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대 남성 A는 1월 17일 저녁 경북 김천에 있는 성당과 사찰에 들어가 성모상과 불상을 부수고 난동을 부려 경찰에 검거됐다. (사진 제공 개운사)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경북 김천황금성당과 개운사에서 성모상과 불상을 부수며 난동을 부린 60대 남성 A가 현장에서 붙잡혔다. 이 사람은 사건 현장에서 본인이 개신교인이라고 말했으며, 수사 과정에서도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1월 17일 저녁에 일어났다. A는 먼저 성당에 들어가 성모상 두 개의 목을 부러뜨렸다. 사건을 수사하는 김천경찰서에 따르면, 1950년대 만들어진 이 성모상은 재산 가치뿐 아니라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물품이다.

A는 밤 10시 30분경 김천 개운사에 들어가 불상과 진열돼 있던 법구들을 내동댕이쳤다. 법당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경보음을 듣고 출동한 보안 업체 직원과 개운사 주지 진원 스님이 이 남성을 현장에서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진원 스님은 1월 19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오는 5~10분 동안, 그 남성은 '내가 천주교 불교 다 다녀 보았는데 교회가 최고더라'며 우상을 따르는 성당과 절은 다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나에게 '마귀'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또 "원래 불을 지르려 했다고 하면서, 개신교인으로서 종교적 신념에 의한 행동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진원 스님은 이 사람이 술 취하지도 않았고 정신이 멀쩡했다고 전했다. 경찰에서 '정신감정을 했는데 이상이 없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진원 스님은 "이웃 종교끼리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살아야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천황금성당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정신이 이상한 사람 같다. 보통의 개신교인이 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찰은 A가 아직 이 사건으로 정신감정을 받지는 않았다고 했다. 다만 이 사람이 전과 51범이기 때문에 그 전 사건으로 정신감정을 받았을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경찰은 A가 김천이 아닌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이고, 교회도 어느 한 곳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재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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