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언젠가 성경 66권 내용을 노래 하나로 압축한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창세기에서 그는 생명의 호흡이시고 출애굽기에서 그는 유월절 어린양이라"로 이어지는 노래는 6분여 동안 성경 한 권 한 권의 주제를 담았다.

1,8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임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책, 성경. 기독교인이라면 적어도 매주 한번은 접하는 책이지만, 지금 누군가에게 성경 전체를 설명해 보라고 한다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성서유니온)는 성경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은 책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느낌이다. 성경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성경을 하나의 이야기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뉴스앤조이 강동석

성경에 충실한 설교, 감각 있는 디자이너의 그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는 저자 케빈 드영(Kevin DeYoung) 목사가 교회에서 한 크리스마스 설교다. 그는 '예수 탄생'이라는 누구나 알고 있는 메시지를 성경 본문에 충실하면서도 신선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처럼 들리기 바라면서 설교할 때도 책을 읽는 것처럼 말했다.

성경에 충실한 한 편의 설교는 아름다운 그림을 만나 한 권의 책이 됐다. 그림을 담당한 돈 클락(Don Clark)은 예술가며 디자이너다. 그는 나이키·레고 등 유수 업체의 디자인을 담당했다. 디자이너가 그린 그림이라 색감이 화려하고 감각적이다. 동화책에 잘 등장하지 않는 검정색도 자주 등장한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책을 번역한 박총 씨 때문이다. <욕쟁이 예수>(살림)의 저자이자 <하나님의 아이들 이야기 성경>(옐로브릭)을 아들과 함께 번역한 박총 씨는 구약의 어려운 개념들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편한 말로 번역했다.

▲ 방주에서 나온 노아와 동물들. ⓒ뉴스앤조이 강동석

원작·그림·번역 삼박자가 하모니를 이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이야기는 뱀에서 시작한다. 구약의 첫 등장인물 아담과 하와는 뱀의 꼬임에 넘어가 선악과를 따 먹었다. 하지만 죄를 지은 인간에게 하나님은 "하와의 자손에서 뱀의 머리를 부수는 이가 나올 것"이라고 약속하신다.

이어지는 이야기에서는 끊임없이 죄짓는 인간을 설명한다. 가인과 노아, 가나안에서 쫓겨나 포로가 된 이스라엘 민족을 언급한다. 그럼에도 끝까지 약속을 지키시려는 하나님을 책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규칙을 주셨다(그러나 그들은 따르지 않았다).
하나님은 그들 가운데 거처를 삼으셨다(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이 머물길 원치 않는 냥 행동했다).
하나님은 예언자들을 보내셨다(그러나 이스라엘은 듣지 않았다).
하나님은 제사장들을 임명하셨다(그러나 제사장들은 어떻게 거룩해지는지 몰랐다).
나중에, 하나님은 왕들을 세우셨다(그러나 왕들은 골칫거리였다)." (73쪽)

구약 이야기는 멸망한 이스라엘 민족에서 끝을 맺는다. 다윗의 가문과 왕좌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약속은 사라지는 듯하지만 신약 이야기에 들어서면서 반전이 시작된다. 신약은 당연히 예수님으로 시작한다. 예수님의 탄생부터 성장, 그가 직접 뽑은 열두 제자의 미숙함, 예수의 죽음까지 짧게 언급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의 부활부터다.

"들어본 적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반드시 전해야 한다. 십자가에서 죽으신 분, 뱀을 부수는 분은 죽음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그럴 수가 없었다. 죽음은 그에게 아무런 권세가 없었다. (중략) 예수는 죽은 채로 남을 수 없었다. 하나님은 그를 무덤에서 썩게 두지 않으셨다. 사흘 날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일으키셨다. 그가 부활하셨다." (106쪽)

모든 이야기는 독자의 상상력을 더해 주는 그림을 동반한다. 사실적인 묘사보다 상징적인 그림이 많다. 구약의 예언자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여러 명의 얼굴만 부각해 보여 준다. 읽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자기만의 상상을 펼칠 수 있다.

▲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에는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이 가득하다. ⓒ뉴스앤조이 강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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