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VS 행위 - 균형 잡힌 복음 전파> / 듀웨인 리트핀 지음 / 유정희 옮김 / 아가페북스 펴냄 / 256쪽 / 1만 2,000원

강렬하고 멋진 빨간색 책 표지가 내 눈을 사로잡았지만, 제목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말 대(VS) 행위'라니, 말과 행위를 왜 대립 구도로 놓고 보아야 하는지 선뜻 감이 오지 않았다. '균형 잡힌 복음 전파: 선행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오해에서 벗어나라!'는 부제가 말과 행위 중 '말'에 강조점이 있다는 선입견을 주면서 전도에 관한 책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책이 복음에 대해서 아주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교회가 해야 할 사명이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논의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단순히 '전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것인가를 논하는 실천적인 책은 아니다. 교회의 본질이 무엇이고 사명이 무엇인가에 대한 신학적 논의를 아주 쉽게 풀어낸 책이다.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배우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는 이 책을 우리 교회 교우들이 읽도록 권하고 싶다. 이 점을 가장 성경적으로 잘 풀어낸 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목회자들과 신학도들에게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이 어떻게 목회를 해야 할 것인가, 방향을 잡아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우선 저자는 복음은 언어적인 것이며, 복음을 전하는 것은 언어적 행위라고 말한다. 그래서 말이 아니라 그저 선을 행하거나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으로는 복음을 전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복음의 능력은 전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복음 그 자체에 있다.

"우리는 질문해 보아야 한다. 언제 교회가 온전한 모습을 갖춘 적이 있는가? 언제쯤이면 교회가 하나님이 바라시는 온전한 모습이 될 것인가? 교회는 처음부터 엉망이었고, 대계명을 실천하는 삶에 한참 못 미쳤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우리의 부족함 때문에 복음의 영적인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복음 자체는 여전히 놀랄 만큼 강력하며, 믿는 자들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다."(59쪽)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에는 언어적 차원과 비언어적 차원이 있으며, 사람들은 비언어적 메시지를 언어적 메시지보다 더 많이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복음은 단순히 말로만 전할 수 없다. 사람들은 말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서 그 말에 대한 신뢰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하야카와(S, Hayakawa)의 '추상화 사다리'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복음이 단순히 추상적 개념에만 머물고 있으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복음은 언어를 통해서 전파해야 하지만, 하나님의 백성들의 구체적인 삶 속에서 실제적으로 보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관념 속에서만 하나님을 인정할 뿐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표현되지 않는 신앙이란 야고보서에서 말하는 귀신들의 믿음일 뿐이다. 복음에 합당한 행위는 개인의 삶, 가정, 믿음의 공동체(하나님의 백성), 일반 사회 그리고 자연 세계의 영역에서 구체화하여 나타나야만 한다. 그때 진짜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성경의 일차적인 관심이 믿음의 공동체에 대한 것이지, 믿음의 공동체 밖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성경구절을 통해서 보여준다. 물론 일반 사회에서의 자비와 사랑의 행위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 책은 오늘날 이 세상 사람들이 말(복음전파)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반면 행위(선행)에 대해서 환영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러나 이 세상이 환영하는 것에 따라서 교회가 움직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아쉽게도 오늘날 수많은 매체가 좋은 교회를 세상적 관점에서 정의하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따라야 할 교회의 모습은 성경 속에서 발견해야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중요한 주제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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