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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무너진 이들에게 '가족'이 되어 준 교회
<이웃과 함께하는 도시 교회2> ⑥ 경기 부천 선한목자교회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5.09.25 21:14

<뉴스앤조이>가 <이웃과 함께하는 도시 교회2>를 출간했습니다. '우리 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주민을 섬기는 교회 10곳을 취재했습니다. 책을 많이 구입해 읽어 주시면 좋겠지만, 이런 교회들은 더 널리 알리는 게 좋겠다 싶어 매주 한 교회씩 홈페이지에도 게재하기로 했습니다. 많이 읽어 주시고 주변에도 퍼뜨려 주세요.
- 편집자 주

■ <이웃과 함께하는 도시 교회2> 소개글
■ 김종희 대표의 머리글

■ 책 구입 바로 가기

1호선 부천역. 역부터 거리까지 오가는 사람들로 떠들썩하다. 술집과 음식점이 현란하게 빛나는, 부천 시내 최대 번화가다. 하지만 이 얘기는 부천역 북부에만 해당된다. 시끄러운 북부를 등지고 부천역 남부로 나오면 딴 동네인 듯 조용하다. 시장을 지나 조금 걷다 보면 조금 전까지 시끄러웠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한적한 주택가가 나타난다. 몇 분에 한 대씩 지나가는 전철 소리 외에는 시끄러울 이유가 없는 동네다.

부천 선한목자교회(김명현 목사)는 이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다. 말이 좋아 교회지 외관은 그냥 주택 건물이다. 십자가도, 교회임을 알아볼 수 있는 커다란 간판도 없다. 그래서 처음 오는 사람은 찾기가 어렵다.

교인 스무 명 남짓으로 이루어진 이 교회가 번듯한 건물 대신 주택에 교회 간판을 붙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곳이 집을 나와 방황하는 아이들과 장애인들의 보금자리인 까닭이다.

   
▲ 철길 옆 주택가에 낡은 건물이 하나 있다. 십자가도 없고, 눈에 확 띄는 간판도 없는 이곳이 부천 선한목자교회다. 여러 개의 집은 생활 공간으로, 교육 장소로, 장애인과 가출 청소년들의 쉼터로 쓰인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아이들과 함께 살려고 의사의 꿈 버린 목사

김 목사는 원래 중앙대 의대를 다니던 의사 지망생이었다. 그런데 대학생 시절 야학에서 만난 구로 공단의 소녀들이 그의 인생을 바꾸었다. 학교 대신 일터에 뛰어든 아이들의 얼굴이, 가난이 죄라고 자책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열악한 상황이 김 목사 눈에 아른거렸다. '의사로서 내가 이 불행한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김 목사는 의대를 그만두고 신학교에 입학했다.

김명현 목사는 신학교를 졸업한 후, 부천 춘의동 임대 아파트 지역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첫 목회지에서 자신이 꿈꿔 온 대로 청소년들을 만났다. 임대 아파트 지역이라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가 많았다. 매주 40~50명의 아이들을 만나 축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을 함께 보냈다. 그렇게 사는 게 지역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회가 원하는 건 달랐다. 교회는 전도를 원했다. 기존 교회와 자신의 목회 철학 사이에서 충돌을 겪은 김 목사는 결국 교회를 떠나게 됐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 갈등을 겪던 김 목사는 아내 이정아 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거기서 앞으로 해야 할 사역의 방향을 찾았다. 김 목사 부부가 간 곳은 미국 세이비어교회(The Church of the Saviour)였다. 세이비어교회는 워싱턴 D.C. 인근의 슬럼가에 있는 교회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이라는 입교 과정을 거쳐 철저히 훈련받은 평신도들이 지역의 마약 중독자, 노숙인, 빈민, 청소년 등을 섬기는 일을 한다. 교인 수도 150명을 넘기지 않고 철저하게 작은 공동체를 지향한다.

김 목사 부부는 미국에서 세이비어교회의 이 사역을 직접 체험했다. 아내 이정아 씨도 세이비어교회의 서번트리더십학교(The Servant Leadership School) 훈련 과정 중 하나를 이수했다. 김 목사 부부는 경험한 바를 토대로 한국에 새로운 형태의 목회를 시작하고자 2003년 부천 송내동에 교회를 개척했다. 그렇게 시작된 게 지금의 선한목자교회다.

