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마실 3기가 2박 3일의 짧은 일정으로 캐나다 토론토를 여행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비전펠로우쉽 내한 캐나다 선교사 기념관'에 들렀습니다. 사진은 기념관 관장인 최선수 선교사와 함께 찍은 모습.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꿈마실 3기팀이 두 번째로 방문한 도시는 캐나다 토론토입니다. 2월 7일 오후 4시 반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서 토론토로 이동했습니다. 국경을 넘었으니 입국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 공항에 도착한 뒤로는 다들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습니다. 나보다 덩치가 서너 배 큰 백인 아저씨가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봅니다. '어디에서 왔느냐?', '왜 왔느냐?', '어디서 머무느냐?', '누구랑 같이 왔느냐?' 등 물어보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진땀을 흘리며 아는 단어를 동원해 대답하고, 마침내 관문을 통과하니 그제야 한숨을 내쉽니다.

2박 3일간의 캐나다 여행은 토론토영락교회(송민호 목사)의 안내를 받습니다. 토론토 공항에서 빠져나온 후 바로 교회로 이동했습니다. 권사님들이 설이라고 명절 상을 차려 주셨습니다. 김이 나는 떡국을 한 그릇씩 챙겼습니다. 각종 부침개와 숯불에 구운 갈비도 나왔습니다. 13명의 배고픈 청소년들이 앉은 테이블 위로 빈 접시들이 쌓입니다.

다음은 송민호 목사의 캐나다 여행 브리핑이 이어졌습니다. 둘째 날에 있을 토론토대학 투어 일정이 손에 꼽혔습니다. 19세기 후반 캐나다의 기독 청년들은 무디(Dwight Lyman Moody)가 불러일으킨 학생 자발 운동의 영향을 받습니다. 한국어 성경을 번역하고 최초의 〈Korean-English Dictionary〉를 편찬 발행한 게일(James Scarth Gale), 평양 대부흥 운동의 도화선이 된 원산 부흥 운동의 주역인 하디(Robert A. Hardie)는, 모두 이 시기에 토론토대학기독학생회의 파송을 받은 선교사들입니다. 세브란스병원을 세운 에비슨 역시 토론토의과대학의 약리학 교수로 있다가 캐나다를 방문한 언더우드 선교사의 권유로 한국의 의료 선교사로 자원하게 됩니다.

송 목사는 이번 여행이 한국 선교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했던 토론토대학의 학생 선교 이야기와 그 뒤로 전개된 캐나다 장로회 파송 선교사들의 삶과 사역 이야기를 접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2박 3일만 머물다 가는 게 아쉽다며 다음에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캐나다 곳곳을 여행하면 좋겠다고도 했습니다.

▲ 토론토에서는 토론토영락교회 송민호 목사님의 안내를 받아 움직였습니다. 첫날 성도님들이 차려 주신 설 음식을 배불리 먹은 뒤, 토론토 여행 일정을 들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그날 아이들은 토론토영락교회 교인들의 집으로 흩어져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둘째 날 아침 교회 버스를 나눠 타고 온타리오호를 따라 남쪽으로 2시간 남짓을 달렸습니다. 도착한 곳은 나이아가라폭포. 차에서 내려 폭포 근처까지 가니 높이 50미터, 너비 800미터의 절벽을 타고 나이아가라강의 강물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물이 떨어질 때 생기는 물보라 때문에 외투는 물에 젖었고 시야가 가려서 눈을 바로 뜨기 힘들었습니다. 우산을 폈지만 가누기가 힘들어 결국 뒤집히고 말았습니다.

낙수를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기반암 속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터널을 따라 폭포에 다가가니 물 떨어지는 소리가 굴 전체를 휘감고 울립니다. 터널은 폭포를 정면과 측면에서 모두 볼 수 있게 몇 갈래로 뚫려 있었습니다. 터널 끝에 다다르면 물 떨어지는 게 여러 각도로 보입니다. "저 물 맞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나이아가라폭포는 초당 7,000톤의 물이 흘러내립니다.

