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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지지하는 목사, 감리회 떠나라
출교까지 가능한 교단 장정 개정안 공표...동성애 혐오 일부 목사들이 주도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6.01.06 11:52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용재 감독회장)가 '동성애에 찬성하거나 지지하는 교단 목회자는 정직·면직 또는 출교에 처한다'는 내용의 장정 개정안을 공표했다. 감리회에서 '교리와 장정'은 장로교 헌법과 같은 역할을 한다. 교단법에서 동성애 지지자 처벌을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교리와 장정' 전체 중 개정된 부분은 교인이나 목회자가 범하면 안 되는 죄의 종류를 나열한 재판법 제8항이다. 이전에는 '음주·흡연, 마약법 위반과 도박'만 있었지만 개정안에는 '음주·흡연, 마약법 위반과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가 추가됐다. 8항을 어기면 교역자는 정직·면직·출교에 처할 수도 있다.

   
▲ 기독교대한감리회가 12월 31일 개정된 장정을 공표했다.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했을 경우 처벌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게 변경됐다. (감리회 장정 개정안 갈무리)

내용만 보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교인이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교단이 얼마만큼 알아낼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단 소속 목사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8항을 위반한 목사는 정직, 면직 또는 출교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해 놨다. 이전에는 목사가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다 들켜 정직당했다면, 이제는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했다가 정직 또는 출교될 수 있는 것이다.

장정 개정에 앞장섰던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이런 조항을 넣었을까. 장정개정위원회(장개위) 김충식 위원장은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감리회는 원칙적으로 동성애에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넣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성 소수자 지지 활동을 해 온 감리회 목사나 신학생들에게도 소급 적용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앞으로 논란이 일거나 하면 다루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했다.

감리회 내에서 성 소수자 지지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당황스럽지만 올 것이 왔다는 눈치다. 이정한 학생(감신대)은 3년 전 '무지개 감신'이라는 학내 성 소수자 인권 옹호 단체를 만들어 활동해 왔다. 성공회 동성애자 주교의 삶을 담은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 상영회를 열고, '감리교신학대학교'의 이름으로 퀴어 문화 축제를 지지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동문들의 혐오 섞인 발언이었다고 했다. 그는 교단 차원에서 성 소수자를 지지하면 안 된다는 조항을 만들었으니, 감신대 학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성 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젊은 목회자들의 사상 검증을 위한 법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동안 교단 내에서 성 소수자 지지 발언을 아끼지 않은 최소영 목사(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기획정책실장)는 이번 개정이 통과되기까지 교단 내 의견이 골고루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입법의회에서 장개위 염정식 장로가 '동성애 반대' 내용을 넣었다고 해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된 것이라고 했다. 어떤 내용이 추가되는지는 제대로 알려 주지 않았고 반대 의견도 묻지 않았다.

최 목사는 앞으로 연회에서 진급 준비 중인 준회원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동성애 찬반 여부를 공개적으로 던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봤다. 목사 자격 심사할 때 그동안 '음주·흡연·마약·도박'을 하는지 물었다면 이제는 '동성애 찬성 여부'를 질문해서 성 소수자를 지지할 여지조차 주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 지난 6월 9일 서울시청 앞 광장, 군대 내 성 소수자 차별 금지 기자회견 현장에서 기독교인들이 동성애 반대 시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장개위에 참여했던 박경양 목사(평화의교회)는 장개위가 감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기관에 속하기 때문에 이런 법안을 통과시킨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감리회 신앙고백인 사회신경에 '동성애 금지' 문구를 넣으려다 내부 반대에 무산되기도 했다. 박 목사는 "위원회 자체가 보수적인 장로 또는 목사로 구성됐다. 이슬람과 동성애가 한국교회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법안이 개정됐지만 실제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감리회 전문지 <당당뉴스> 심자득 편집인은 "감리회 내에서 동성애를 극도로 혐오하는 몇몇 세력들이 이번 법안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성 소수자를 지지해 온 감리회 목사들에게 악용될 소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에는 "실제로 그렇게까지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주·흡연은 적발하지 않으면서 동성애 지지만 처벌할 수 없지 않은가. 적발할 수 있는 근거도 미약하기 때문에 실효성에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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