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기독교 문화와 무관해 보이는 힙합 세계에도 기독교인은 존재한다. 크게 세 부류다. 힙합 음악에 자신의 신앙을 담는 사람, 기독교인이지만 음악에서는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 교회에서만 활동하는 사람.

그러나 힙합 신에서 첫 번째 부류에 속하는 아티스트는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렵다. 힙합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물어도, 인터뷰한 아티스트에게 물어도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러던 중 비와이(BewhY)가 말했다.

"심바자와디라는 형이 있어요. 노래도 좋고, 같이 만나서 고민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래퍼에요. 생각하는 거랑, 음악에 두고 있는 가치가 저랑 똑같아요."

▲ 심바자와디의 랩은 기본기가 탄탄하다. 일부러 발음을 꼬지 않는다. 그런 덕에 딜리버리 실력이 좋다. 팬들은 그를 훅 지림 래퍼라고 칭한다. (사진 제공 심바자와디)

심바자와디. 이름만 보면 힙합보다 레게 뮤지션 냄새가 짙게 배어난다. 노래를 찾아봤다. '장항선', '구제 시장', '새벽별', '밀림', '계모'. 비트 없이 제목과 가사만 보면 한 편의 시를 보는 것 같다.

다음은 '새벽별'의 한 구절이다.

눈앞이 보이지 않아 / 새벽 세 시 처럼 새까매 / 내가 보이지 않아도 / 당신은 말을 걸어 줘 / 저 태양 같은 뜨거움은 없어도 / 보름달 같은 그리움은 없어도 / 나는 밝혀 어둠을 밝혀

기본기 탄탄한, 할 말 하는 래퍼

그의 음악은 '힙합=쎈 느낌, 흑인 그루브'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뒤집는다. 비트에 여러 악기를 사용해 Jazzy한 느낌을 준다. 일부러 발음을 꼬지도 않는다. 담백하게. 크게 꾸미지 않고, 부드럽게 플로우를 탄다. 그래서 팬들은 그를 기본기 탄탄한 래퍼, 그루비한 랩에 능하고 훅 메이킹이 인상 깊은 래퍼라 부른다.

듣기 편하니 딜리버리도 좋다. 스스로를 '예수 피범벅 래퍼'라 칭하고 가사에 '천국'이라는 단어도 쓰지만, 비와이처럼 노골적으로 성경 구절이나 기독교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자기만의 언어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가사는 은은하지만 말이나 행동에는 거침이 없다. 자기 신념에도 흔들림이 없다. 포털 사이트에서 심바자와디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디스곡', '디스', '하이라이트레코즈'가 연달아 뜬다. 지난해 '힙합 신'에서 거물인 하이라이트레코즈를 디스하는 곡을 냈기 때문이다.

이제 갓 데뷔하고 믹스테이프(Mixtape·유명 래퍼의 비트에 랩을 새로 얹어 만든 앨범이나 자기 홍보를 위해 만든 앨범) 2개 낸 것이 전부인 심바자와디는 왜 거대 레이블을 디스했을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몰랐던 것일까.

앞뒤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저 뜨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벌였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심바자와디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 건 비겁한 거였고 내가 생각하는 힙합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예수 역시 '아닌 것은 덮는 게 아니고 드러내는 분'이고 그에게 꾸준히 용기를 건네주는 분이었다.

인터뷰 진행은 빅퍼즐아카데미 남오성 대표가 맡았다. 다음은 그와 나눈 문답 전문이다.

-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래퍼 심바자와디입니다. 본명은 손현재이고 나이는 25살입니다. '심바'는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 킹'에서 가져왔어요. 영화 속 심바가 용기 있고 멋있어 보였어요.

이름을 정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는데, 성경을 보면 예수님을 표현하는 단어가 몇 가지 있잖아요. 그중 '유다지파 사자'라는 호칭이 있어요. 예수님 자녀이고 싶어서 심바에 그런 의미를 부여했죠. '자와디'는 제 이름이 '현재'잖아요. 현재를 영어로 하면 프레젠트(Present)인데, 프레젠트에 선물이라는 의미도 있어요. 그런데 선물이라는 말이 스와힐리어로는 '자와디'에요. '너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의미죠.

음악은 East Coast Hiphop(이스트코스트 힙합·뉴욕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 동부 힙합)을 좋아해요. 기독교 신앙이 있고 랩하는 주 목적도 신앙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요. 신앙 말고 랩할 이유가 없죠. 돈 놀이나 말싸움하려고 힙합하는 게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 변하면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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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랩은 언제 처음 시작하게 됐나요.

