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 김정환 씨는 9월 8일 동영상을 하나 올렸다. 지난 8월 15일 열린 '건국 67주년 기념 국민대회'에서 30여 명의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내용이었다. "물리치자 공산당" 등의 가사 때문에 파문이 일었다. (미디어몽구 유튜브 갈무리)

9월 8일,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에 동영상 한 편이 올라왔다. 지난 8월 15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건국 67주년 기념 국민대회(국민대회)' 실황 일부였다. 동영상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30여 명이 합창하는 장면이 있었다.

한 달 가까이 지난 행사가 아이들이 부른 노래 가사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노래 가사는 SNS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됐다. '한국을 빛낸 100인의 위인들'을 개사한 노래였다.

"속지 말자 공산당 거짓 평화 물리치자 공산당 거짓 분열
깨어 있는 안보 의식 이 나라 국방력 하나님이 지켜 주신 대한민국 코리아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습니다!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고 반공 태세를 굳건히 하여
자유 민주 대한민국을 지킵시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아멘!"

아이들에게 잘못된 역사를 전한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국민대회 주최 측은 바른 역사 교육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9월 8일 자 보도에 따르면,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이희범 사무총장은 "역사적 사실 그대로 노래 부르는 꼬마들에게 세뇌 교육을 시켰다고 하는 건가. 바르게 배운 학생들이 바른 소리를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아이들은 고 박윤식 원로목사가 있던 평강제일교회 ‘평강어린이역사노래합창단’이었다. 어린이 합창단의 노랫말에 '아멘' 소리가 등장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이미 평강제일교회에서는 이 노래를 여러 번 불렀다. 유튜브에서 '한국 역사가'를 검색하면 군복 입은 아이들이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을 볼 수 있다.

▲ 국민대회 순서는 대부분 목사가 맡았다. 발언 내용은 조금씩 달랐지만 대체로 이승만을 국부로 모셔야 한다는 내용과, 하나님이 대한민국에게 복을 줘 잘 살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미디어몽구 유튜브 갈무리)
 

국민대회에 참석한 기독교인은 평강제일교회 아이들뿐만이 아니었다. 많은 보수 기독교인과 목사들이 참석했다. 300여 개 단체가 참석했지만, 그중 목사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이날 행사에는 10여 명의 목사가 등장했다. 우선 눈에 띄는 사람은 홍재철 목사다. 홍 목사는 대회를 주최한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회' 상임의장을 맡고 있다. 국민대회에서 대표 기도를 한 홍 목사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로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되었지만 아직도 건국절을 지키지 못하고 있으니 용서해 달라, 저 북한의 위협과 친북 좌파 세력의 책동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 달라"고 기도했다. 단상 아래에서 아멘 소리가 크게 울렸다.

김성광 목사(강남순복음교회)도 있었다.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공동의장 자격으로 순서를 맡은 김 목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한민국 역사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우리를 축복하시는가. 첫 번째로 세종대왕을 보내신 것이 축복입니다. 두 번째로 이순신 장군, 세 번째로 이승만 대통령을 세운 것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생각합니다."

사단법인 세계기독교한인총연합회 부총재 이승렬 목사는 일제강점기 역사를 되짚으며 일본의 역사 왜곡에 분개했다. 그런데 정작 안중근 의사를 두고 "하얼빈역에서 도시락 폭탄으로 의거"했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언 순서에서 김노아 목사(사단법인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가 국회의장에게, 강기원 목사(대한민국동성애반대국민운동본부 본부장)가 여야 대표에게, 이건호 목사(사단법인 남북청소년협력교류연맹 상임회장)가 북한 동포에게, 진택중 목사(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공동회장)가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낭독했다. 내용은 조금씩 달랐지만, 요지는 대체로 비슷했다. 이승만 대통령을 국부로 추앙해야 하고, 1948년 8월 15일을 건국 기념일로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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