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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수 목사 "우물만 파지 말고 생각의 지경 넓혀라"
제5회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 강의…건강한 목회 꿈꾸는 목회자 134명과 질의응답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6.03.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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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목회 본질을 고민하는 목회자 134명이 모였다. 목회멘토링사역원(유기성 원장)이 주최하는 제5회 목회자·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가 3월 7일부터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시작됐다. 첫날 저녁 멘토로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가 나왔다.

이찬수 목사는 대형 교회, 작은 교회를 떠나 지금은 목회자로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인 시대라며 말문을 열었다. 교회처럼 좋은 곳이 없었는데 한국교회가 사회의 지탄을 받고 도덕적으로 깨끗하다고 자부할 수 없는 곳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몸에 좋은 음식이 상할 때 역겨운 냄새를 풍기듯 교회도 아름답지만 상하기 쉬운 곳이라고 했다.

상하기 쉬운 교회가 되지 않기 위해 회복해야 할 것은 뭘까. 이 목사는 건강한 교회가 회복해야 하는 세 가지를 목회자에게 전했다.

사랑·영성·사명이 가득했던 초대교회

   
▲ 컨퍼런스 첫날 저녁 멘토로 나온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는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사랑', '영성', '사명'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이찬수 목사는 교회가 우선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사도행전 초반부를 읽다 보면 예배 순서나 교리, 신학적 언급이 없다. 2장 44절부터 47절까지 읽어 보시면 알겠지만 여기에 교리가 어디 있나. 서로 떡을 떼고, 부자는 더 베풀고 가난한 자는 감사함으로 받으면서 서로 나눴다. 공동체로 서로 사랑하는 것밖에 없다."

그는 초대교회가 태동될 때 예배 순서나 논리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공동체 구성원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과 주님이 기뻐하시는 공의가 그 안에 포함돼 있던 것이다.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 두 번째로 회복해야 할 것은 영성이다. 초대교회가 사랑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영성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목사는 서로 사랑할 수 있는 힘, 즉 사랑을 지킬 수 있는 힘이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목회자가 사랑이 없는 게 아니다. 다만 내 안에서 나오는 사랑으로 하려니 유효기간이 10년도 안 된다. 교단에서 정치 등으로 이름 날리는 어른들이 30년 전에도 그랬을까. 우리는 사랑의 출처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이런 부분도 생각해 봐야 한다. 진보적인 생각을 하는 목사님들도 귀하다. 제대로 된 생각을 하는 진짜 보수도 필요하다. 하지만 사역자가 자기 주장을 펼 때 그 근거가 세상이 말하는 진보·보수면 안 된다. 하나님이어야 한다. 가끔 출처가 불분명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사역자가 되길 원한다면 자신의 영적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찬수 목사는 목사 개개인이 사명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누가복음 4장 16-18절을 인용하며 이 구절이 예수님의 사명 선언문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님이 이 땅에서 이루시기 원하시는 사명은 교인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이뤄지는 사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비판력 잃지 말라" 젊은 목회자들에게 권면

   
▲ 이찬수 목사의 설교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미리 적어 낸 질문지를 바탕으로 양진일 목사(가향공동체)가 이찬수 목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1시간의 설교가 끝난 후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이찬수 목사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지에 적어 내면 양진일 목사(가향공동체)가 대신 묻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40여 명의 목회자가 질문을 쏟아 냈다.

한 부목사는 담임목사에게 도저히 존경할 수 없는 부분이 드러나는데 어디까지 참아야 하는지 물었다. 그는 젊은 교역자·신학생들에게 기성세대를 비판하라고 주문했다.

"비판 정신 잃어버리면 목회하지 말라. 비판력 없이 무슨 목회를 하겠는가. 젊다는 것만으로도 기성세대를 비판할 특권이 있다. 담임목사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해야 한다. 젊은 목사들, 두 가지만 잊지 말아 달라. 담임목사 모순 보면 참지 말라. 그렇다고 담임목사에게 직접적으로 말 못 하겠지만, 찾아가서 삿대질 안 한다고 참는 게 아니다. 대신 꼼꼼하게 다 기록으로 남겨라. 비판을 기록하면서 언젠가 여러분이 그 도마 위에 올라갈 날이 있다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나중에 여러분이 교회 지도자가 될 때는 조금만 더 교회가 좋은 소리 듣게 해 달라."

한 참석자는 이찬수 목사에게 설교 준비를 어떻게 하는지, 혹시 교인 눈치 보여서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이 목사는 상대가 누구인가 때문이 아니고 순전히 자신의 시야가 좁기 때문에 설교 준비에 한계를 느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신앙 배경이 워낙 보수적이다 보니 아무리 애써도 손 안 닿는 부분이 많다.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을 때 내 손이 안 닿는 곳이 얼마나 많은지 자각하게 됐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고 보수적으로 변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진보적인 목사님을 만나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책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다.

설교 준비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태생적인 한계를 넓히려고 하지 않으면 우물은 점점 깊어진다. 자기가 좋아하는 성향의 책만 읽으면 우물을 더 깊게 파는 거지 지경이 넓어지지 않는다. 설교 준비 시간 늘리는 것도 좋지만, 생각의 지경이 넓어지도록 노력하자.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접점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하자."

목회자·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는 3월 9일까지 계속된다. 8일 둘째날에는 한완상 전 통일부 장관이 '예수의 복음적 통찰과 한국교회', 이재철 목사(100주년기념교회)가 '교회란 무엇이고 목회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참가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 목회 본질을 고민하는 목회자 134명이 참석한 제5회 목회자·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는 3월 9일까지 계속된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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