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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당금 교회' 목사, "초대교회가 롤 모델"
수원남부감리교회 민병소 목사, 헌금 나누지 않고 축적하는 한국교회 비판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5.07.27 20:35

   
▲ 수원남부감리교회는 지난 5개월간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1만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초대교회가 물질을 함께 공유한 것처럼 오늘날 교회도 헌금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단이 돈 주는 거 봤나? 배당금은 초대교회 교인들이 물질을 나눈 것처럼, 헌금을 나눠 갖는 것을 말한다. 잘 모르면서 비판부터 한다."

'배당금 교회'로 유명세를 치른 수원남부감리교회 민병소 목사(68)가 비판 여론에 대해 아쉽다는 듯 말했다. 지난 6월 중순, 주일예배에 참석하면 1만 원을 준다는 내용이 담긴 교회 전단지가 인터넷에 공개된 직후, '이단' 아니면 '다단계'라는 반응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7월 26일 일요일, <뉴스앤조이> 기자는 '배당금 교회'를 직접 찾아가 민병소 목사를 만났다. 민 목사는, 교인을 상대로 돈을 갈취하는 이단이나 물건을 파는 다단계가 아니며 전도를 목적으로 배당금을 주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주택이 밀집한 곳에 자리한 수원남부감리교회는 평범한 교회처럼 보였다. 3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1층은 사택으로 2~3층은 예배당으로 사용한다. 예배당 정면에는 큰 십자가가 걸려 있고, 왼편에는 노란색 현수막이 달려 있었다. 현수막에는 △교회 만들기는 초대교회같이 한다 △목회 정치는 웨슬리같이 한다 △신학은 칼빈같이 한다 △개혁은 루터같이 한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오전 11시 주일예배는 여느 교회와 같이 묵상으로 시작해 축도로 끝이 났다. 기자를 포함해 35명이 참석했다. 이날 설교 제목은 '자본주의를 이기는 믿음'(행 2:43-47, 4:32:-35)이었다. 민 목사는 초대교회처럼 이웃 사랑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웃은 바로 옆에 앉은 교인 여러분이라고 했다. 초대교회가 물질을 공유해 하나님이 기뻐했고, 믿는 사람을 교회로 많이 보내 줬다고 했다.

예배가 끝나자 교인들은 일렬로 예배당을 천천히 빠져나갔다. 문 앞에서 한 남자 집사가 흰색 봉투를 교인들에게 나눠 줬다. 봉투에는 배당금 1만 원이 들어 있었다. 교인들은 지하 식당으로 이동해 점심을 먹었다.

수원남부감리교회를 찾는 이들은 대부분 전단지를 보고 왔다. 수평 이동해 온 교인보다 비기독교인이 많았다. 예배에 참석한 박 아무개 씨는 "한 달 전 길에서 전단지를 보고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원남부감리교회는 지난 3월부터 5회에 걸쳐 배당금 전단지를 배포했다. 장마가 끝나면 전단지를 또 돌릴 계획이다. (관련 기사: '배당금 교회' 목사, "이것이 자본주의 이기는 방법")

논란의 '배당금'을 기획한 민병소 목사와 2시간 동안 대화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물질부터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 열린 회초리 기도회를 비판하며 "그럴 시간에 헌금을 나누는 게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또 열린 '회초리 기도회', "수다 떠느라 시간 낭비 회개")

아래는 민 목사와 나눈 대화를 요약한 것이다.

   
▲ 40년 넘게 목회해 온 민병소 목사는 "좀 더 일찍 배당금을 나누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배당금 주는 교회'로 인터넷과 SNS에서 논란이 됐다. 교인들과 주위 반응은 어땠나.

교인들은 여론을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외부 반응이 컸다. 문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대형 교회 담임으로 있는 한 동기 목사는 전화로 "돈을 주는 게 사실이냐"고 물어 왔다. 그렇다고 하니까, "민병소 돈 많네"라면서 농을 치더라. 그래서 당신도 교인들과 헌금 한 번 나눠 보라고, 정말 좋다고 추천했다. 또, 신고가 들어갔는지 경찰이 교회에 찾아온 적도 있었다. 교회가 돈을 주는 것을 수상히 여겼던 모양이다. 배당금 취지를 설명하니 오히려 "좋은 일 한다"고 말했다.

- 전단지를 본 누리꾼들은 '다단계' 또는 '이단' 아니냐고 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교회 안에서 장사를 하겠는가. 그리고 돈 주는 이단 봤는가. 오히려 뺏으려 안달이지. 혹자는 배당금 지급을 놓고 '돈 놓고 돈 먹기'라고 표현하던데,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 앞서 '구제비'를 '배당금'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이유가 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명칭을 놓고 오래 고민했다. 일반적으로 교회가 '구제비'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해서 따라했는데, 별로 효과적이지 않았다. 실제로 구제비를 지급받은 한 교인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교회를 떠났다. 당사자는 자신의 형편이 어렵다는 건 인정했지만, 구제라는 표현이 싫었던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연금'과 '배당금'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

- 개인적으로 구제비보다 배당금이라는 표현이 더 이상한 것 같다. 배당금은 목사님이 줄곧 비판하는 '자본주의'에 더 적합한 말 아닌가.

