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전 세계는 시리아 출신 꼬마 아이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 한 장으로 충격에 빠졌다. 처참한 시리아 난민들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사진이었다. 그 여파로 독일과 프랑스의 대통령이 난민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프란치스코 교종도 유럽의 가톨릭 신자들에게 난민을 환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가톨릭에 비하면 소수지만 난민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해 행동하는 개신교회도 있다. 스위스 서부 느샤텔복음주의개혁교회(l'Église réformée évangélique neuchâteloise)는 정부와 협의하에 난민 임시 숙소를 만들었다. 200제곱미터(약 60평)에 방 7개를 가진 이층 구조 집이다. 합법적인 지위를 얻을 때까지 난민들이 임시로 머물면서 집도 찾고, 일자리도 구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곳이다. 

느샤텔(Neuchâtel) 주 이웃 동네인 보(Vaud) 주의 개혁교회도 마찬가지다. 보지역복음주의개혁교회(Eglise évangélique réformée du canton de Vaud)는 노회 차원에서 성직자와 교인들이 하나가 돼 난민을 돕고 있다. 

노회는 우선 동네마다 있는 예배당 중 비어 있는 곳을 난민에게 개방했다. 성직자는 난민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프랑스어를 가르치거나 행정 절차를 도와주고 있다. 교인들은 난민에게 대접할 식사를 만드는 자원봉사자로 섬긴다. 빈방이 있는 교인은 최소 6개월 동안 난민을 집에서 머물게 하겠다는 약정을 맺기도 한다.

▲ 스위스 보(Vaud) 주의 개혁교회들이 난민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교인들의 집에 빈 방이 있으면 난민을 재울 수 있도록 권장하고, 비어 있는 예배 처소도 난민의 임시 숙소로 쓸 예정이다. (RTS 뉴스 갈무리)

이웃 나라 프랑스의 개혁교회도 마찬가지다. 프랑스개신교연맹(Fédération protestante de France) 소속 구호단체 FEP의 아드리앙 세칼리(Adrien Sekali) 목사는 교인들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그는 "폭격과 박해를 피해 고향을 떠난 이라크와 시리아 난민들이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그 사람들은 병원이나 학교도 없고 음식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동유럽의 난민 캠프에서 프랑스로 올 날만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여러분(기독교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유태인을 숨겨 줬던 것처럼, 지금 개신교인들이 도울 사람들은 난민이다. 조건 없이 대접하는 것은 기독교의 전통"이라고 했다.

이런 도움 요청에 응답한 마을도 있다. 프랑스 지역 신문 <슈드웨스트(SudOuest)>는 프랑스 남부 소도시 오르떼즈(Orthez)의 개혁교회 안-마리 페이영(Anne-Marie Feillens) 목사와 르네 라글루즈-투자(Renée Lagelouse-Touzaa) 목사를 소개했다. 이들은 지난 9월 9일, 이라크 출신 난민 두 가정이 오르떼즈 시에 올 수 있도록 다리를 놨다. 

교회와 시가 협력해서 이룬 사역이었다. 교회가 먼저 오르떼즈 시에 난민을 받자고 제안했고 시는 무상으로 아파트 두 채를 내놨다. 40여 명밖에 안 되는 두 교회의 교인들이 아파트에 들어갈 가구와 생필품을 장만했다. 두 목사는 난민 가정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프랑스어 수업도 연결해 줬다. 

극우 가톨릭 세력이 강한 헝가리에서도, 개신교는 난민 편에 섰다. 헝가리 개혁교회는 자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들이 머무는 야외 캠프에 자리를 잡았다. 먹을 것을 대접하고 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헝가리 루터교회, 초교파 구호단체도 마찬가지다. 모두 난민들의 필요를 채워 주기 위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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