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지난 1월 1일 CTS가 방송한 교단장 대담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통합·고신,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의 수장들은 한국교회 위기 요인으로 동성애와 이슬람의 확산을 꼽았다.

이는 교계 보수 연합 단체들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언론회, 미래목회포럼의 대표들은 신년을 맞이하며 하나같이 동성애와 이슬람을 막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먼저, 보수의 보루를 자처하는 한기총을 보자.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지난 12월 31일 열린 실행위원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기총이 보수주의 전통을 지켜 가면서 한국 사회,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 방향을 제시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동성애를 적극 저지하고, 올바른 역사 교과서가 서술되어야 하며, 할랄 식품을 통해서 들어오는 이슬람 문화 확장에 경계하며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다."

한국교회언론회는 12월 30일, 여덟 가지 과제를 명시한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중 여섯째와 일곱째는 다음과 같다.

"여섯째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깨뜨리고 성적 방종과 문란을 야기하는 동성애 확산과 조장을 막는 데 한국교회가 전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인권을 빙자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철저하게 저지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사명이다. 한국 사회가 소돔과 고모라로 망하는 것을 방관치 말자.

일곱째는 세계를 테러와 폭력의 공포로 내몰고 있는 이슬람의 공격을 예방하고 대응하는 일에도 경계와 조심을 해야 한다. 특히 국내의 비정상적 이슬람 확산을 예의주시하자."

교계의 '싱크탱크'를 목표로 하는 미래목회포럼의 신임 회장 이상대 목사는 지난 12월 21일 취임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사회적으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동성애와 이슬람에 대한 대책은 꾸준히 전개하여 복음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쯤 되면 동성애와 이슬람은 한국교회의 '공공의 적'이다. 이들에 따르면, 동성애와 이슬람은 기독교 복음의 장애이며 소돔과 고모라의 길이다. 한국교회는 전력을 다해 이를 막아야 한다.

그러나 같은 시기 발표된 통계는 한국교회가 과연 무엇에 전력투구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12월 17일 발표한 '한국 기독교 선정 10대 이슈 및 사회의식 조사 – 종교 분야'에는, 목회자 100명과 일반 교인 9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

결과 중 몇 가지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있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가나안 성도'가 왜 생기는지에 대해, 일반 교인 900명 중 41.2%가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교회 공동체 모습에 지쳐서'를 꼽았다. 21.4%는 '목회자의 독단적·권위적인 모습에 실망해서'라고 답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교회를 이탈하고 있다. ‘청년 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 교인 중 31.1%가 '세속화된 교회의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지나친 교회 봉사 요구와 지친 개인 상황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도 16.8%나 됐다.

이런 상황에서 목회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목회자들이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에 대해, 교인 중 37.9%는 '독단·권위주의적인 교회 운영'을, 35.8%는 '불투명한 재정 사용'을 꼽았다. 12.7%는 '담임목사 대물림'(세습), 10.3%가 '성 윤리', 2.3%가 '설교 표절'이라고 답했다.

동성애와 이슬람을 잘 막지 못하거나 이들에게 관대해서 교회를 떠나는 게 아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미래를 위해 버려야 할 것은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모습', '목회자의 독단적·권위적인 모습(교회 운영)', '세속화된 모습' 등이다. 교회 같지 않은, 목사 같지 않은 모습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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