2011년 4월 1일, 20살에 처음 가사를 쓰게 됐는데요. 그전에는 음악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MP3에 50곡도 넣지 못할 정도였어요. 부모님 앞에서 노래한 적도 없고 성격이 소심했죠. 중학교 때 선생님이 "너 생일인데, 나와서 노래 부르면 매점 쿠폰 준다"고 했어요. 그런데 애국가도 못 부르겠는 거에요. 제가 거의 울 지경이 되니까 "들어가라"고 하셨어요. 그때가 일생일대 가장 창피했던 순간이었죠. 남들 앞에서 말 한마디 못 하고 노래 한 곡 못 불렀던 게.

그러다 대학에 갔어요. 과 선배 중에 랩하는 선배들이 많았는데, 지금 크루로 있는 'Awaken Tongues'(어웨이큰 통스) 사람들을 그때 만났어요. 형들이 OT 무대에서 랩을 하는데, 그 모습이 멋있어서 본받고 싶었어요. 동아리방에 있는 Notorious B.i.G 그림이 멋지기도 했고요. 그때 들어가기로 결정했어요. 전부터 글을 잘 썼는지 모르겠는데, 글 쓰고 말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좋아했어요. 그 욕구를 풀 곳이 생긴 거죠.

- 랩 쓰면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음악적으로는 기본을 무시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자기 하는 음악이 분명하지 않고 유행 따라가며 바꾸는 걸 되게 싫어해요. 물론 그게 정답일 수도 있고 자기 나름의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요.

어느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음악적 뿌리를 잊지 않으며 엄마, 아빠도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려면 허영심이 가득찬 실험적인 음악을 하는 것도 피해야 하고요. 많은 사람에게 음악을 들려줘야 하잖아요.

- 2014년에 첫 믹스테이프가 나왔네요. 힙합 신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인데요. 본인과 대중성이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어디라고 생각하나요.

자연스러움? 편안함 같아요. 아마추어 래퍼들 보면 거북스러움이 있어요. 추론하자면, 1년에 나온 믹스테이프만 몇 천 개 될 텐데, 그중 인맥 아닌 음악만으로 성공하는 사람은 일 년에 두세 명도 안되잖아요. 저는 그 안에 제가 들어 있다고 자부해요.

그러면 몇 천 개의 믹스테이프 위에 내가 서 있다는 건데, 부자연스럽지 않고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만한 음악을 해서 그런 거 같아요. 어딘가 모를 익숙함이요. 제 랩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함이 있어요.

- 본인이 낸 노래 중에 가장 의미가 큰 곡은 뭔가요.

'브레이브 하트'요. 앨범에 넣을 생각으로 만든 곡은 아니에요. 같은 크루 건배 형이 내 목소리를 듣고 비트를 만들어 준 거에요. 용기 있고 싶은데, 제가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뒤에는 항상 피할 수 없는 배수의 진을 둬요. 이 노래를 내면 용기 낼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냈어요. 이 노래를 기점으로 제 앨범이 구체화된 부분도 있고, 언제나 테마송으로 하게 되더라고요. 랩이 마음에 쏙 들지는 않은데, 저다움이 있다고 할까요.

- 비트도 본인이 만드나요.

작곡은 아직 못해요. 같은 크루에 있는 건배 형이 해 줬어요. 지금은 랩에 집중하고, 더 잘하게 되면 하고 싶어요. 당장은 아니에요. 조금 더 음악적으로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면 도전하고 싶어요.

대신 프로듀싱은 직접 해요. 넣고 싶은 악기가 있으면 건배 형에게 말하고요. 제가 프로듀싱한 제 앨범이 이제 막바지 작업 중이에요. 3월 28일에 나올 거에요 예상대로라면.

- 존경하는 뮤지션은 누구인가요.

이스트코스트 음악을 지향하다 보니 음악적으로는 Nas(나스)나 Common(커먼), Mos Def(모스뎁)을 좋아해요. 애티튜드(Attitude·태도나 자세)로는 Kendrick Lamar(켄드릭 라마)나 Big K.R.I.T.(빅 크릿)을 꼽고 싶어요. BewhY(비와이)도 그렇게 이야기했을 거 같은데요. 둘이 신곡 나오면 난리 나거든요. 국내에서는 이센스, 딥플로우, JJK 세 명. 저는 그 사람들이 하는 음악이 한국 힙합 같아요.

▲ 그는 자신이 기독교 신자라는 사실을 음악에서 노골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예수 피범벅'이나 '천국'이란 단어가 나오지 성경 구절이나 기독교 용어로 노래에 많이 담지 않는다. 그의 노래를 은유적이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직설적이다. 인터뷰 도중 민감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사진 제공 심바자와디)

- 신앙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최근에 신앙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나요.

