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큰빛교회 임현수 목사는 지난 1월 31일 방북했다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1997년부터 꾸준하게 대북 지원 사업을 펼쳐 왔다. 약 6개월 만에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임 목사는, 자신이 북한 체재 전복을 위해 일해 왔다며 엄중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큰빛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1월 31일 북한에 입국한 뒤 연락이 두절된 토론토 큰빛교회 임현수 목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관련 기사: 캐나다 한인 교회 목사, 방북 후 연락 두절) 7월 3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평양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임현수의 내외신 기자회견'이라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서, 임현수 목사는 회견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90도로 인사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준비된 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임현수 목사는 자신을 남조선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신학을 전공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자신은 기독교 사역자라는 신분을 이용해 북한을 드나들면서 인도주의적 지원이라든가 무상 기증 사역을 해 왔지만 실상은 겉과 속이 달랐다고 했다. 

"제가 저지른 가장 크고 엄중한 범죄는 공화국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심히 중상 모독하고 국가 전복 행위를 감행한 것입니다. 공화국 주민들에게 노동당과 공화국 정부가 먹을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구원해 준다는 사실을 주입하기 위해서 자강도 일대와 청진과 신의주와 전국의 각처에 기증하는 수많은 식량 마대에 의도적으로 십자가를 그려 넣고 교회 이름도 쓰고 성경 구절을 써서 들여보내기도 했습니다."

여러 차례 공화국의 각처를 돌아다니며 인도적인 활동을 한 것도 "종교 국가를 세우기 위한 거점을 꾸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공화국을 지원하고 기증에 열성을 부린 것도, 근본 목적은 북조선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수뇌부에 대한 충정의 마음을 지워 버리는 데 있었다"고 했다. 

임현수 목사는 그동안 자신이 기독교 교리에 어긋난 행위를 저질렀다고도 했다. 그는 자신을 향해, "미국과 남조선 보수 세력들과 그런 사람들의 대변자가 되어서, 공화국에 대한 온갖 거짓과 허위와 모략으로 얼룩진 궤변들을, 수많은 동포들이 동족을 반대하고 서로 이간질하는 데 앞장선 이런 놈이 무슨 교직자고 인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토론토 큰빛교회는 담임목사가 북에 억류된 사실이 알려진 후 지역에서 기도회를 여는 등 그의 석방을 호소해 왔다. (관련 기사: 북한에 구금된 임현수 목사 위한 기도회) 7월 30일, 임 목사의 소식이 언론에 공개된 후 교회 홈페이지에도 짧은 공지글이 떴다. 임현수 목사가 기자회견을 했다는 것과 계속해서 기도를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로이터통신>은 캐나다 외교부가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이후에도 특별한 대비책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괄적으로 배포된 자료를 통해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임현수 목사를 깊이 걱정하고 있다. 그와 접촉할 수 있도록, 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꾸준히 북한 주민들을 도왔던 목사들에게 제재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북한에서 11년간 사역한 김국기 목사에게도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관련 기사: 북한 주민 위해 11년간 사역한 목사, 간첩으로 둔갑/북한 억류된 김국기 목사, 무기징역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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