굴 밖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폭포의 전경을 보기 위해 멀리 아래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시야가 트이니 폭포의 전체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지점이 확보되면 일단 기념사진을 남깁니다. 단체 사진을 찍고, 차례로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독사진을 찍었습니다. 여행이 하루 이틀 지나면서 생긴 행동 패턴입니다. 여전히 사진 찍는 걸 싫어하는 친구들은 독사진 순서에서 뒤로 빠집니다. 선생님들의 권유가 매번 있지만 가볍게 손을 들어 의사 표현을 합니다. 그러면 선생님들도 단념합니다.

▲둘째 날 오전에는 나이아가라폭포를 방문했습니다. 높이 50미터에 너비 800미터, 초당 7,000 톤의 물을 흘려보내는 거대한 폭포의 절경을 감상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사실 나이아가라폭포보다는 기념품 가게가 더 인기를 끄는 것 같습니다. 투입하는 시간만 놓고 봐도 폭포보다는 기념품에 관심이 더 모입니다. 하지만 실제 구매로까지는 연결되지 않습니다. 인형이며 옷가지를 들었다가 놨다를 반복합니다. 그러다가 돌아갈 때 꼭 한 마디씩 합니다. 

"아, 샘. 아까 그 인형을 살 걸 그랬어요. 좀 비싸다 싶어서 안 샀는데, 후회돼요."

둘째 날 저녁과 셋째 날 오전에는 캐나다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엿보는 일정으로 토론토대학과 '비전펠로우쉽 내한 캐나다 선교사 기념관'을 탐방했습니다. 토론토대학은 울타리도 구획도 없는 '이상한' 학교였습니다. 동네 안 이곳저곳에 단과대 강의동도 있고 학생회관도 있고 도서관도 있었습니다. 걷다 보면 학교 건물이 나왔다가 또 얼마쯤 지나니 일반 건물이 나왔습니다. 이렇다 할 만한 캠퍼스도 경계도 없는 도심 속 대학교 풍경이 이색적입니다.

덕분에 많이 걸었습니다. 뉴욕 맨해튼을 걸어 다니던 때와 비슷하게 다리가 저린지 중간중간 속도를 늦추는 친구들도 눈에 띕니다. 가이드로 나선 토론토영락교회 목사님들의 설명을 들으며 걸으니 2시간은 족히 걸렸습니다.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본관 앞에 섰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난 뒤였습니다. 어두컴컴한 밤을 배경으로 마지막 단체 사진을 남겼습니다.

▲둘째 날 저녁에는 토론토대학을 탐방했습니다. 토론토대학은 한국 선교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던 게일, 하디 선교사를 배출한 곳입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토론토 여행 마지막 날 들른 '비전펠로우쉽 내한 캐나다 선교사 기념관'은 최선수 선교사가 2011년에 개관해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는 곳입니다. 함경도 원산, 함흥, 성진에서 사역한 1대 선교사 게일, 하디를 필두로 황해도 소래에서 사역하다 영양실조와 풍토병으로 숨진 맥켄지(William.J Maxkenzie) 선교사, 그리고 맥켄지 선교사의 사역과 순교 소식을 듣고 잇따라 조선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기로 작정한 수많은 캐나다 장로회 소속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소개받았습니다. 기념관 한 쪽에는 맥켄지 선교사가 한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지상의 어떤 나라의 대사로서가 아니라 영원하신 왕 중의 왕의 대사로서 조선 땅에 서서히 접근해 가는 나의 감정은 경의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2박 3일 숨 가쁘게 진행된 토론토 여행을 마치고 꿈마실 3기생들은 2월 9일 다시 미국으로 건너와 워싱턴 D.C.에 짐을 풀었습니다. 3박 4일 동안 와싱톤한인교회(김영봉 목사)의 안내를 받아 미국의 수도 곳곳을 둘러보고, 스미스소니언박물관도 견학할 예정입니다. 워싱턴 D.C.에서의 소식도 곧 전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