종교와 신앙이 같은 의미는 아닌 거 같아요. 종교가 있다고 해서 신앙이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위험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예수님 모습을 찍어 놓은 한 컷, 저를 포함해서 한국 기독교 모습을 찍은 한 컷을 비교해 보면 안 닮았을 거 같아요.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교회 밖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더 추악한 게 많은 거 같아요.

예수님은 거침없으시잖아요. 창녀, 세리들과 만나고, 바리새인들에게는 입에 담기 힘든 욕을 하시죠. 그 자체가 예수님이고 그 자체가 거룩함이라고 생각해요. 사랑의 일부분인 거잖아요. 잘못된 게 있을 때 도려내고, 종기가 생겼을 때 짜내는 게 사랑이죠.

제 동생이 바지에 볼일을 봤다고 생각해 보세요. 치워 주는 게 사랑이지 냄새 안 나게 향수 뿌리는 게 사랑이 아니잖아요. 저는 치워 줄 줄 아는 사람이 예수님이라 생각해요.

화내면 '마음에 사랑이 없고 거룩하지 않다'가 아니고 화내는 것도 사랑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랑을 완벽하게 가진 사람이 거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분은 예수님밖에 없지 않을까요.

- 기독교인 래퍼 중에는 주로 교회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도 있죠. 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공격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는데, 비겁한 상업성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하나님이 사명으로 주시는 게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팔리는 시장 찾았으니 발전도 없이 발붙여서 지낸다면, 그냥 독점 시장이죠. 질 나쁜 음악 판다고 생각해요. 퀄리티 떨어진다는 게 기독교인으로서 불편해야 하는데, 안 불편해하더라고요. 불편해야죠.

하나님 찬양한다는 사람들이 세상 가요보다 못한 음악을 하는데 부끄러워해야죠. 질이라도 좋으면 사명 차이라고 생각하겠는데 제가 봤을 때 하나님이 너는 사명을 위해 질 나쁜 음악을 하라고 하시지는 않는 거 같아요. 교회 내 힙합이 무슨 목적인지 잘 모르겠어요. 왜냐면 음악적으로 본받을 게 있고 들을 때 흥미가 생겨야지 듣고 나서 변화가 있는 것 아닐까요.

나얼 같은 경우야 워낙 실력이 출중하니까 CCM 앨범을 내도 사람들이 찾아서 듣잖아요. 그게 기독교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 같이 작업하는 프로듀서 형은 기독교인은 아닌데 힐송 음악을 찾아 들어요. 음악적으로 훌륭하니까. 저는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물 안 개구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 하이라이트레코즈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키스에이프가 미국에 갔고, 한국 힙합이 구리다는 인터뷰를 했어요. 그걸로 말이 많았고 몇 래퍼들도 디스했죠. 심바자와디도 그중 하나였죠. 나중에 하이라이트 공연에 갔을 때 위압이 있다는 소문이 퍼졌어요. 왜 디스곡을 냈나요.

하이라이트레코즈 키스에이프가 '잊지마'라는 곡으로 떠서 미국에 갔잖아요. 곡 자체는 존경받을 곡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지금까지 이만큼 이뤄 낸 사람이 어딨어요. 근데 그 곡이 한국 힙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테이크원이 키스에이프에 대해 사대주의 아니냐 하며 가장 먼저 디스했죠.

당시 저도 키스에이프 인터뷰를 보고 '아 얘가 이런 말을 했네' 하고 넘어갔어요. 왜냐면 그게 패러다임이 있기 때문이거든요. '잘나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괜찮은 거야, 걔네가 하는 말이니까'라고 생각했던 거죠. 리스너들도 그렇게 넘어갔어요. 이야기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공론화는 안 됐거든요.

근데 테이크원이란 사람이 '이거 사대주의야'라고 짚고 갔을 때, 그때서야 리스너들도 샌드백 두드리듯이 하이라이트레코즈를 욕하는 거에요. 그것을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리스너들을 포함해 모두가 침묵했던 문제였고, 그들도 비겁하다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한마디도 못 한 게 저 자신한테 분했어요. '용기라는 앨범 낸 지 얼마 안됐는데 용기 하나도 없네. 뭐야 내가 사람들한테 결국 미움받을 용기 하나도 없으면서 용기라는 앨범을 냈구나. 나는 떳떳하지 않구나'라는 생각에 잠이 안 오는 거에요. 그래서 디스곡을 냈어요.

저는 하이라이트레코즈 들어가는 걸 진지하게 꿈꾸고 있었어요. 항상 1순위였어요. 왜냐면 팔로알토가 있으니까. 팔로알토의 '죄인' 좋아하거든요. 디스곡을 내며 나 여기 들어간다는 꿈 접는 거라고 스스로 약속하고 곡을 냈어요. 저로서는 꿈 하나 포기한거죠. 배수의 진을 둔 거죠.

