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의 세렌디피티 > / 원용일 지음 / 브니엘 펴냄 / 248쪽 / 1만 2,000원

<하나님의 세렌디피티>는 직장 사역 전문가인 원용일 목사가 룻기를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읽어 낸 뛰어난 저작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생 △선택 △은혜 △계획 △실행 △성취 △유산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성서적 담론을 펼쳐 나간다. 저자는 룻기를 읽으면서 그 행간에 감추어져 있는 의미를 분석하고 그것이 우리들의 일상에서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지 뛰어난 필치로 설명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이 유진 피터슨의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IVP)의 룻기판이 아닐까 생각했다. 원용일 목사는 룻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가 룻에게 어떻게 세렌디피티(우연히 발견한 행운)처럼 다가왔는지 분석하고 동시에 어떻게 룻기의 등장인물들이 그들의 일상에서 어떻게 믿음으로 행동했는지를 분석한다.

엘리멜렉은 베들레헴에 흉년이 들었을 때 모압으로 이주했다. 그러한 결정은 원용일 목사가 분석한 대로 섣부른 결정이었고 도피적이고 이기적인 결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모압 땅에서 모든 것을 잃고 다시 베들레헴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섭리는 그 속에서도 역사하고 있었다. 모압 여인인 룻은 보리 이삭을 줍기 위해 밭으로 나갔는데 우연히 그 밭이 보아스의 밭이었다. 그리고 마침 그때 보아스는 자신의 밭에 나와서 룻을 만나게 되었다. 결국 보아스는 엘리멜렉 집안의 잃어버린 재산을 다시 찾아 주는 사람이 되었고 룻과 결혼하여 끊어질 수밖에 없었던 엘리멜렉의 족보를 잇게 해주었다.

우연처럼 보이는 일들 속에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손길이 있다. 우리는 대수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처럼 하나님의 선하고 오묘하고 깊으신 뜻을 알 수 없기에 그 모든 것이 우연처럼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의 섭리 앞에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그 옛날 룻에게 보아스가 구세주가 되어 주었듯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 외에 우리가 의지할 것은 없다.

나는 이 책에 한때 한국 교계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반짝 베스트셀러의 주장이 없다는 점에 감사했다. 그 베스트셀러들은 신앙의 이름으로 우리의 탐욕을 자극하면서 이 세상에서 성공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라는 메시지를 전파했다. 물론 그 책들은 신앙의 영역 속에서만 머물면서 일반 성도들이 이해할 수 없는 추상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던 그 이전의 책들에 비하면 장점이 있었다. 그 책들은 우리의 삶에 있는 현실적인 문제와 젊은이들의 고민거리를 다루어 주었다. 하지만 경영학 서적을 신앙의 이름으로 바꾸어 놓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원용일 목사의 <하나님의 세렌디피티>는 우리의 일상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탐욕을 자극하지 않고, 일주일에 단 한 번만 드리는 주일예배를 넘어서 일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룬다. 일상에서의 어떤 삶이 참된 예배가 되는 것인지 이야기한다. 이런 책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