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최근 SNS를 통해 이슬람과 코란에 대한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 일어났던 이슬람과 상관없는 일을 다르게 재가공하거나, 코란의 일부 내용만 발췌해 악의적으로 편집한 글이 교인들을 통해 퍼져 나간다.

사람들은 성경과 코란의 내용을 얼마나 구분할 수 있을까. 네덜란드의 코미디언 두 명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재밌는 실험을 진행했다. (동영상 바로 가기)

이들은 먼저 서점에서 성경을 산 후 내용을 샅샅이 뒤졌다. '여성은 남성에게 순종적이어야 한다', '남색하는 자는 돌로 치라' 등 오늘날 현실과 맞지 않거나 폭력성을 띄고 있는 구절에 밑줄을 긋고는 겉표지를 코란으로 바꿨다.

▲ 실험을 진행한 두 코미디언은 성경 겉표지만 코란으로 바꿔서, 사람들에게 코란에 있는 내용인 것처럼 성경 구절을 읽어 줬다. (<파테오스> 기사 갈무리)

겉표지는 코란이고 속 내용은 성경인 책을 들고,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밑줄 친 구절을 읽었다.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레 20:13)", "내가 칼을 너희에게로 가져다가 언약을 어긴 원수를 갚을 것이며(레 26:25)", "내가 너희의 산당들을 헐며 너희의 분향단들을 부수고 너희의 시체들을 부숴진 우상들 위에 던지고(레 26:30)."

실제로는 성경 구절이지만, 코란에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한 젊은 남성은, 누군가 이런 이야기로 가득한 환경에서 성장한다면 분명히 사고 체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한 여성은 그들(이슬람교인)이 믿고 있는 것을 억지로 강요하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고 했다.

두 코미디언은 여성을 비하하거나 동성애자를 돌로 치라는 등 네덜란드 현행법과 맞지 않는 부분도 사람들에게 읽어 줬다.

"여자는 일체 순종함으로 조용히 배우라, 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노니 오직 조용할지니라(딤전 2:11-12)",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레 20:13)."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떻게 지금 같은 시대에 여성을 이렇게 가르치고 있느냐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또 다른 여성은 이렇게 낡고 시대에 뒤떨어진 글을 완벽한 진리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거슬린다고 했다. 20대로 보이는 여성은 이제 시대가 변하고 있으니 단어도 그에 맞춰 덜 폭력적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자신들이 들은 구절이 모두 코란에서 발췌한 내용이라고 믿고 한 말이었다.

질문자가 코란이라고 쓰인 껍데기를 벗기고 'BIBLE(성경)'이라는 글씨를 보여 주자 이들은 모두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경이라고 알려 주기 전까지만 해도 "성경에는 긍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성경은 덜 잔인하고 더 평화롭다"고 대답하던 사람들이었다.

인터뷰에 응했던 젊은 남성은 "나도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이미 내가 편견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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