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꼭 알아야 할 기독교 핵심 진리 20> / 웨인 그루뎀 지음 / 이용중 옮김 / 부흥과 개혁사 펴냄 / 220쪽 / 7,500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직신학자는 트리니티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웨인 그루뎀이다. 나는 후배 신학도들에게 무엇보다도 웨인 그루뎀의 <웨인 그루뎀의 조직신학>(은성)을 읽으라고 추천하고는 한다. 웨인 그루뎀은 성경에 근거하여 우리 기독교 교리를 해설해 주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교회에서 이 책을 기초로 하여 교우들에게 기독교 교리를 해설해 주고는 했다. 뭐라고 할까, 기존의 조직신학 교과서는 사변적이고 철학적인 면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 실제 우리 성도들의 신앙과 간격이 있는 것 같다. 상아탑에서의 논의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웨인 그루뎀의 책은 성경을 풀어서 그야말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뛰어난 수작임에 틀림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시간을 내서라도 상·중·하 3권으로 번역·출간된 <웨인 그루뎀의 조직신학>을 권하고 싶다. 그것이 부담된다면 이를 아주 간단하게 요약한 <꼭 알아야 할 기독교 핵심 진리 20>이 유용할 것이다. 간단하면서도 우리에게 꼭 필요한 내용들을 잘 요약해 놓았다. 우리의 신앙의 체계를 다시 한 번 점검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 일반 성도들은 먼저 이 책을 섭렵할 것을 추천한다. 그 후에 <웨인 그루뎀의 조직신학>을 읽어 보면 되겠다.

웨인 그루뎀은 뛰어난 필치로 우리가 흔히 성경을 읽으며 고민했던 문제들에 명쾌한 해설을 내놓는다. 인간의 자유의지와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의 충돌의 문제, 하나님이 한 분이시면서 동시에 세 분인 문제, 죄의 근원과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책임의 문제, 믿음과 행위의 관계 문제,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선택과 인간의 반응에 대한 문제 등등.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한 성경적인 대답을 내놓는다. 이런 문제들에 성경은 모순돼 보이는 두 가지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대답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고 강조하는 것이 전형적인 이단들의 행태이다. 반면 웨인 그루뎀은 성경이 말하는 것까지 말하되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점에서 뛰어나다.

우리 신앙이 종종 잘못되는 것은 성경을 읽으며 한 부분에만 마음이 꽂히기 때문일 경우가 많다. 사실 인간의 언어는 천상의 진리를 담아내기에 너무도 부족하다. 언어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모든 진리를 다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성경은 이곳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저곳에서는 저렇게 말한다. 정반대로 표현을 한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하나님께서 머리털 하나까지 다 세신 바 되었다고 말하며 심지어 사탄 마귀도 하나님의 재가 속에서만 움직이는 것으로 표현한다. 만일 이 표현만 읽는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악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이 하나님에게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성경은 다른 곳에서 하나님께 죄의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선 대신 악을 선택한 우리 인간에게 책임이 있다고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다. 이 두 가지 표현은 모순되어 보이나 둘 다 사실이다. 사탄 마귀가 하나님의 재가 가운데 움직이는 것으로 설명하는 까닭은 하나님이 악을 이기고, 궁극적으로 선이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성경에서는 죄에 대한 책임이 하나님에게 없음을 분명하게 말한다. 모든 선택에 대한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는 것이다. 웨인 그루뎀은 이런 각각의 면을 분명하게 밝힌다.

종교 개혁가들은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와 '성경 전체로'(tota scriptura)라는 표어를 외쳤다. 성경 전체에서 말씀하는 가르침을 따라 신앙생활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쩌면 웨인 그루뎀의 책은 '성경 전체로'의 원리를 가장 잘 구현한 이 시대의 최고 걸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단들의 잘못된 주장에 대한 적절한 대답과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그릇된 생각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자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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