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통합은 지난 99회 총회에서 연금재단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외부 회계법인에 의뢰했고, 100회 총회 둘째 날인 9월 15일 중간보고를 했다. 투자하고 못 받은 돈만 135억이 됐고, 수익률은 2.5배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채영남 총회장) 연금재단 문제는 지난 2008년부터 제기돼 왔다. 낮은 수익률과 부실기업 투자 의혹 등으로 내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2012년 특별 감사를 통해 여러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관련 기사 : [통합8] 연금 2500억, 비리가 주렁주렁)

당시 특별 감사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연금재단 이사로 선임됐고, 어느 정도 문제가 수습되는 듯했다. 이후 연금재단 이사회는 2012년 특별 감사 전 연 수익률이 4.72%에 불과했지만, 12.26%로 증가했다고 홍보해 왔다. 

하지만 외부 회계 감사 결과, 홍보 내용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가립회계법인은 9월 15일 예장통합 100회 총회 둘째 날, 20일 넘게 실시한 감사 중간보고를 했다. 중간보고라는 점을 감안해도, 그간 연금재단 이사회가 발표해 온 것과 차이가 컸다.

회계법인은 실제 수익률이 3배 가까이 올랐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연금재단이 이사회의 결의 없이 재정이 지출했고, 3년간 소송비용으로 9억여 원을 썼다고 했다. 투자하고도 회수하지 못한 돈은 100억이 넘었고, 수익률도 발표한 것보다 낮았다.

특별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분류하면 8가지나 된다. 내용을 보면, △대체 투자 자산의 비중 증가 및 이자율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주요 사항 △투자 일임 계약서상 주요 기재 사항 누락 △과도한 소송비용 지출 △기금 운용 가이드라인 결함 △순연금 수지 약화 △전 특별 감사인의 증권 계좌 관리 △국민연금 등 타 연금 관련 재단보다 투자 수익률 저조 등이다.

▲ 중간보고를 하고 있는 가립회계법인 관계자. ⓒ뉴스앤조이 이용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연금재단 이사회는 지난 7월 말, 고금리 대부업 의혹에 휩싸이자 연금 가입자들에게 서신을 보냈다. '사실 무근'이라는 내용과 함께 "2012년 12월 말 기준 자산 기금이 2,869억 원에서 2015년 7월 말 기준으로 3,629억으로, 760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평균 수익률은 6.58%에 이른다고 했다. 그러나 외부 회계 감사 결과, 이 기간 연평균 수익률은 2.42%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국민·사학연금 등의 수익률은 4.16%였다.

투자에 대한 '경고'도 있었다. 현재 연금재단의 투자 비율은 주식(52%), 대체 투자(24%), 채권(2.96%)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점진적으로 주식 비율을 낮추고 대체 투자 비율을 높여 가고 있다. 대체 투자 연평균 이율은 9~10%로 나타났지만, 리스크를 안고 있다. 실제 이사회는 두 회사에 220억을 투자했다가 135억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2013년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투자했다가 4억 5,000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밖에도 거래하며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지난 2012년 연금재단 외부 특별감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인사에게 증권 계좌 관리를 맡긴 정황도 드러났다. 회계법인은, 갈수록 연금 납입 금액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15년 이내에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총대들은 여전히 불투명한 기금 운용과 저조한 수익률 이야기를 듣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금가입자회장 이군식 목사는 가입자회가 주장한 게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총회 지시를 따르지 않고 불법 투자에 가담한 이사들의 징계를 요청했다. 총대들은 이사 11명 중 9명을 새로 선임하기로 했다. 연금재단 직원들에게는 해임된 이사들의 지시에 따르지 말라고 했다. 또, 2012년 1월 1일부터 2014년 12월 31일로 정한 회계 감사 기간을 2015년 12월 31일로 1년 연장했다.

▲연금재단 이사회와 대립각을 세워 왔던 가입자회 측은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가입자회장 이군식 목사는 "그간 가입자회가 주장해 온 게 사실로 드러났다"며 연금재단 이사들의 해임을 촉구했다. 총대들은 이사 11명 중 9명을 해임하기로 결의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중간보고인 점을 감안해도, 그간 연금재단 이사회가 밝힌 내용의 차이는 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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