그런가. (웃음) 마땅한 단어가 없었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다보니 배당금으로 정한 것이다.

- 배당금을 지급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교회가 왜 침체되고 있는지 14년간 연구했다. 가장 큰 문제는 물질과 맞닿아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를 사는 지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회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지로 내몰리는 사람이 많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다. 그러던 중 초대교회에서 해답을 찾았다. 초대교회 공동체는 물질을 서로 공유해 이웃 사랑을 실현했다. 오늘날 교회는 물질을 쌓아 두려고만 하지 나누려 하지 않는다.

- 배당금을 주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해결될 것으로 보는가.

배당금은 하나의 방편일 뿐이다. 우리 교회는 형편상 1만 원밖에 주지 못하지만, 점차 증액할 것이다. 이 돈은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된다. 한 여성 교인은 "이 돈이면 한 달치 계란을 먹을 수 있다"면서 고맙다고 했다. 많이 가진 교회가 물질을 나누면 분명히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 묵상으로 시작한 예배는 축도로 끝이 났다. 교인들은 찬송을 따라 부르고, 통성 기도도 했다. 노인이 대부분이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배당금이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는가.

개교회에 대한 인식 변화와 교회 부흥 두 가지다. 교회가 왜 욕을 먹는지 생각해 보자. 바로 '돈' 때문이다. 배임·횡령·탈세·유용 등은 목회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가 돼 버렸다. 착한 일 해야 할 교회가 돈을 가지고 장난을 치면서 세상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고 있다. 하나님의 돈을 독식하지 않고, 나누면 세상 사람의 평판도 달라질 것이다. 개신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배당금 전단지를 뿌린 직후 교인은 꾸준히 늘고 있다. 6명이던 교인이 40명을 넘었다. 대부분 믿지 않았던 사람들이 교회 문을 두드렸다. 배당금을 받기 위해 찾았던 사람도 예배 시간에 기도와 찬양을 하고 설교에 집중한다. 주위 반응도 좋다. 돈 내는 교회가 아닌 헌금 '주는' 교회로 동네에서 소문이 났다. 지난 500년간 헌금 장사를 해 왔던 개신교에 적잖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교회가 돈을 버려야 살 수 있다.

- 2년 전 교회 찾는 노인들을 취재한 적 있다. 이들은 소일거리 삼아 일요일마다 교회를 전전하며 1,000~5,000원씩 용돈을 받았다. 배당금을 받기 위해 교회 찾는 이들과 차이가 없어 보인다.

'진의'가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분들은 모두 등록 교인이다. 헌금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예배 시간에 헌금함도 돌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알아서 헌금을 낸다. 설교 시간에 졸지도 않고 아멘도 외친다. 믿음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 "사람 끌어들이려고 배당금 주는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돈을 앞세운 '전도 마케팅'으로 보는 이도 있다.

이 부분이 가장 오해가 있는 지점이다. 전에 광명에서 목회할 때 교인이 70~80명이었다. 표현하기 좀 그렇지만, 먹고살 만했다. 목회나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수원남부감리교회에 부임하고 나서 보니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우선 교인이 6명밖에 없었다. 교회를 추스르고 있는 힘껏 목회를 했다. 그렇게 1년을 했지만, 교인 수는 변화가 없더라. 홍보를 제대로 해 보자고 생각했다. 여기에 오랜 연구 결과물인 '배당금' 소개 글을 넣어 전단지를 돌린 것이다. 단순히 사람 낚으려고 배당금을 내세운 것은 아니다.

- 일부 교회는 예산의 일정 부분을 선교·구제비로 내놓고 있다. 많게는 예산의 절반을 내놓는 곳도 있다. 예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교회와 배당금 교회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교회가 선교·구제비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하다고 본다. 돈에 얽매이지 않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와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결국 '나눔'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예산의 일부를 사회에 내놓는 교회가 적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대형 교회는 한겨울 노숙인에게 두툼한 옷 한 벌 주는 것 말고 하는 게 없다. 전시성 행사인 것이다. 오히려 큰 교회일수록 배당금을 나눠 줘야 한다. 교회는 돈을 모으는 축적의 경제에서, 마이너스 경제로 가야 한다. 그래야 자본주의 세상을 이길 수 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교회가 이제는 개혁을 하자고들 한다. 하지만 내놓은 개혁 안건을 보면 한결같이 '말씀의 본질로 돌아가자', '영성을 회복하자', '기도에 전념하자'는 식으로 교과서적인 이야기들뿐이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한국교회를 개혁하는 유일한 성경적인 대안은, 나누어 주는 물질 개혁 신앙부터 실천하는 일이다.

   
▲ '배당금 교회'의 롤 모델은 성경에 나오는 초대교회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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