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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체류 무슬림 인구가 40만 명이라고?
이 아무개 새누리당 전 국회의원 이슬람 강연에 대한 유감…최대 추정치는 16만 8,000명
  • 김동문 (yahiya@hanmail.net)
  • 승인 2016.01.23 22:06

최근,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지냈던 분의 이름이 언론과 인터넷상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슬람 관련한 강연과 간증으로 말입니다.

그분의 강연 동영상, 인터넷에 보도된 강연 내용을 접하면서 몇 가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분은 자신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하신 것일까? 강연을 보면서 A 목사, B 목사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분의 목소리로 전달되는 내용은 사실 A, B 두 목사의 주장과 전혀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거침없이 무슬림들을 잠재적인 테러리스트, IS 같은 존재로 일반화하는 것은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기에 그런 태도와 주장이 낯선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런 내용에도 눈길이 갔습니다.

"이 전 의원은 '할랄이 밀려오고, 수쿠크법이 밀려오고, 또 다른 방법으로 이슬람이 몰려오고 있다'며 '이를 막아낼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 국회 안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N 매체 온라인 보도 내용 중)

우리나라에 40만 이상의 무슬림이 있다?

이분의 강연과 간증 내용을 하나하나 언급하는 것은 번거롭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다른 분들이 그동안 전달해 오던 이슬람 관련 괴담을 검토 없이 전달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만 짚어 보면 좋겠습니다. 한 보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우리나라에도 불과 8년 만에 약 90배가 늘어 현재 미등록자까지 총 40만 이상의 무슬림이 있다" (2015년 12월 26일 모임에서)

40만 명 이상? 그동안 들었던 국내 무슬림 인구 수치 중 최대치였습니다. 어떤 근거로 그런 말을 했는지, 이분에게 직접 물어볼 수는 없었습니다. 이런 주장의 앞선 근거는 아래와 같은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안에도 무슬림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2006년 5,000명으로 파악됐던 무슬림이 2010년에 이르러서는 14만 5,000명에 이르렀고, 현재 한국에는 무슬림 20만 명과 이슬람 선교사 3만 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05월 07일)

위 주장의 기준 년도는 2006년이겠지요. 국내 무슬림 인구가 40만 명 이상이라는 주장은 B 목사의 아래와 같은 주장과 맥을 같이합니다.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이 1990년부터 한국에 이슬람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한국의 이슬람 인구는 약 25만 명이고, 비공식적으로 40만 명을 헤아리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이슬람 인구 성장 원인은 무엇일까?"

도대체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무슬림 인구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요? 이 전 의원 주장처럼 최근 10년 사이에 90배나 늘어난 것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이 아무개 전 국회의원의 이슬람 강연 영상. 그녀는 8년 사이에 한국의 이슬람 인구가 90배 증가해, 현재 40만 명이 넘어섰다고 말했다. (유투브 영상 갈무리)

국내 체류 외국인 무슬림 숫자는 몇 명?

"2005년 기준으로 국내 무슬림의 인구는 약 15만 명으로 발표되었는데, 외국인이 11만 명이고 한국인은 4만 명이었다. (2010년 기준으로) 이희수 교수도 한국 내 무슬림을 총 14만 5,000명으로 보고, 3만 5,000명 정도의 국내 무슬림, 10만 정도의 외국인 무슬림 그리고 결혼 및 귀화를 통해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 무슬림을 약 1만 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지만, 일반적인 주장을 담은 이 글에서 보듯이 2005년에서 2010년 사이의 외국인 무슬림 수는 10만~11만 정도였습니다. 조금 더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한겨레>에서는 외국인 무슬림을 9만 2,059명으로 추산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일보>는 지난 2014년 기준으로 "국내 체류하는 해외 이주 무슬림은 14만 3,500명으로, 전체 외국인(175만 6,000명) 10명 중 1명 꼴이다"고 적고 있습니다.

