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은 지난 2013년 특별 선교비 사용처가 불분명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교회 자체 조사 결과,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 2월 특별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480억 원 중 확인된 사용 내역은 113억 원에 불과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특별 선교비 600억을 횡령하고, 퇴직금 200억을 부당 수령한 혐의로 고발당한 조용기 원로목사의 재정 문제를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이미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월 26일 조용기 목사를 검찰에 고발한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장로기도모임)은 조 목사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120억 원의 특별 선교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거액의 돈을 교회에서 받아 사용했지만, 사용 내역을 입증할 자료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퇴직금도 기존에 받던 사례비와 견주었을 때 너무 많다고 했다.

고발 사실이 알려지자, 조용기 목사가 총재로 있는 기하성 여의도 총회에서 적극 대응에 나섰다.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장로기도모임과 협상에 나선 것이다. 장로기도모임은 고발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지만, 두 차례나 연기했다.

대책위원회는 <국민일보>를 통해 장로기도모임의 주장에 반박했다. 12월 10일 자 <국민일보> 미션라이프에는 "기하성 여의도 총회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음해에 강력 대응'"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장로기도모임의 주장은 조 목사를 파멸로 이끌고 교회를 훼파하는 행위이며, 사실과도 다르다고 했다.

대책위원회는 지난 2014년 2월 여의도순복음교회 진상조사특별위원회(특별위원회)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기사에는 "(특별) 선교비를 지급한 영수증을 확인했다. 일부 제자 교회 목회자나 선교사들이 급히 지원을 요청했을 때 영수증 없이 지급한 경우도 있었지만 모두 확인 가능한 부분"이라고 나온다. 정상 절차를 거쳐 선교비를 지급했고, 감사 결과도 문제없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대책위원회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지난 2013년 11월 장로기도모임이 조용기 목사 일가의 재정 비리 의혹 등을 제기하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진상조사특별위원회(특별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이듬해 2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상당 부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위원회는 영수증 대부분이 폐기돼 일부 내역만 확인할 수 있었다. 조 목사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600억이 아닌 480억을 지급받았고, 사용 내역이 확인된 금액은 113억 7,800만 원이었다. 특별위원회는 교회 경리국과 조용기 목사 비서실에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영수증을 요청했지만, 받을 수 없었다. 보존 기간이 5년이 넘었다는 이유로 폐기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2007년, 2008년 특별 선교비 영수증도 집행 내역과 일치하지 않았다. 2007년 60억을 집행했는데, 첨부된 영수증 액수는 총 77억 9,896만 원이었다. 18억 가까이 과다 첨부됐다. 2008년에도 60억을 집행했는데, 이번에는 모자랐다. 첨부된 영수증 액수는 35억 7,951만 원이었다.

집행한 선교비는 주로 후원금으로 쓰였다. CTS, CBS, <국민일보> 등 교계 언론사와 굿피플, 엘림복지회 같은 선교 단체 후원금이었다. 김장환·김삼환·박성배·서경석 목사 등이 이사장이나 대표로 있는 극동방송, 신망애육원, 기하성 서대문 총회, 기독교사회책임을 지원하기도 했다. 적게는 500만 원부터 많게는 1억 원까지 지급했다.

퇴직금도 조사했는데, 애매한 결론이 나왔다. 특별위원회는 퇴직금 200억을 규정에 따라 지급하지 않았고 당회 결의 절차도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수령자인 조용기 목사에게는 '하자'가 없다고 했다.

특별위원회 조사 결과에 대해 총회 대책위원회는 말을 아꼈다. 한 대책위원은 12월 21일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5년치 특별 선교비 영수증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교회 관계자에게 들었다.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이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교회 한 관계자는 "고발인 조사까지 끝마친 상황에서 교회가 가타부타 말하기 곤란하다. (이영훈) 목사님도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하자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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