부천 '거리 밖 청소년'들의 아지트, '청개구리 밥차'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술집과 모텔이 즐비한 부천역 상상마당 광장에는 '청개구리 밥차' 텐트가 펼쳐진다. 이 밥차는 선한목자교회가 부천의 '거리 밖 청소년'(김 목사는 '가출 청소년'이라는 표현 대신 거리 밖 청소년이라는 표현을 쓴다)들을 위해 하는 사역이다. 정확하게는 선한목자교회에서 청소년 사역을 전담하기 위해 부설한 '물푸레나무'의 이정아 대표가 이끄는 사역이다. 밥차가 열리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이면 청소년 30~50명이 이곳을 찾는다. 가출 4년 차, 성매매 경험자, 강간 미수자 등 별의별 아이들이 다 모인다. 부천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가출 청소년이 이 텐트를 다녀갔다.

"아, XX 짜증 나!"
"쌤, 나 요새 OO 걸고 하루에 한 개만 피워요."
"오늘 ○○이는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가느라 밥 먹으러 못 왔어요."

10대 아이들의 욕설 섞인 소리가 부천역 앞 광장에 설치된 텐트 안에서 들려온다. 자세히 들어 보면 섬뜩한 내용까지 서슴지 않고 주고받는다.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 속에 잠시 후 전자 담배를 목에 건 여자아이가 나타났다. 몇몇 아이들이 반갑게 친구를 반기더니 전자 담배를 시연(?)하러 몰려나온다. 자원 활동가(철저하게 훈련받은 자원봉사자들을 이렇게 부른다)들은 이런 광경이 낯설지 않다. 욕이 절반 이상 섞인 아이들의 말도 웃으면서 받아 준다. 아이들도 자원 활동가들이 낯익은 듯 경계하지 않는다. 무섭지만 아직 천진한 아이들은 '선생님'들 앞에 온갖 이야기를 다 털어놓는다.

청개구리 밥차는 청소년들에게 다가가려고 일부러 시작한 사역이다. 밥차를 매개로 아이들과 만나는 아웃리치 사역의 1세대 격이다.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여기저기 많이 알려졌다. 특히 교계보다 일반 언론에서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전국 각지의 아웃리치 단체가 부천에 (청개구리 밥차를 보러) 한번 와 볼 정도로 이슈가 됐었죠."

청개구리 밥차는 꾸준히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밥차는 부천희망재단에서 기증했고, 운영비는 부천시가 위탁 기관을 통해 지원한다. 하지만 활동은 순수하게 급여를 받지 않는 자원 활동가들이 중심이다. 급여를 받는 순간 교회 사역이 아닌 정부가 위탁한 사회복지사업이 되기 때문에 무보수로 일한다. 밥차 설치에서부터 뒷정리까지 모두 인근 지역 대학생이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초창기에는 이정아 대표 혼자 나오는 날이 대부분이었던 이 사역은, 이제 이 대표 없이도 잘 돌아간다.

   

   
▲ 매주 화요일, 목요일 부천역 앞 상상마당에는 밥차 텐트가 펼쳐진다. 술집, 모텔이 즐비한 거리 한가운데 청소년들이 몰려온다. 어느새 이 장소는 자타 공인 부천 '일진들의 아지트'가 됐다. 밤 10시가 넘어서도 저녁을 먹으러 아이들이 찾아온다. 이정아 대표와 자원봉사자들이 반기며 아이들을 맞는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아이들의 '대안 가정', '샬롬빌리지'

부천 지역의 가출 청소년은 200여 명이다. 이 중 상당수의 아이가 청개구리 밥차에 오는데, 대부분은 일정한 거처 없이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살고 있다. 오늘은 이 친구 집, 내일은 저 친구 집으로 옮겨 살다 보니 그것도 꽤 스트레스다. 이런 아이들을 보자면 사회 통념상으로는 어디 '천사의집' 같은 곳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김 목사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UN은 아동 인권 선언을 통해 '아이들은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무슨 문제만 생기면 시설에 보내려 한다"고 지적했다.

10여 년 전부터 김명현 목사와 아내 이정아 대표는 길거리로 내몰린 아이들과 사회복지시설에 수용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품을 방법을 찾았다. 그러던 중 학대받는 남매를 시설에 각각 분리해서 수용하려는 아동 보호 기관에 맞서 이들 남매가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살 수 있도록 목사관을 내주었다. 이른바 대안 가정을 시작한 것이다.

"보통 사회에서는 불량 청소년들이나 고아들, 집을 떠나야만 하는 아이들이 소위 '시설'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도 매년 요보호 아동 5,000~6,000명 중에 50% 이상이 그렇게 사는 게 현실이에요. 수용되듯 끌려가 사회복지시설에서 집단생활을 하게 돼요."

김 목사는 평신도 서번트 리더 정봉임 씨와 함께 '샬롬빌리지'를 만들었다. 현재 샬롬빌리지에는 장애가 있거나 원가정의 회복이 어려운 아이들 3명이 정 씨와 가정을 이루고 있으며, 또 다른 평신도가 두 명의 아이들과 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독립 공간에서 생활한다. 그리고 3명은 성년이 되어 자립을 준비하는 독립 가구를 이루고 있다.

