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4일 '교회 그 길을 걷다'라는 주제로 제 6차 교회의 날 행사가 열린다. (사진 제공 교회의 날) 

교인들의 주체성 회복을 강조해 온 '교회의 날'이 오는 10월 24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6번째 행사를 연다. 행사의 주제는 '교회, 그 길을 걷다'로, 교회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함께 찾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오전 10시 예배를 시작으로 오후 5시까지 선택 프로그램과 집담회를 준비했다. 선택 강의는 △서로를 살리는 땅의 영성(도농 생활 공동체, 도농 공동체 사업 매뉴얼 소개) △교회 속의 소수자들(성 소수자, 장애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 △청년의 나라(청년 빈곤, 청년 부채 탕감 운동) 등 세 가지다. 집담회는 '내가 만들고 싶은 교회'라는 주제로, 벙커원교회를 지속하고 있는 김용민 PD가 강의한다.

'교회의 날'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총 5회에 걸쳐 교회의 날 대회를 열었다. 그간 △평화를 이루는 교회 △성 소수자 및 여성·청년의 관점으로 보는 교회 △교회의 민주적 운영·사회 선교 △공동체 안에 있는 불평등 요소 △투쟁 현장에서 듣는 하나님의 말씀 등의 주제로 한국교회가 당면한 과제와 대안을 제시해 왔다.

<뉴스앤조이>는 2015 교회의 날을 준비하는 동윤진 사무국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2005년에 시작한 교회의 날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교회의 날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교회의 날은 2004년 초,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한민족선교연구소 소속 목회자·신학자들의 스터디 모임에서 시작됐다. 독일 교회의 날를 보고 일반 교인들이 교회의 중심에 있는 것에 주목했고 공감했다. 교회의 날은 신학자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일반 교인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평신도 주체성' 회복 운동으로 2005년에 시작되었다. 그 정신에 따라 집행위원장은 반드시 교인으로 한다는 내부 결의도 있었다.

- 이번 대회의 주제는 '교회, 그 길을 걷다'이다. 어떤 의미인가.

'길'은 그간 진행한 행사의 발자취를 담을 수 있는 주제다. 교회의 날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그동안 목회자중심주의·남성중심주의·성장주의의 길을 걸어온 한국교회에 새로운 길을 묻고 찾았다. 한국교회는 지금껏 만들어진 길을 비판 없이 그대로 걸어왔다. 우리는 그 결과를 목도하고 있다. 교회 개혁은 목회자와 신학생만 할 수 있다는 오만한 믿음이 교회와 신학교마다 팽배해졌다. 목회자중심주의는 교인을 공동체의 일원이 아니라 목회자의 명령에 따르는 도구로 만들었다.

우리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고 색다른 시도를 해 왔다. 물질만능주의와 교회성장주의가 올바른 교회의 길이 아니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여성과 성 소수자를 교회의 주변인이 아닌 공동체의 일원임을 일깨우는 계기를 만들었다.

- 이번 교회의 날 행사의 선택 프로그램과 집담회 주제는 어떤 의미로 선정했나.

선택 프로그램의 주제는 생태·소수자·청년이다. 2015 교회의 날은 한국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를 이 3가지로 보았다. '서로를 살리는 땅의 영성'이라는 제목으로 20년간 도농 교류를 지속해 온 향린교회와 들녘교회 사례를 소개한다. 도농 교류 매뉴얼을 알리고 농촌 교회와 상생을 꿈꾸는 교회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 다른 생태 운동의 시발점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는 소수자를 가장 뜨거우면서도 손댈 수 없는 문제로 인식한다. 교회의 날은 2007년부터 성 소수자들과 만남을 이어왔고 올해 역시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에는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교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적 언행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청년을 부탁해'라는 주제로 보는 청년 문제는 '희년함께'에서 진행하는 청년 부채 탕감 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단순 프로젝트 소개가 아니라 교회 공동체의 일원인 청년이 처한 현실을 목도한다. 청년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깨닫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집담회에는 김용민 PD가 벙커원교회의 이야기를 나눈다. 벙커원교회에는 직분‧목사‧헌금이 없다. '평신도 주체성 회복'이라는 교회의 날의 기본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이 이야기가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큰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 행사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이며, 어떤 분들이 왔으면 좋겠는가.

한국교회가 교회와 사회의 문제를 바라보고 그동안 걸어온 '길'이 아니라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물질만능주의와 반대되는 길을, 해방을 선포하는 길을, 넓은 길이 아닌 좁은 길을 가는 한국교회가 되었으면 한다.

또 평신도가 중심이 되는 행사이니 많은 교인들이 참여하면 좋겠다. 또 교회에 실망했거나 이미 교회를 떠난 사람, 다른 종교에 있는 사람도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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