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드리스콜 목사는 홈페이지에 새로운 교회 개척 사실을 알렸다. 그는 아내 그레이스와 함께 등장해 교회를 왜 시작하게 됐는지 언급했다. (마크 드리스콜 홈페이지 동영상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목사가 별다른 사과 없이 도시를 옮겨 교회를 개척한다.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마크 드리스콜(Mark Driscoll)은 미국 기독교에서 차세대 리더로 손꼽히는 목사였다. 그가 미국 서부 시애틀에 개척한 마스힐교회(Mars Hill Church)는 매주 1만 5,000명이 모이는 대형 교회였다. 쓰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됐고 인터넷에서 그의 설교 동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드리스콜 목사의 저서는 인기가 높았다. <새롭게 복음 전하는 교회>(죠이선교회), <빈티지 교회>·<하나님은 누구신가>·<마스힐교회 이야기>(부흥과개혁사), <예수 안에서 나는 누구인가>·<결혼은 현실이다>(두란노) 등 그의 저서 대부분이 한국에 소개됐다.

문제 발언 사과 없이 새 교회 개척

그랬던 그가 2014년 10월 마스힐교회를 사임하고 떠났다.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여성과 동성애자를 비하한 것이 들통 났기 때문이다. "여자는 목회를 관두고 회개해야 한다", "사람은 볼트와 볼트만으로는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한다" 등 그의 발언은 여성과 동성애자를 조준했다.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에게도 거침없는 말을 쏟아냈다. 자신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니 여자들은 '여성은 일체 순종함으로 조용히 배우라'는 성경 구절을 아버지나 남성 목회자에게 배우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을 쏟아 냈다는 사실이 들통나자 그는 결국 교회를 사임했다. 과거 책 표절 시비에 휘말린 적도 있고,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저서를 사재기했다는 의혹 등 복합적인 이유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교회 사임 후 한 차례 공식 석상에 나타나 "예수님이 우리를 용서한 것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고 설교하기도 했다.

2016년 2월 1일, 마크 드리스콜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새로운 교회를 시작한다는 글을 발표했다. 교회 이름은 '트리니티교회(The Trinity Church)'. 시애틀에서 남쪽으로 약 2,275킬로미터 떨어진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자리 잡았다. 그는 아내 그레이스와 함께 찍은 동영상을 올리며 왜 교회를 시작하게 됐는지 말했다.

"이곳(피닉스)으로 이사한지 몇 달이 지났고 우리 가족은 이곳에서 생활에 아주 만족한다. 피닉스 지역에서 만난 여러 목사들도 우리를 반겨줬다. 환영해 주고 용기를 북돋아 줬다. 이제는 이 도시가 집처럼 느껴진다. 과거 교회를 시작했을 때처럼 젊지는 않지만 주님이 이 일을 하라고 우리를 부르셨다. 교회를 통해 구원받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기다려진다. 설교하는 것이 그립다."

드리스콜 목사는 과거 마스힐교회에서 함께 사역했던 랜달 테일러(Randal Taylor), 지미 에반스(Jimmy Evans) 목사를 동역자로 영입했다. 빠르면 2016년 초 예배 장소를 선정하고 교회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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