용기를 내야 하고 열흘 뒤에 콘서트에서 하이라이트레코즈 사람들 만나게 되는데, 이 곡 내면 분명히 이야기 있을 건데, 그래도 내야했어요. 왜냐면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이었고 제발 그들이 멋있는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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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실에서 정말 위압감이 있었나요.

사람들이 다들 걱정했어요. 너 어쩌려고 그러냐. 저도 걱정됐지만 어떻게 하겠어, 생각했죠. 하이라이트레코즈 사람들이 먼저 와서 너 뭐냐라고 하지 않았어요. 바쁘신 분들이니까 제가 있는지 몰랐어요. 근데 안 물어본다고 집에 가는 건 숨어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앞에서 이야기 안하고 뒤에 가서 말하는 건 뒷담화잖아요. 그게 싫었어요.

만약 눈치 보다가 집 갔으면 음악 그만뒀을 거에요. 가서 인사하고 "사과하러 온 게 아니고 대화하러 왔다"고 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힙합은 자기가 한 말에 책임지는 거거든요. 둘러싸고 이야기한 건 한두 명인데, 서른 넘은 베테랑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게 저한테는 압박감이 있죠. 그래서 소문이 난 거죠.

안 좋은 일이긴 했지만 한 행동에 후회는 없어요. 과거로 돌아가도 했을 거에요. 더 멋있게 하겠죠. 근데 결과 자체는 변함없을 거 같아요. 결국 욕먹는거였고 덜 먹냐 더 먹냐인거고.

- 심바자와디가 생각하는 한국 힙합은 뭔가요.

최근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에요. JJK 형과도 많이 이야기해요. 어떤 베테랑 래퍼들은 한국 힙합은 없다고 해요. 우린 그냥 힙합을 좋아하는 한국 가수고 랩 가수지, 한국 힙합은 없다고 결론 내린 사람도 있어요. 저는 그 결론과 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처음 과제이자 최종 과제라고 생각해요.

한국 힙합이 싹트려고 할 때 교포들이 와서 싹을 뭉갰어요. 흑인 흉내를 무기로 하는 아티스트들이 나타날 때마다 그렇게 되었어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요. 그런 아티스트들을 저도 되게 좋아해요. 근데 그게 한국 힙합이냐, 라고 했을 때는 '노'라고 생각해요. 결국 가치를 어디에 두냐는 건데, 교포 뮤지션은 흑인을 얼마나 잘 따라하냐만 신경 써요.

흑인이 멋있는 건 남자다움, 거침없음과 자기 소견에 옳다고 하면 중심을 밀어붙이는 데 있다고 봐요. 제가 봤을 때 그럼 누가 가장 흑인 같은가 하면 이센스에요. 여기서 아이러니가 생겨요. 이센스는 흑인을 따라하지 않아서 흑인 같아요. 근데 키스에이프가 한 말은 한국 힙합에 대한 비하 발언이라고 생각해요. 한국 힙합은 이센스의 에넥도트가 나오면서 이미 정의가 됐거든요. 딥플로우의 양화가 나오면서 정의가 됐거든요. 한국 힙합이 싹텄어요.

- 이스트코스트 힙합을 보면, 래퍼들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는데요. 한국 힙합 신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아요.

제리케이 형님이 그런 가사 쓰시잖아요. 이번 앨범도 절반이 넘다고 들었는데 일단 저는 이스트코스트 음악을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핵심이 Conscious Rap(컨셔스 랩·사회 메시지를 담은 랩)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유로 존경하는 래퍼들도 많고요.컨셔스 랩이라는 게 우리나라 힙합 아티스트들도 충분히 하고 있는데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위안부, 세월호 같은 굵직한 문제를 앞장서 이야기하는 래퍼들이 몇 없었을 뿐. 그렇다고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아티스트가 없는 것도 아니거든요. 또 저는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것을 지양한다고 해서 훌륭한 뮤지션이 아니라고는 생각 안해요. 그런 아티스트들이 더 멋질 수는 있지만요. 

- 마지막으로 심바자와디에게 예수나 신앙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는 예수님이 용기 주는 사람인 거 같아요. 신앙은, 예수님 만난 사람은 향기가 나야 하는데 저는 그러지 않을까 두려워요. 성경도 이성으로 봤을 때는 믿기 어려운 것들도 많잖아요. 근데 그걸 믿겠다고 작정하는 게 신앙이잖아요. 그거 짜깁기한 거다, 지어낸 거다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게 하나님 말씀이라고 믿는 게 신앙 같아요. 믿기 힘든 순간에도 믿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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