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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 못 하는 사면위원회?
예장통합 100주년 기념 특별사면…관련 법 없어 보여 주기식 전락 우려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6.02.04 20:47

   
▲ 예장통합은 지난해 9월 100회 총회에서 특별사면위원회를 만들었다. 당회·노회·총회에서 징계를 받은 목회자와 교인이 대상이다. 이단·사이비와 타 교단 소속 인사들도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통령이 행하는 특별사면은 특정인의 형 집행을 면제하고 유죄 선고의 효력을 없앤다. 대상자가 저지른 죄의 이력도 사라진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채영남 총회장)도 총회 설립 100주년을 맞아 특별사면을 실시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와 화해 정신을 실현한다는 취지지만, 자칫 보여 주기식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예장통합은 100회 총회 기간 한시적으로 특별사면을 진행한다. 당회·노회·총회에서 면직과 출교 등의 처벌을 받은 목회자와 교인이 대상이다. 하지만 총회 헌법에 사면 관련 법이 없어 사실상 '사면'이 아닌 '해벌'을 해당 기관에 권면하는 수준에 머무를 수도 있다. 이번 특별사면 대상에는 이단·사이비와 다른 교단 인사까지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별사면돼도 해당 치리회가 거부하면 '꽝'

예장통합은 지난 1월 23일 총회장과 특별사면위원장 이름으로 '총회 특별사면(해벌) 시행'을 공고했다. 당회·노회·총회에서 책벌(징계)을 받거나, 이단·사이비로 규정된 자를 심사해 죄를 용서하고 형벌을 면제한다는 내용이다. 예장통합은 지난해 100회 총회에서 특별사면위원회(특사위·김규 위원장)를 만들었다.

교단 기구에 특사위까지 필요할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면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도 있다. A교회 교인들은 노회에서 면직된 B 목사를 위해 사면 신청을 할 예정이다. 지난 2006년 교회와 노회에서 출교 처분을 받은 C교회 출신 D 집사는 사면 소식을 듣고 일찌감치 신청을 완료했다.

특별사면을 신청했다고 해서 모두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예장통합은 지난 2007년 3월 평양 대부흥 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 차례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장공 김재준 목사를 포함 40명을 심사했다. 특사위는 심사 대상 중 11명을 비공개로 사면한 다음 해당 치리회에 해벌을 권면했다.

특사위가 직접 사면하지 않고, 해벌을 권고한 배경은 총회 헌법과 관련 있다. 예장통합 헌법에는 '사면' 관련 규정이 없다. 특사위가 사면을 결정하더라도 해당 치리회가 거부하면 달리 손쓸 방법이 없는 것이다. 2007년 특사위에 참여했던 문원순 목사는 "사면위원회가 해벌을 권고해도 노회가 안 받으면 그만이다.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사면해 준 특사위와 사면 대상자 모두 헛물켠 셈이라고 문 목사는 말했다. D 집사는 해벌되지 못했다.

현 특사위원장 김규 목사도 문제점을 인정했다. 김 목사는 2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위원회 안에서도 의견이 둘로 갈리고 있다. 하나는 100회 총회 결의대로 사면하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치리회에 해벌을 권고하자는 것이다. 논의 중이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이단·사이비와 타 교단 소속 인물도 심사

   
▲ 특별사면위원회가 사면을 해도 해당 치리회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 효력이 없다. 총회 헌법에 사면과 관련된 법이 없기 때문이다. 예장통합은 홈페이지를 통해 특별사면을 시행한다고 알렸다. (예장통합 홈페이지 갈무리)

특사위는 이단·사이비도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 전문성이 없는 위원회가 이단 문제를 다루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출신 최삼경 목사는 "사면위원회가 이단 문제를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규 목사는 "이단 문제는 이단사이비책위원회에 맡겨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평강제일교회 고 박윤식 목사가 예장통합에 사면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기독교장로회를 세운 장공 김재준 목사도 특별사면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재준 목사는 1952년 성서 비평 등을 이유로 예장통합의 전신인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파면·제명됐다. 지난 2007년 예장통합은 김 목사를 심사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김규 목사는 "김재준 목사를 다룰지 말지 논의 중"이라고 했다.

특사위는 1월 25일부터 3월 25일까지 사면 신청을 받고 있다. 심사는 4월 1일부터 5월 30일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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