국내 체류 무슬림 인구는 실제로 몇 명일까요? 일반적으로 OIC(이슬람협력기구) 국가 출신자를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2006년(11만 7,000여 명)보다 1.3배 증가한 15만 5,000여 명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체류 외국인 증가율은 이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2006년(91만 명)보다 약 두 배(204%) 늘어난 186만 명이었습니다. 무슬림 인구 증가율의 특이점을 보여 주려면, 전체 체류 외국인 증가율보다 무슬림 인구 증가율이 더 높아야 하는데 그 반대 상황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2015년 사이의 증가율을 비교하면 더욱 확연한 특징이 드러납니다. OIC 국가 출신 외국인 체류자는 2005년(7만 8,597명)에 비해, 2015년 15만 5,059명으로 97.3% 정도 증가했습니다. 11월 기준이라 올해 말을 기준으로 하면 약 100% 정도 증가했습니다. 반면 전체 외국인 체류자는 2005년 74만 7,467명에서 2015년 186만 81명으로 148.9% 증가했습니다. 올해 말을 기준하면 150% 정도 증가율을 보입니다. OIC 출신 외국인 수를 다 무슬림으로 간주한다고 해도 전체 체류 외국인 증가율의 2/3에 불과합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자료에 바탕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국내 거주 외국인 무슬림 인구 증가율이 폭발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OIC 국가 출신 외국인은 무조건 무슬림인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종교에 관한 공식적인 자료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국내 거주 무슬림 인구를 정확하게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출입국 관련 기록은 물론 외국인 등록을 할 때 작성하는 개인 신상 카드에도 종교란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슬람 국가(이슬람이 국교이거나 주류 종교인 국가) 출신이라고 해도 무슬림으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그 국가에도 적잖은 기독교인이나 타 종교인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OIC 가입 국가 출신 외국인을 모두 무슬림으로 간주하는데, 적절하지 않습니다. 언론도 정부 기관도 이렇게 국내 무슬림 인구를 잘못 추론하고 있습니다.

OIC는 이슬람협력기구(Organization of Islamic Cooperation)의 줄임말로 1969년 이슬람 국가들의 연대, 협력 등을 목적으로 창설된 국제기구입니다. OIC 가입 국가 57개국 중에도 기독교 인구가 무슬림 인구를 압도하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아프리카의 가봉은 무슬림 인구가 1% 정도인 데 반해 기독교 인구는 55~75%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모잠비크도 무슬림 인구(17~20%)보다 기독교 인구(30~41%)가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카메룬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카메룬의 무슬림 인구(20~22%)는 기독교 인구(40%)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토고도 무슬림 인구(13~20%)보다 기독교 인구(29%)가 많습니다. 남미의 가이아나는 무슬림 인구(7.2%)가 기독교 인구(41~50%)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수리남도 이슬람 인구가 13~19% 정도로, 48%에 달하는 기독교 인구보다 엄청나게 적습니다. 탄자니아는 무슬림 인구(35~45%)가 기독교 인구(30%)를 조금 앞서는 수준일 뿐입니다.

국내 체류 무슬림 숫자 최대 추정치는 16만 8,000명

이런 제약을 염두에 두고, 현실적으로 추론이 가능한 국내 거주 무슬림 인구를 파악하기 위해 몇 가지 작업을 해 봤습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 출신 국가의 종교 인구 비율을 산출했습니다. CIA 연감과 PEW연구소 종교 인구 비율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두 자료상에 무슬림 인구 비율에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더 큰 수치를 선택했습니다. 이것은 국내 거주 무슬림 인구 최대치를 추론하기 위한 방안이었습니다.

이 기준값을 국내 거주 외국인 인구에 반영해 국내에 있는 무슬림 인구를 추정했습니다. 소수점 단위가 조금이라도 발생하면 무조건 반올림했습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 통계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2015년 11월 통계(2015년 11월 30일 기준)를 기준 삼았습니다. 이 통계에 따르면 2015년 11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1,86만 81명입니다.

통계자료를 출신 국가별로 정리하면 OIC 국가 출신 외국인은 15만 5,059명이었습니다. (OIC 국가 종교 인구 비율에 적용해 본 결과, 13만 6,579명 정도의 OIC 국가 출신 무슬림이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한편 아랍연맹에 속한 아랍 국가 출신 외국인은 9,456명입니다. (아랍 국가 종교 인구 비율에 적용하면, 아랍 국가 출신으로는 8,772명의 무슬림이 국내에 체류하고 있습니다.

PEW연구소에서 2010년 산정한 각국의 종교 인구 비율을 국내 거주 외국인 통계자료에 적용했습니다. 국내 체류 외국인 186만 81명 중 최대 16만 8,095명의 외국인 무슬림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추정 가능한 최대치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할 것 없이 모든 국가 출신 무슬림 추정치를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상식과 균형 갖춘 시민이 필요한 시대

이야기를 공개적인 공간에서 전달하는 것에는 책임감이 부여됩니다. 말하는 이, 글쓰는 이를 막론하고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런데 사실 확인의 수고도 거치지 않고 쉽게, 단정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반복 재생하면 사실을 왜곡하게 됩니다. 제대로 된 통계자료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처럼 장황하게 수치를 언급하는 데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늘날이 하나님의 사람임을 스스로 내세우는 용감한 정치인, 용감한 종교인이 필요한 시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상식과 균형을 갖춘 시민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주제를 다루면서 전문가인 것처럼 하나님 뜻을 운운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영적으로, 상식적으로, 종교적으로, 신학적으로, 문화적으로 모든 면에서,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기독교 공동체 안팎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슬림들에게, 미안하고 아픈 마음을 추스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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