정봉임 씨를 만난 데도 특별한 사연이 있다. 그는 원래 아동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하던 이였다. 그런데 그곳에는 친아버지에게서 몹시 학대받는 한 남매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발로 밟고, 칼로 위협하기까지 했다. 보다 못한 김 목사 부부가 그 아이들을 구출하고, 아이들 아버지는 교도소에 보냈다. 그 과정에서 정봉임 씨를 알게 됐다. 김 목사 부부가 하는 사역의 진정성을 알게 된 정 씨는 서번트 리더가 되어 선한목자교회 사역을 함께하고 있다.

지적장애인들과 함께 '함박공동체'

대안 가정 사역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장애인 대상으로도 이루어진다. 정확하게는 자립·자활 능력이 없는 장애인들과 함께 산다. 평신도 서번트 리더가 장애인들과 함께 가정을 이루어 사는 것이 함박공동체다. '장애 아동들이 성인이 되면 어떻게 자립할 수 있을까, 자립하려면 어떤 틀이 필요할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 공동체다. 일반 아이들은 성인이 되면 독립할 수 있는 데 비해 이 아이들은 독립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적장애가 심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함박공동체에는 현재 고등학생 한 명과 성인 한 명이 있다. 김 목사는 이들이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독립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함박공동체는 자활의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지역 공원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카페를 열고 있다. 지적장애인들이 직접 커피를 내리는 것이다. 장애를 가진 이들도 있는 모습 그대로 이웃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괜찮다. 야외 카페 반응도 괜찮아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조금씩 얻고 있다.

가정 회복이 필요한 장애 아동을 돕는 '쉴터'

'쉴터'는 장애 아동을 돌보는 엄마들의 수고를 단 몇 시간만이라도 덜어 주자는 데서 시작되었다. 중증 장애 아동을 돌보느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엄마들 대신 토요일 오후에 아이들을 데리고 등산 활동을 한 것이다.

이 일은 가정의 돌봄이 부족한 장애 아동들을 매일 방과 후에 돌보는 일로 확대되었다. 선천적인 장애뿐만 아니라, 가정의 학대나 방임으로 정신적 장애를 갖게 된 아이들도 있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의학적인 치료와 더불어 가정의 회복이 매우 중요한데, 우리 사회에 있는 복지 제도로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개입이 어렵다. 쉴터는 이런 장애 아동의 가정 회복을 돕거나, 가정의 역할을 대신해 준다. 가정의 회복을 위해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 아이들이 밥을 먹고 떠난 막간을 이용해, 이정아 대표와 자원봉사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천막이 아닌 번듯한 공간을 마련해 매일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안으로는 공동체 경건 훈련, 밖으로는 지역 섬김

이 다양한 사역들은 담임목사 혼자 힘으로는, 또 담임목사가 이끄는 것만으로는 할 수 없다. 그래서 김 목사는 '서번트 리더'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번트 리더들은 기존 교회의 구역장이나 셀 리더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 이들의 삶은 하나의 공동체로 묶인다. 즉, 자기 경건과 봉사 활동이 결합된 수도적 영성 생활공동체다. 서번트 리더들은 각자 맡은 자리에서 오전 7시, 정오, 밤 10시 세 번의 관상기도 시간을 꼭 지킨다.

재정도 공유한다. 5명의 서번트 리더가 교회의 재정과 각자의 수입을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나누고 있다. 돌보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서번트 리더들 중 일부는 일을 해서 돈을 벌기도 한다.

각각의 공동체를 세우고 책임지는 서번트 리더들은 각자 맡은 사역으로 선한목자교회를 이룬다. 현재 김 목사 부부를 포함해 서번트 리더는 총 5명이다.

가출 청소년들과 함께 사는 일, 장애인들과 더불어 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집안에서 함께 살며 벌어지는 문제는 둘째치더라도 당장 이웃 주민들에게서 오는 항의를 피할 수 없었다. 아이들을 이용해서 정부 보조금이나 타 낸다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도 있고, 자기 아이가 나쁜 애들에게 물들까 걱정하는 부모도, 그냥 기분이 나쁘다는 사람도 있었다. 하긴 아이들 놀던 버릇은 어디 안 간다. 술 먹고 담배 피우고, 동네에서 말썽을 일으키니 주민들이 그렇게 볼 법도 하다.

