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합동 100회 총회가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재판을 평양노회로 돌려보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전병욱 목사의 재판을 총회에서 판단해 달라는 긴급동의안은 전 목사가 소속한 평양노회가 처리하기로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100회 총회 마지막 날인 9월 18일, 총대들은 10여 분간 논의 후 평양노회가 재판국을 구성해 전 목사의 성추행 건을 다루라고 결의했다.

당초 정치부는 이 안건을 기각하기로 했으나, 총대들은 전 평양노회 재판국장을 맡았던 서문강 목사(평양제일노회)의 발언을 들어 보자는 데 동의했다. 서문강 목사는 단상으로 나와 재판국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조사하고 관련자들까지 모두 조사해 결론을 낼 수 있는 정도까지 갔지만, 한 목사 재판국원이 돌연 사임했고 노회가 분립하는 시기와 맞물려 재판이 무산됐다고 했다.

▲ 평양노회 재판국장이었던 서문강 목사가 나와 왜 전병욱 목사의 재판이 무산되었는지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다음 발언권을 얻은 건 지난 회기 평양노회분립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종희 목사였다. 김 목사는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은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총회가 노회의 판결 없이 재판을 위탁 처리할 수 없다. 그냥 기각하지는 말고 평양노회로 돌려보내서 다시 재판하게 하자. 평양노회도 전 목사의 재판을 다룰 용의가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총대들은 전병욱 목사의 재판을 평양노회가 다시 다루자는 데에 동의했다. 그러나 서문강 목사를 비롯한 평양제일노회 회원들은, 전 목사의 재판을 평양노회로 돌려보내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현재 평양노회에 남은 사람들이 전 목사의 사건을 제대로 다룰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삼일교회 나원주 장로가 발언권을 달라고 단상으로 나왔으나, 박무용 총회장은 발언권을 주지 않았다.

▲ 평양노회분립위원장이었던 김종희 목사는 "기각하지 말고 평양노회로 보내서 처리하게 하자"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마지막으로 이덕진 목사(서울강남노회)가 나와 발언했다. 이 목사는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은 전국 교회의 초미의 관심사다. 평양노회로 돌려보내 다시 재판하자. 이미 조사를 많이 했다고 하니 올해 12월 24일까지 결론을 내게 하고, 만약 성추행 사실이 인정되면 면직하자. 또 이 재판을 방해하는 사람들은 총대권 5년 정지하자"고 말했다.

박무용 총회장은 가부를 물었다. 평양노회로 돌려보내 재판을 다시 열자는 데 동의하는 총대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이덕진 목사의 말대로 구체적인 내용이 결의되지는 않았다. 결의가 되기까지 여기저기서 고성이 나왔다.

▲ 총대들 대다수가 전병욱 목사의 재판을 평양노회로 보내는 데에 동의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결의 후, 회의장 뒤편에서는 서문강 목사와 평양노회장이었던 강재식 목사 사이에 잠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문강 목사는 "이렇게 결의하면 어떡해! 원고가 없는 재판이 어디 있어!"라며 분노를 금하지 못했다. 원고였던 삼일교회는 현재 평양제일노회 소속이기 때문이다. 이를 듣고 있던 강재식 목사는 "우리가 재판한다는 데 왜 그러세요!"라고 소리치며 맞섰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