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 사학자이자 교계 원로인 이만열 교수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과 관련해 10월 8일 역사학자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명예·전 국사편찬위원장)가 황우여 교육부 장관에게 공개편지를 썼다.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이 교수는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황우여 장관에게 충고했다. 그는 "(국정 체제가 되면) 정권이 원하면 얼마든지 역사를 좌우하거나 개폐할 수 있다. 이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뉴욕타임스>와 유엔 보고서가 표명한 국정화에 대한 우려를 들며, 황우여 장관에게 세계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했다.

기고문은 역사학자가 교육부 장관에게 보내는 조언 성격의 글이지만, 눈에 띄는 건 두 사람의 관계다. 이만열 교수는 글 첫머리에서 황우여 장관과는 기독교인으로서 '하나님나라 확장'을 위해 몇 번 만난 적이 있다고 인연을 언급했다.

참여 정부 시절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이만열 교수는 독재 정권 시절부터 유신 체제와 신군부를 비판해 온 대표적인 기독교인이다. 그는 신군부로부터 숙명여대 교수직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해방 70주년을 맞아 복음주의권 목회자들과 에큐메니칼 진영 목회자들을 아우른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한국 그리스도인의 선언문'을 준비하기도 했다.

황우여 장관은 이만열 교수와는 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신군부 시절, 학림 사건의 배석판사로 학생운동 단체에 유죄판결을 내린 바 있다. 2014년 교육부 장관 청문회 전까지 피해자들과 유족들에 대한 사과나 유감을 표명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황우여 장관은 황교안 국무총리 등과 더불어 여권의 대표적 기독교인이다. 서울 충무성결교회 수석장로로 오랜 기간 시무해 왔고, 개신교 보수 단체인 국회조찬기도회 회장과 한국기독교정치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0년에는 "가능하면 모든 대법관들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이들이길 바란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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