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남부감리교회는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배당금 명목으로 1만 원을 지급한다. 한 달 전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과 SNS에서 화제가 됐다. 민병소 담임목사는 장마가 끝나면 전단지를 또다시 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지난 6월 중순, 인터넷과 SNS에는 주일예배에 참석하면 1만 원을 준다는 이른바 '배당금 교회'가 화제에 올랐다. 인터넷에 공개된 교회 전단지의 골자는, 주일예배에 참석하면 1년에 52만 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고 교회가 부흥할수록 더 많이 받는다는 내용이다. (관련 기사: 교회에서 '배당금'을 준다고?)

전단지는 기독교대한감리회(연합) 소속 수원남부감리교회(민병소 목사)가 지난 3월부터 배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민병소 목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감리교를 창시한 웨슬리 목사도 헌금을 나눠 줬다며 배당금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다른 교회들은 욕심이 많아 배당금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도 했다.

배당금 교회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배금주의를 앞세운 교회라는 비판을 비롯해 "과연 정상적인 교회인가", "다단계 아닐까" 등 의심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당시 <뉴스앤조이>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민병소 목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고 직접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민 목사는 "나중에 입장을 밝히겠다"면서 돌연 인터뷰를 거부했다.

한 달이 지난 7월 21일, 민 목사는 손으로 쓴 편지 한 통과 새로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전단지를 <뉴스앤조이> 사무실로 보내 왔다. 민 목사는 자신을 "한국교회의 갱신을 위해 몸부림치는 68세 노목사"로 소개하며, 장마가 끝나는 다음 주부터 수원 전역에 교회 전단지를 부착할 것이라고 했다.

전단지에 나온 내용은 앞서 논란이 된 전단지와 비슷했다. '배당금 주는 교회'라는 제목 아래에는 "헌금 30%는 공동체 신자들의 몫이다. 이 시대의 종교개혁은 신자들에게 그 헌금을 나누어 주는 것(물질 개혁 신앙)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적혀 있다. 교회가 부흥할수록 더 많은 배당금을 받고, 교회 안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타결된다고 했다.

전단지 뒷면에는 민병소 목사가 쓴 '입장 해명(교회 배당금)'이 실렸다. 민 목사는 4가지 이유를 들면서, 배당금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첫째는 성경적 이유다. 민 목사는 초대교회가 재산과 소유를 교인들의 필요에 따라 나눠 줬고, 교회에 가난한 교인이 없었다고 했다.(행 2:44~45, 4:35) 또 사도 바울이 오네시모의 빚을 갚아 준 것(몬 1:8)을 언급하면서, 교인들에게 배당금을 주는 것은 성경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다.

둘째는 역사적 이유다. 민병소 목사는 웨슬리 이야기를 또다시 언급했다. "웨슬리는 종교개혁의 완결자로서 복음적인 경제 원칙으로 '할 수 있는 대로 나누어 주라'고 강변했다. 그래서 그는 그 많은 헌금을 열심히 나눠 주어 당시 영국 사회를 개혁하지 않았는가. 그야말로 설교만 해댔던 것이 아니라 박애주의자로서 몸소 행한 사랑의 실천자였다."

셋째는 경제적 이유다. 민 목사는 경제적 불평등을 공유 경제(헌금 분배)를 통해 균등화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했다. 민 목사는 "자본주의 세상을 이기는 하나님의 방법은, 나누어 주는 것(배당금)임을 믿고 있다"고 했다. 헌금을 쌓아 두는 것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종노릇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교회의 심각한 문제는 말씀의 빈곤에 있는 게 아니고, 헌금의 용처에 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넷째는 종교학적 이유다. 민 목사는 배당금을 주는 것은 곧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능히 이기는 믿음이라고 했다. 교회 배당금과 관련해 성경·신학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올 경우 언제든지 대화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끝으로 민 목사는 "배당금 문제로 잠시나마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민병소 목사는 오는 9~10월 중에 한국교회의 건강한 부흥 성장을 위해 '참새 방앗간 전도 비법 개혁 컨퍼런스'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당금이 화제가 되면서 많은 문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컨퍼런스를 통해 전도 방법 등을 알릴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배당금'이 전도 마케팅이라는 지적에 대해 민 목사는 오해라고 말했다. 그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사실 배당금은 '구제비'다. 교회 예산의 30%는 구제비로 사용하는데, 받는 사람 입장에서 기분이 나쁠 수 있을 것 같아 배당금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전도를 목적으로 배당금을 주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는 "어차피 헌금은 하나님의 것이다. 이웃을 위해 푸는 게 잘못된 것인가. 사람 끌어들일 목적으로 장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전단지 뒷면에는 민병소 목사가 쓴 '입장 해명(교회 배당금)'이 실렸다. 민 목사는 "사람 끌어들일 목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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