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을 위한 신앙 서적 세 권이 나왔다. 잠자리에서 자녀에게 어떤 책을 읽어 줄지 몰라 고민하던 부모라면 한번 참고할 만하다. 왼쪽부터 <하나님이 내게 편지를 보내셨어요>(IVP), <하나님의 아이들 이야기 성경>(옐로브릭), <우리 아이 작은 기도>(성서유니온).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기독교 신앙을 가진 부모들은 재산보다 신앙의 유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잠들기 전, 함께 잠자리에 누워 어른들이 보는 성경을 읽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성경 속 단어나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쉬운성경, 우리말성경이 있지만 이것도 10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다시 풀어서 읽어 줘야 한다.

어떤 성경을 읽어 줘야 할지 모르는 부모들은 인터넷 서점에서 '어린이 성경'을 찾는다. 검색어로 '어린이 성경'을 입력하면 결과로 150건이 넘게 나온다. 이 중에서도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쉽지 않다. '어린이'라는 단어에 집중한 책은 그림이 부각된 나머지 내용이 부실하다. '성경'에 집중한 책은 시각적인 면은 부실하고 문자가 너무 많아 금방 지루해지기 쉽다.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부모들이 눈여겨볼 만한 책들이 출간됐다. 세 권 모두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두 권은 성경 이야기, 한 권은 기도문을 담았다. <하나님이 내게 편지를 보내셨어요>(IVP), <하나님의 아이들 이야기 성경>(옐로브릭), <우리 아이 작은 기도>(성서유니온)다.

▲ <하나님이 내게 편지를 보내셨어요>는 성경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쓴 책이다. 구어체로 서술해 어린아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성경은 나에게 보내신 하나님의 편지

<하나님이 내게 편지를 보내셨어요>(IVP)는 구성 자체가 독특하다. 창세기부터 예수님 부활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구약에서는 주요 인물이나 사건을, 신약에서는 예수님의 생애를 기술했다. 각각의 이야기가 끝난 후 하나님이 글을 읽는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가 게재돼 있다. 이 편지에는 앞서 소개했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이 들려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사무엘이 다윗에게 기름 붓는 장면을 설명하는 '다윗의 특별한 날' 부분이다.

"마침내, 마지막으로 여덞째 아들이 나왔어. 그는 아직 어린 소년이었어. 들에 나가 양 떼를 돌보느라 옷은 찢어졌고 냄새도 났어. 그런데 하나님이 사무엘의 귀에 나지막이 속삭이셨어. '그래, 사무엘아. 바로 이 아이다. 아이에게 기름을 부어라.'"

다음 장을 넘기면 하나님이 보내는 편지 글이 하나 더 있다. '하나님이 보내신 사랑의 편지'라는 엽서에는 우표와 소인도 찍혀 있다.

"사랑하는 OO에게

내가 왜 다윗을 왕으로 뽑았는지 아니? 왕처럼 근사하게 생겨서일까? 아니란다. 다윗의 마음씨가 고왔기 때문이지. 너처럼 말이야. 그러니까 네가 키가 크고 힘이 세고 똑똑한 사람이 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다윗을 선택한 것처럼 너를 선택했다는 사실만 기억하렴. 네가 왕이나 여왕이 아니라도, 너는 나에게 멋진 사람, 아주 특별한 사람이 될 거야.

내 모든 사랑을 담아 하나님이"

이 책의 장점은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두루 읽힐 수 있다는 점이다. 글을 모르는 유아에게는 부모나 교회학교 선생님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읽어 주고 초등학생은 마치 하나님이 직접 이야기하는 것처럼 읽을 수 있다. 본문에서 알 수 있듯 이야기와 편지 모두 구어체로 서술됐기 때문이다. 베테랑 번역가 홍종락 선생이 번역을 맡았다. 이야기 말미에 등장하는 성경 구절도 각 이야기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짧고 쉽게 표현해 어린아이들이 성경 구절을 더 친숙하게 대할 수 있다.

