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들이 모여 한국교회가 직면한 개혁 과제를 논의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총회장 박무용 목사, 통합(예장통합) 총회장 채영남 목사, 고신(예장고신) 총회장 신상현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감독회장 전용재 목사는 CTS가 마련한 '한국교회를 논(論)하다 - 2016년 새해 총회장에게 듣는다' 2부에 출연해 2016년 한국교회를 전망했다.

교단장들은 1부에서 한국교회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로 동성애와 이슬람을 꼽았다. 이들은 동성애와 이슬람의 확산이 한국교회에 위기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교단이 연합해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방송된 2부는 통일을 준비하는 각 교단의 입장과 한국교회가 당장 해결해야 하는 개혁 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 1월 9일 한국교회 주요 교단 총회장들의 신년 대담 2부가 방송됐다. 교단장들은 통일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와 한국교회 주요 개혁 과제를 진단했다. 왼쪽부터 예장합동 박무용 목사, 감리회 전용재 목사, 예장통합 채영남 목사, 예장고신 신상현 목사. (CTS 동영상 갈무리)

한국교회 개혁 과제, 목사보다는 교인

감리회 전용재 목사는 한국교회 개혁 과제로 세 가지를 꼽았다. 교인과 목사가 개혁되고 서로 다른 교단이 더 연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가장 먼저 교인들이 변해야 한국교회가 변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한국 기독교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되었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130년 전 믿음의 선배들이 보여 준 영성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사회에 헌신하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교회 다니는 이유가 나와 내 가족이 구원받고 복 받고 잘 되기 위해 교회에 간다고 하는 측면이 크다. 구원을 이야기하지만 성화는 없다"고 했다.

전 목사는 한국교회 목회자 잘못도 있지만, 언론에서 잘못한 목사들이 더 부각되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목회자도 많다. (중략) 저는 한국교회가 재정적으로 상당히 투명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잘하지 못하고 있는 목사와 교회도 있으니까 교회 투명성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한다. 교회·목사라는 이름으로 권력을 휘두르거나 전횡을 하는 것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예장합동 박무용 총회장도 교인들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전 목사의 지적에 동의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50%만 진짜 기독교인화 된다면 감히 동성애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감히 무슬림이 발붙일 생각이나 하겠는가. 정말 안타까운 부분이다. 변화되지 못한 예수 믿는 사람들 때문에 교회가 비난받는 거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또 교인이 먼저 변화된 삶을 살고, 복음으로 영성이 회복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 교인들의 실천적인 삶이 없다는 데 공감하고 목회자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단장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개혁 과제는 교회 연합이었다. 이들은 우선 2016년 부활절 연합 예배를 한곳에서 드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점을 밝혔다. 그동안 연합 단체가 하나되지 못 해 여기저기 흩어져서 부활절 예배를 드렸지만 이번에는 꼭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예장합동 박무용 총회장은 불교는 석가탄신일이 오기 한 달 전부터 주요 도시를 연등으로 덮어 불교를 홍보하고 포교 활동을 하는데 기독교도 부활절이 기독교의 축제임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행동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 연합의 걸림돌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같은 연합 단체가 개별적으로 이단 심사를 하는 것도 지적했다. 이단을 심사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은 교단이나 신학자들이 해야 하는 일인데 교단이 아닌 연합 단체가 개별적으로 이단을 수용하면서 연합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예장통합 채영남 총회장은 한국교회가 당면한 여러 과제 중 목회자 수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학교가 많은 졸업생을 배출한다고 자랑하던 때는 지났다. 소수 정예로 학생을 선정해 잘 훈련하면 좋겠다. 연구 중심 신학교 운영으로 방향을 전환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전용재 감독은 목회자 수급 문제가 주요 교단 신학교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에 무인가 신학교를 졸업하고 훈련 과정도 거치지 않고 안수받은 목사들이 많은 점이 문제라고 했다.

채영남 목사는 또 다른 개혁 과제로 선교사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주요 교단이 앞장서서 선교사 출구 전략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 그는 "한때 한국은 선교사 배출 2위 국가였지만 이들이 은퇴하고 한국에 돌아오면서 문화 충격과 거주지가 불안정한 문제를 겪는다"고 했다. 채 목사는 미국 장로교가 한국을 떠날 때 한국교회에 모든 재산을 남겼던 것을 언급하며 선교사들이 돌아올 때 교회 재산을 현지 교회에 모두 이양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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