"어떤 주민은 술을 먹고 한밤중에 찾아왔어요. '내가 구청에 근무해 봐서 잘 아는데, 이렇게 살면 안 된다. 불쌍한 애들 이용해서 나라에서 돈 받아 먹고살려고 하지 마라' 이러는 거예요. 또 한 번은 데리고 사는 애들이 마을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바람에 동네 사람들이 크게 모이기도 했어요."

동네 주민들의 항의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김 목사 부부의 진심과 교인들의 헌신은 느리지만 조금씩 퍼져 나갔다. 주민들도 김 목사가 아무런 대가 없이 사역한다는 것을 알자 더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에는 교회를 고깝게 보던 지역 주민들이 조금씩 교회 사역에 관심을 보이면서 접촉점이 넓어졌다. 한 달에 한 번씩 함박 공동체에서 여는 카페에 찾아오는 지역 주민들도 있다. 김 목사는 교회의 진정한 모습을 제대로 찾는 데서부터 시작하면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여러 사역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한목자교회가 이끄는 사역이 많으니, 자연스럽게 전도가 잘 되는 것으로 알고 비결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대안 가정 사역을 하면서 데리고 사는 아이가 많으니 주일에 전부 다 교회 데리고 나갈 거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다. 어떤 목사는 '청개구리 밥차'를 둘러보러 와서는 '이렇게 좋은 일 하시면서 왜 말씀도 전하지 않느냐'고 물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정아 대표는 전도 목적으로 사역을 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복음'이 아니라 '관심'이라는 거다. 이 대표는 전도 목적의 사역이라고 오해를 많이 받았는지 상기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 아이들 천국 보내야 되니까 애들한테 교회 나오라고 하라고요? 교회 나와서 천국 갈 거면 우리나라는 이미 천국이게요? 교회가 얼마나 많은데요. 하지만 현실을 보세요. 이혼,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 (천국이라는 게) 말이 안 되죠. 우리 사역은 설득하거나 교화하거나 전도하는 게 아니에요. 성매매를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제가 걔들 보고 하지 말라면 그 아이들이 안 할까요?"

대신 이 대표는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 문을 열 수 있도록 사랑을 주다 보면 언젠가 그 아이들이 그 사랑을 느낄 거라고 확신한다. 그는 가끔 아이들이 "우리한테 왜 이렇게 잘해 주세요?"라고 물을 때마다, 아이들이 변화될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에 감사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했다.

   
▲ <이웃과 함께하는 도시 교회2> / 뉴스앤조이 편집국 지음 / 뉴스앤조이 펴냄 / 192쪽 / 8,000원

이정아 대표는 선한목자교회의 사역이 지향하는 것과 그 사역이 맺은 결실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예를 들려줬다.

"지금 함께 사는 여자아이 중에는 자기 아빠한테 끔찍한 일을 겪은 애가 있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6학년까지 6년간이나요. 그 애를 우리가 데려와서 함께 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아이에게 정신 질환이 생겼어요. 그런 끔찍한 일을 겪었는데 제정신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제정신이 아니죠. 그 아이를 살리려고 학교도 다 쫓아다녔고, 병원 다니면서 온갖 치료도 다 했어요. 하지만 그 아이와 3년을 함께 살면서, 밥 먹을 때 기도하라는 말도 절대 안 했고, 하나님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얘기도 전혀 안 했어요.

그런데요, 그 친구가 작년에 저에게 고백했어요. '사모님, 저는 하나님을 믿지는 않아요. 하지만 사모님을 만나게 해 줘서 하나님께 감사해요. 사모님은 제 인생 최고의 선물이에요.' 그게 무슨 뜻이겠어요? 저를 통해서 하나님이 계시다는 걸 알게 됐다는 거잖아요. 기도 한 번 안 하고, 예배를 한 번도 드려 본 적 없는 아이가요. 그 아이가 저더러 '저도 사모님처럼 살게요'라고 해요. 그러면 된 거 아닐까요?"

선한목자교회가 바라는 것은 결국 공동체의 회복이다. 김 목사는 '유한 책임'의 사회를 '무한 책임'의 사회로 이끄는 게 목표라고 했다. 공무원이나 사회복지사처럼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대가를 받으며 일하는 게 아니라, 아무런 대가도 정해진 시간도 없이 부모의 마음, 예수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책임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사역을 감당할 서번트 리더가 더 필요하다. 현재도 평신도 3명이 서번트 리더가 되기 위해 인턴십 과정을 거치고 있다.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더 늘어나는 게 김 목사의 바람이다.

이정아 대표는 '청개구리 밥차'를 매일 운영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더 많은 아이들을 더 나은 환경에서 만나고 싶다는 이 대표의 바람,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김 목사의 꿈, 그리고 선한목자교회 서번트 리더들의 꿈은 계속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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