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5일 자 <소저너스>에 실린 짐 월리스의 글(It’s Embarrassing to Be an Evangelical This Election) 번역문입니다. 미국 대선 정국에서 행사되는 '복음주의 표'와 관련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 편집자 주

미국 복음주의자=백인?

지난해 발간된 <미국의 원죄> 북 투어를 다녔다. 청중들은 큰 열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다가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 거리에서 발언하도록 소개를 받으면 순간 매우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물었다. "뭐라고요?" 그들은 대체로 다양한 인종에 여러 세대로 이뤄진 큰 규모의 청중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현재 다른 어떤 후보보다도 공화당 예비 선거(primary)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복음주의자들'의 표를 획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매체에서 '복음주의자들'이라 말할 때는 '백인 복음주의자들'을 의미한다. 실제로 흑인이나 황인종, 혹은 심지어 젊은 복음주의자들의 의견과 투표 양상을 전혀 측정하지 않는다. 민주당 예비 선거 유권자들의 종교적 정체성에 대한 질문도 하지 않는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이 흑인, 황인종인 젊은 복음주의자들이다.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투표하는 이들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더 많은 백인 복음주의자들이며, 그들 중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뭐라고요?"는 정말로 적절한 질문이다.

따라서 나는 복음주의자라는 단어를 정의해야 할 것 같다. 예수가 사용한 언어를 쓰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주장대로 예수를 믿는 자들이라면, 이는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말이다.

누가복음 4장 18절의 기록에서 예수는 나사렛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신의 사명을 선포했다.

"주의 성령이 나에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과연 이 복음의 내용이 이번 선거에서 매체들이 소개하고 있는 '복음주의자들'에게서 듣는 이야기와 연결되는가? 예수가 성전에서 읽기 위해 이사야 61절에 나온 이 본문을 선택했을 때, 그는 누가복음 4장에 기록된 대로 자신의 사명을 선포하고 있었다.

이는 그의 입에서 나온 첫 번째 공적 언어이며, 그의 첫 설교이며, 그가 처음으로 대중 앞에 출현한 것이며, 그의 시작을 여는 일이며, 그의 사명 선언문이었다. 나는 줄곧 이 본문을 '나사렛 사명 선언문'이라 불렀다.

매우 분명하게도, 그의 사명의 핵심은 정의다. 그는 '가난한 자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려'고 왔다. 예수가 '좋은 소식'에 대해 사용하고 있는 그리스어 동사의 어원은 'evangel'이며, 거기서 'eangelize'라는 단어와 'evangelical'이라는 단어가 파생된다. 예수의 운동은 좋은 소식을 선포하는 것에 기반해 있었다.

의심 없이 예수의 복음은 가난한 자들에게 좋은 소식이었다. 따라서 가난한 자들과 취약한 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아닌 복음이라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 예수가 오신 이유를 선포했던 것에 견주어 볼 때는 분명히 부족하다. 달리 말해, 가난한 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아닌 어떤 복음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아니다.

복음주의 능가하는 백인 민족주의

이번 주 네바다 공화당 전당 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어떤 다른 후보보다도 더 많은 복음주의자 표를 획득했다. (그의 가장 근접한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의 26퍼센트를 넘는 40퍼센트다.) 또한 트럼프는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뉴햄프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이오와에서 그는 테드 크루즈를 바짝 뒤쫓았는데, 이 후보 역시 가난한 자들과 취약한 자들, 이주자들과 장벽 문제에 관해 유사한 관점을 지닌 후보이다.

즉, 누가복음에서의 예수의 사명 선언문은 올해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투표 행태와는 거의 아무런 관련이 없다. 아니면 백인 민족주의가 복음주의자의 믿음이나 혹은 최소한 예수가 '복음주의자'라고 했을 때 의미하는 바를 능가한 것일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 명백히 인종차별적인 정치에 호소하고 있다. 그는 백인 후보이며 백인 민족주의 우승자이며, 인종적으로 다양한 미국의 출현하는 것을 최소한 지연시키고 있다. '백인'이라는 단어가 '복음주의자'라는 단어를 일소시키고 있음을 인정할 때이다.

여러 출처(Public Policy Polling, YouGov, MsNBC)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보면, 트럼프가 깊이 뿌리박힌 인종차별적 태도를 어느 정도 보이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그의 지지자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믿는다고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그들은 91퍼센트가 백인이며, 58퍼센트가 남성이며, 43퍼센트가 고등학교 정도의 학력을 지녔으며, 45세에서 64세 사이에서는 50퍼센트, 그리고 30퍼센트 아래는 단 2퍼센트가 10만 불 이하의 수입을 가진 자들이며, 자신들이 '보수주의자' 또는 '매우 보수적'이라고 밝힌다.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통계가 있다. 트럼프가 미국이 무슬림 입국을 금지하는 것에 트럼프 지지자 중 82퍼센트가 지지하는데, 전체 공화당원의 54퍼센트가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66퍼센트가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이라고 믿으며, 61퍼센트가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통계 수치는 트럼프가 첫 흑인 대통령의 시민 자격을 의문시하는 인종차별적인 선거운동을 오래 이끌어 왔음을 보여 준다. 트럼프가 인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인종차별주의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 모든 '외부' 분석은 그의 선거운동이 가지는 이러한 핵심을 포착하지 못한다.

여론 조사에 나타난 성경적 믿음…인종차별 찬성, 이주민 추방, 이슬람 금지

사실상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이뤄진 새로운 여론 조사에 따르면, 최소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일반 공화당원들보다 인종과 종교적 차이에 보다 더 비관용적"이다.

31퍼센트가 동성애자들의 미국 입국 금지를 지지하며, 62퍼센트가 전미 무슬림 정보망(database)을 구축할 것을 지지하며, 40퍼센트가 미국에서의 모든 모스크 사원을 철폐할 것을 지지한다. 그리고 33퍼센트가 이슬람은 미국에서 불법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70퍼센트가 연방기가 주청사에서 여전히 나부껴야 한다고 믿으며, 38퍼센트가 남부가 남북전쟁에서 이겼기를 바란다. (또 다른 38퍼센트는 그들이 확실하지는 않다고 말했으며, 21퍼센트는 북부가 이겼다는 사실을 기뻐했다.)

PPP 여론 조사는 또한 유권자들에게 백인들이 우월한 인종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뉴욕타임즈>가 이를 보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예비 선거에 참여한 대부분(78퍼센트)의 유권자들은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10퍼센트는 동의했고 11퍼센트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단지 69퍼센트가 동의하지 않았다. 남북전쟁에서 노예를 해방시켰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고, 루비오 유권자들의 단지 5퍼센트가 이러한 관점을 공유한다."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성경적 믿음에 근거해 어떻게 그들이 이러한 통계들에 나타나는 것인지, 어떻게 그들이 트럼프가 제안한 1,100만 이주민 가족들을 체포하고 추방하고 파괴하며, 테러리스트들의 가족들을 죽이고, 무슬림 시민들의 종교적 자유를 제한하며, 무슬림 난민을 금지하며, 백인 미국인들의 가장 위험한 최악의 본능에 호소하고 있는 정책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지 해명해야 한다.

이제 '복음주의자'를 '백인'보다 앞에 놓아야 할 때이다. 그리고 갈라디아서 3장 28절을 다시 들여다보아야 할 때이다.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노예든 자유자든, 남성이든 여성이든.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서"다.

번역 / 최봉실(cbsyj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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