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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떠도는 이슬람권의 기독교 박해 이야기는 사실일까
핍박받은 사우디 소녀 이야기 다시 읽기…객관적 근거를 통해 정당하게 비판해야
  • 김동문 (yahiya@hanmail.net)
  • 승인 2015.12.04 08:12

때때로 이런 질문을 던져 본다. "우리의 비판과 옹호는 정당한가", "근거가 확인된 비판인가". 한국교회 안팎의 이슬람 논쟁을 보면 극단적인 비방과 혐오감 가득한 주장들이 적지 않다. 근거 없거나 진정성이 희박한 일방적인 주장과 무분별한 비방도 번져 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아니면 말고' 식의 이야기도 늘어가고 있다. 이런 흐름이 특정 대상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견을 심어 주거나, 혐오감과 거부감을 조장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1월 13일 발생한 파리 테러는 한국 사회에까지 충격으로 다가왔다. IS(Islamic State, 이슬람국가)가 다시금 악의 축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는 심지어 시위대를 IS로 비유하는 상황까지도 벌어졌다. 이런 상황 가운데, 최근 온라인과 SNS를 통해 '이슬람권을 위한 기도 제목'이라는 이름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이 번져 나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사는 한 소녀가 예수님을 '자신의 구세주'라고 고백을 했다는 이유로 무슬림들에게 한쪽 눈과 입에 바느질을 당하는 잔혹한 일을 겪었다. 사우디 당국은 이 소녀가 다시는 말을 할 수 없도록 입술을 영구적으로 꿰매 버렸고 한쪽 눈도 바늘로 꿰맸다. 고대의 미개한 사회에서나 있을 법한 이런 만행이 지금 21세기에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믿음을 나누었다는 이유로 기독교인들이 전 세계적으로 계속 핍박을 당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벙어리와 눈먼 자를 고치신 것과는 반대로 이 무슬림들은 한 소녀를 벙어리요 반장님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이 소녀의 입과 눈을 꿰맬 때 살균된 실이나 보통 실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약품이 묻은 실을 사용함으로써 고의적으로 병원균에 감염되도록 했다고 한다.

이러한 잔혹 행위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지만 주류 언론은 침묵하고 있다. 이슬람국가에서 벌어지는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 소식은 서방국가에서 극도로 민감한 이슈가 되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진정성은 의심스러운 면이 많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완고한 종교 탄압국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 의회 국제종교자유위원회 '국제 종교 자유 연례보고서' 사우디아라비아판에서도 위와 같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위의 주장은, 공유가 될 때도 관련 사건의 발생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있다. 1차 자료가 언제 만들어졌는지도 불분명하다.

여기서 번거롭지만 이 주장 글과 관련(?)한 출처를 살펴본다. 어떤 주장이 객관적인 근거와 공정한 해석, 평가를 담고 있는지 봐야 한다. 이런 작업은 번거롭지만 건강한 논쟁을 위해 필요하다.

긴급 기도 요청 글은 해묵은 것이다. 위와 같은 한글판 내용은 작년 4월 하순에 만들어졌다. 이 한글판은 영문판에서 옮겨 온 것이다. 한글판을 만든 이는 4HIM이다. '이슬람권을 위한 목요 기도 운동' 모임이 만든, <이슬람권을 위한 목요 기도 제목>(제70호 2014-04-24)에 실렸다. 기도 제목 관련 내용은 2014년 4월 11일 <Western Journalism>에 공개된 글의 일부분이다.

작년 4월 11일경 돌기 시작한 영문판도 이전에 있던 것이 다듬어진 형태로 회람된 내용이다. 4월 11일 자 자료의 인용 출처는 아래 사이트다. 출처를 공유한 당시 몇몇 사이트는 아래와 같다. 상대적으로 반이슬람 입장에 있는 사이트들로 보인다. )

▲ SNS에 떠돌아 다니는 이 사진은 사실 일본의 유행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박해받는 소녀 이야기와는 아무 상관없었다. (<motleynews> 홈페이지 갈무리)

2014년 4월 7일 자 글보다 앞선 원출처는 2013년 9월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WTF에 올라와 있다. 2013년과 2014년판은 차이가 있는데, 2013년판에는 사진만 있다. 2014년판에서 볼 수 있는 배경 이야기가 담겨 있지 않다. 사진의 진위를 다투는 댓글 논쟁에서 일부 이야기가 오가고 있기는 하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 사진의 온라인 출처를 찾아보자. 이 사진은 2012년 9월 26일경부터 온라인상에 돌던 것이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와는 관련이 없는, 일본의 새로운 유행을 소개하는 글에 담긴 자료 사진이었다. 어떤 경위로 일본과 관련한 이 사진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기독교인 박해 증거 사진으로 오용됐을까. 진정성이 검토되어야 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기독교인 박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 사진으로 글쓴이가 사안과 무관한 사진을 활용한 것이 실수나 부주의는 아닌 것 같다.

위와 같은 내용은 파리 테러 이후인 최근의 온라인 SNS를 통해 다시 회람되고 있다. 왜 지금 다시 이런 내용이 떠돌고 있는 것일까. 사진과 내용이 전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럼에도 사진의 배경 이야기에 있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사진은 조작이라 해도 그 내용은 진실이라는 식이다. "이 사진 자체가 사실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비판하려면 그 근거가 정확하고 공정해야 한다. 막연한 느낌이나 확신만으로는 사회 안팎에 번져 가는 인종 혐오와 같은 건강하지 못한 흐름을 넘어설 수 없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듣거나,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내용은 과연 사실일까. 그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비판 근거가 취약하거나 부족하면 정당할 수 있는 비판도 그 정당성을 상실할 수 있다. 심정이나 확신만으로 비판하기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근거로 적절한 비판을 한다면 건강한 논쟁이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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