▲ <하나님의 아이들 이야기 성경>은 다양한 그림을 눈여겨볼 만하다. 그뿐 아니라 등장하는 인물도 인종별로 다양하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노벨평화상 데스몬드 투투 주교가 들려주는 성경 이야기

<하나님의 아이들 이야기 성경>(옐로브릭)은 투투 대주교가 쓴 책이다. 데스몬드 투투 주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성공회 신부다. 평등·정의·평화운동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기독교인으로서 용서와 화해 정책을 주도해 국제분쟁 해결에 앞장서 왔다.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집필한 책이지만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그림이다. 다양한 국적과 인종이 뒤섞인 20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을 그렸다. 성경 이야기에는 백인뿐만 아니라 흑인·황인까지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등장한다.

'하나님은 성령의 선물을 주세요, 성령이 오심'에서는 제자들이 모여 아랍어·일본어·한국어·힌두어·히브리어 등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장면이 그려진다. 작가들의 국적이 다른 만큼 그림체에도 차이가 있지만 통일성이 없다고 해서 흡입력을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다음 그림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책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전체 내용을 다룬다. 하나님의 창조부터 구약의 인물들, 예수님의 생애, 고난과 부활, 제자들과 바울, 계시록의 환상까지 총 56편에 걸쳐 성경 전체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각 이야기가 끝나면 전체 내용을 요약하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어렵거나 교훈적인 말로 적힌 것은 아니다. 에를 들어 오병이어의 기적 이야기 말미에는 "사랑의 하나님, 제 것을 나누어서 모두에게 충분하게 해 주세요"라고 이야기를 정리한다.

이 책 또한 어린아이들에게 읽어 주기 쉬운 말투로 번역됐다. 신약 부분을 번역한 박해민 군은 17세의 청소년이다. 아무래도 아이들의 시각에서 번역을 했기에 이해가 한결 수월하다. 그는 구약 편을 번역한 박총 씨와 부자 사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즐겨 읽던 책을 함께 번역했다.

그래서인지 5살 아이에게 읽어 줘도 큰 무리가 없다. 아이들이 달달 외우고 있는 주기도문도 <하나님의 아이들 이야기 성경>에 나온 부분을 읽어 주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늘에 계신 사랑하는 아버지, 하나님의 이름이 복됩니다. 하나님이 품으신 사랑과 평화의 꿈이 이루어지게 해 주세요. 온 누리를 새롭게 빚어 주세요. 우리가 먹고 살 음식을 날마다 주세요. 우리가 다른 사람을 용서하게 도와주세요. 그래서 우리도 용서받게 해 주세요."

▲ 유아들에게도 쉽게 읽어 줄 수 있는 <우리 아이 작은 기도>. 위의 두 권이 성경 이야기라면 이 책은 작은 소책자로 짧은 기도문이 실려 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아이와 함께 짧은 기도를 드리고 싶다면 <우리 아이 작은 기도>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은 <우리 아이 작은 기도>(성서유니온)다. 이 책은 앞의 두 권과 달리 소책자다. 그림체와 내용 모두 초등학생보다는 유아를 대상으로 한다. 하루를 시작하며 일상에서 하나님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서술했다. 아침을 시작하며 또는 잠자리에 들기 전 한 장씩 읽어 주면 좋을 것 같다. 이야기 중심이 아니기에 한 장씩 끊어 읽어도 충분하다.

<우리 아이 작은 기도>는 '하나님, 저 보이시죠?'라는 말로 시작해 '하나님, 제 삶이 캄캄한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게 해 주세요'라는 말로 끝난다. 오늘을 주셔서 감사하고 애완동물에게 복을 달라는 일상적인 내용부터, 예수님을 따라가고 하나님은 좋은 목자라고 찬양하는 이야기까지 두루두루 담겨 있다.

식사 전 "날마다 우리에게 양식을 주시는~♬"이라는 찬양을 불러 왔다면 이제 아이들과 함께 이 기도를 드려 보는 건 어떨까.

"이 시간 잠시 먹을 것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고 싶어요. 식탁에 둘러 앉은 친구들과 음식과 모든 좋은 것을 주신 하나님, 감사해요. 우리에게 날마다 먹을 음식과 건강과 힘을 주신 하나님,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고 싶어요. 하나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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