쳐들어오려는 상황을 한국에 빗대며 오직 기도만이 이런 것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여러 가지가 쳐들어오고 있다. 첫째는 동성애다. 둘째는 안티 기독교다. 셋째는 이슬람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여호사밧처럼 기도하는 것밖에 없다. 기도에는 놀라운 역사가 있다. 내가 동성애와 이슬람을 찬성하는 국회의원 후보에 대해 낙선 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국회의원이 나를 고소했다. 동성애를 막는 것은 옳은 일 아니냐. 이슬람을 막는 것도 옳은 일 아니냐. 그런데 국회의원이 옳은 일을 못하게 한다. 아니나 다를까 그 국회의원이 이번 선거 경선에서 떨어졌다. 이후 당을 옮겼는데도 공천 받지 못했다."

▲ 안희환 목사(사진 위)는 기독교인들이 동성애, 안티 기독교, 이슬람의 공격에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열심으로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이만석 목사 "이슬람과 전쟁하면 누가 이기겠나"

기도회가 끝나고 2부 순서로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애국가를 1절부터 4절까지 부르고 시작했다. 애국가를 부르는 중에는 용화순 목사(서울중앙교회)와 교인 3명이 단상에서 부채춤을 췄다.

20년간 이란에서 사역한 이만석 목사(한국이란인교회)가 강의했다. 이번 정부의 할랄 식품 단지 조성 계획으로 교계가 들고일어서면서, 이 목사는 한기총·한교연 등 교계 보수 연합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그는 이슬람대책위원장 등을 맡으며 보수 단체의 반이슬람 정서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해 주고 있다. 강의는 50분이나 이어졌다.

▲ 이만석 목사의 강의가 이어졌다. 이 목사는 그동안 이슬람은 위험하다는 메시지를 전파했던 사람이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지금 우리는 반정부 운동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한다. 북한 동포들이나 이슬람권에서 고통당하는 형제자매들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이승만 대통령이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이 나라를 건국하셔서, 지금까지 우리가 자유와 인권을 누리며 살고 있다. 여러분도 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애국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온 줄 믿는다.

사람들이 이슬람을 너무 모른다. IS와 같은 테러 집단은 일부 몰지각한 광신자들의 소행이고 원래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정치인이 그렇게 말한다. 그러나 이는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인 발언이다. 코란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는다. 코란에는 비무슬림을 친구로 삼지 말라는 말이 수도 없이 많다. 이 때문에 자기 아들이나 딸이 기독교인 친구를 두었다고 죽이는 '명예 살인'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슬람에는 절대 다른 종교와 평화롭게 공존하라는 말이 없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이슬람을 평화의 종교라고 하며 서로 포용하자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둘이 전쟁하면 누가 이기겠나. 지금 한국교회는 영적 전쟁 상태다. 이겨도 되고 져도 되는 싸움이 아니다. 지면 죽는 거다. 피아 식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슬람은 기독교를 적으로 규정하고 온갖 거짓과 폭력으로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과 '무슬림'은 구별해야 한다. 이슬람은 악한 영이다. 무슬림은 악한 영에 속고 있는 피해자들이다. 사람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들을 미워하거나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눈을 뜨게 해서 참주님을 만나게 해 주어야 한다."

▲ 150여 명이 모였다. 어른은 물론 청소년도 많았다.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이슬람을 막아야 한다고 외쳤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이 자리에는 원래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도 강의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최근 선거운동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참석하지 않았다. 사회자는 소식을 전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국민대회는 서울역 광장에서 청계광장까지 행진한 후 마칠 계획이었으나, 중간에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가 인원 부족으로 행진을 진행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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