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축복교회를 놓고 예장개혁 총회장 김정훈 목사와 하나님의교회가 소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축복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현직 총회장이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하나님의교회·김주철 총회장)와 교회 소유권을 놓고 분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예장개혁) 총회장 김정훈 목사(축복교회)는 2015년 7월 수원에 있는 지교회 월드블레싱교회를 하나님의교회에 넘기기로 계약을 맺었다. 당시 월드블레싱교회는 1금융권에 56억, 2금융권에 15억 빚을 지고 있었다.

축복교회는 81억에 교회를 넘기기로 했다. 하나님의교회는 1금융권 빚과 이자를 합친 57억 1,000만 원을 갚아 줬다. 나머지 2금융권 빚은 소유권을 이전할 때 지급하기로 했다. 계약금 6억 9,000만 원과 시설비 2억도 줬다. 김정훈 목사는 협상에 직접 나서지 않았고, 축복교회 운영위원 3명이 참여했다.

축복교회는 지난해 9월까지 교회 명도를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뒤늦게 매매 소식을 접한 교인들이 들고 일어났다. 교인 130여 명은 교회 매매를 위한 운영위원회가 열리지도 않았다면서 등기소에 교회 소유권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축복교회 한 관계자는 1월 15일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회나 공동의회에서 한마디 언급도 없이 하나님의교회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김정훈 목사와 일부 교인의 주도로 이번 일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나님의교회는 등기가 넘어오지 않자 법원에 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 소송을 냈다. 하나님의교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정훈) 목사가 교인들을 동원해 도장까지 찍어 놓고 이제 와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부동산 매매 계약서와 영수증 등에는 김정훈 목사의 사인과 인감도장이 찍혀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하나님의교회는 김정훈 목사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김정훈 목사 측 관계자는 아직 교회를 판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아직 소유권 이전이 이뤄지지 않았고 하나님의교회로부터 받은 돈만 돌려주면 계약은 무효라고 했다. 그는 "이번 일은 (김정훈) 목사님과는 관계없다. 몇몇 교인이 악의적으로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직 총회장이 하나님의교회와 교회 매각 문제로 분쟁 중이지만 교단 집행부는 이렇다 할 반응이 없다. 예장개혁 부총회장 이승헌 목사는 "(총회장) 문제에 대해 잘 모른다. 미국에서 집회하느라 바쁘다는 정도밖에 모른다. 현재 교단은 아무 문제가 없고 평화롭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김정훈 목사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김정훈 목사는 1999년 서울 논현동에 축복교회를 개척했다. 교인 수가 2,000명을 넘을 정도로 부흥하고, 김사랑·김보성 등 유명 연예인도 출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잦은 교회 이전과 수원 지교회 인수 문제로 교인들은 급감했다. 현재 서울 양재동에 있는 축복교회는 300여 명이 출석하고 있다.

▲ 하나님의교회는 김정훈 목사가 계약을 지키고 있지 않다면서 사기 혐의로 김 목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집회를 인도하고 있는 김 목사의 모습. (축복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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