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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대한 개신교의 크고 작은 왜곡들 극복해야
제3차 인티파다를 다루는 국제면 뉴스 다시 읽기…정보를 변별할 수 있는 눈 길러야
  • 김동문 (yahiya@hanmail.net)
  • 승인 2015.10.27 12:49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혈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안팎의 시민과 인권 단체들은 이스라엘 정부(베냐민 네탄야후)의 강경 정책을 더욱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네탄야후 정부의 극단적 우경화와 계속되는 역사 왜곡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말하자면 유대인 학살이 무슬림 지도자 때문이라는 것이다. 1941년 당시 예루살렘의 이슬람 최고 성직자 무프티였던 하즈 아민 알 후세이니가 사주해 히틀러가 홀로코스트를 저질렀다는 식이다. 이것은 유럽 내 이슬람혐오주의자들을 자극하기 위한 발언으로도 보인다. 역사 왜곡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보수적인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친이스라엘 정서와 반아랍 정서가 강해지고 있다. 

중동 사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단편적인 이해와 이슬람과 무슬림을 혐오하는 태도는 어디서 비롯한 것일까? 단지 신념으로 그것을 받아들인 이들은 그렇다 치고, 건전한 상식이나 판단력이 있는 이들에게서도 이슬람 세계에 대한 무지와 오해를 마주하게 될 때가 있다. 곤혹스런 일이다. 다수의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이 얻을 수 있는 중동과 이슬람 세계에 관련한 정보에 대한 출처로 언론 보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중앙 일간지와 같은 균형 잡힌 일반 매체 신뢰도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들 매체에서도 중동 사회와 현안에 대한 부주의한 접근과 크고 작은 왜곡들이 일어나고 있다. 무조건 다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는 언론 보도를 신뢰하되, 정보를 변별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외신 기사나 국제면 뉴스를 접하는 그리스도인 독자들의 정보 변별력을 배양하기 위해 국제면 뉴스 다시 읽기를 해 보려 한다.

한국 언론의 국제 뉴스를 접하면서 이들이 참고하거나 활용하고 있는 원문 기사가 궁금해졌다. 최근 한국 언론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이어지고 있는 유혈 충돌을 '외로운 늑대', '파리 대왕', '스마트폰 인티파다' 등 다양한 언어로 묘사하는 것을 보았다. 지난 10월 14일, 중앙 일간지에는 다음과 같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듯한 기사(기사의 본문)가 떴다. "SNS 보며 분노 키우는 팔레스타인들, 앞선 인티파다 때완 달라" <한국일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끝나지 않는 '피의 보복'" <한겨레신문>, "팔레스타인 저항과 비극의 상징 '오슬로 세대'" <경향신문>, "SNS 타고 이-팔 충돌 격화…아랍의 봄 때와 유사" <연합뉴스> 등이다.

이들의 기사에 영향을 준 것은 13일 자 <뉴욕타임스> 온라인 기사(Leaderless Palestinian Youth, Inspired by Social Media, Drive Rise in Violence in Israel)로 보인다. 이 기사는 아랍계 기자인 람지 낫잘(Rami Nazzal)이 작성한 것이다. <뉴욕타임스> 14일 자 지면에 실렸다. 한국 언론은 <뉴욕타임스> 기사를 인용하거나,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얻은 것으로 보이는 아이디어를 기사에 사용한다.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발만 가진 뇌 없는 문어 같은 것이다. 정교할 필요가 없다. 15살짜리 소년들이 집 안의 칼을 들고 나와서 달려들고 있다. 그게 전부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가안보연구소 연구원 오리트 페를로프는 최근 팔레스타인 폭력 투쟁을 <뉴욕 타임스>에 이렇게 한마디로 정의했다." <한겨레신문>

"'손발은 많지만 두뇌는 없는 문어와 같다. 15살짜리 아이들이 칼만 있으면 공격에 나서고 있다.' 텔아비브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아랍 소셜미디어 전문가 오리트 페를로프는 최근 이스라엘에 맞선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이렇게 설명했다." <경향신문>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오릿 퍼로브 연구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 정부가 최근 몇 달 동안 온라인 선동가들 수백 명을 체포했지만 그리 효과를 보고 있지는 않다'며 '온라인 사이트 자체를 폐쇄할 수 없는 데다, 폐쇄한다 하더라도 곧장 다시 신설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텔아비브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아랍 소셜미디어 전문가 오리트 페를로프는 NYT에 '발은 많지만 머리는 없는 문어와 같은 상태'라면서 '정교한 무기도 필요 없다. 15살 정도 된 소년들이 칼만 있으면 (공격에) 나서려는 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위 기사들의 참고 자료는 앞서 언급한 <뉴욕타임스> 10월 13일 자에 실린 기사였다. 두 언론 보도에 언급된 뉴욕타임스의 기사 원문은 아래와 같다.

"'What we see now is like an octopus with many hands but no brain,' said Orit Perlov, an expert on Arab social media at the Institute for National Security Studies in Tel Aviv. 'You don’t need something sophisticated. We're talking about 15-year-old boys. You just write the word 'it'an,' stab in Arabic, and then whoever has a knife in his house and wants to go, that's it.'"

<경향신문> 기사에서는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 <한국일보> 모두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사 원문과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이 담겨있다. 인터뷰이로 나오는 오리트 페를로프(Orit Perlov)에 대한 표기나 그의 말을 인용하는 게 달랐다. "복잡한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언급이 두 매체에서 아주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옮겨졌다.

동시에 이들 매체는 다른 매체도 적절하게 인용하거나, 다듬어서 기사를 이어갔다.

"팔레스타인 중도좌파 정치인 무스타파 바르구티는 미들이스트아이에 '이들이야말로 빈곤과 실업에 고통받으며 어떤 기회도 가져 보지 못한 세대'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공존'을 기대했던 오슬로 협정은 이미 사문화됐다. 이스라엘은 20여 년간 팔레스타인 땅에 점령지를 넓혔고, 점령된 땅의 젊은이들은 주권이 제약된 나라에서 영토를 빼앗기는 것을 보며 자라났다. 희망을 잃고 분노만 남은 '오슬로 세대'가 다시 저항에 나선 셈이다." <경향신문>

이 기사의 인용 출처는 영문판 온라인 매체다. 2014년 2월, 영국에 근거를 두고 미들이스트아이(Middle East Eye : MEE, http://www.middleeasteye.net)에서 관련 기사를 찾아보면, 이 기사에서 인용한 팔레스타인 중도좌파 경향의 무소속 팔레스타인 의회 의원인 무스타파 바르구티(Mustafa Barghouti)의 말은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국제 뉴스는 인용이나 참고(?)한 외신의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와 인용 출처나 취재원(인터뷰이)은 있지만 관련 내용이 아예 다르거나 비슷한 듯 다른 경우 등 여러 형태로 변형되어 전달된다. 이러한 정보 다듬기는 크든 작든 오보나 왜곡으로 갈 여지가 있다. 이 기사를 작성하면서, 그나마 신뢰도가 있는 <한겨레신문>, <경향신문>의 보도를 다룬 것은 필자가 덜 실망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일상에서 수많은 정보, 주장들과 마주하게 된 정보, 주장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공유하는 움직임이 있다. 이런 움직임은 줄어들어야 한다. 과연 그러한가, 사실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수고가 지금보다 더해져야 한다. 그것이 사실과 진실의 편에 서는 길이자 왜곡된 정보를 멀리하고, 그릇된 편견과 선입견에 바탕을 둔 배타주의와 혐오주의를 멀리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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