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퀴어 문화 축제. 보수 기독교 반동성애 운동의 중심에는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가 있었다. 소 목사는 6월 1일 출범한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의 본부장이었다. 그가 지난 5월 말 했던 설교 - 동성애가 네오막시즘을 통해 확산되었다는 소 목사의 주장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인들의 논리가 되었다. 퀴어 퍼레이드 당일에도 "신 막시즘의 앞잡이 동성애 절대 반대!"라는 피켓이 종종 등장했다. (관련 기사: 기독교인 1만 명, 퀴어 퍼레이드 반대 집회)

그는 시쳇말로 '핫'한 목사다. 새에덴교회에는 매 주일 3~4만 명이 모인다. 올해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의 큰 행사인 '목사 장로 기도회'도 새에덴교회에서 열렸다. 소 목사의 개인 홈페이지를 보면 일주일에 소화하는 대외 일정이 기본적으로 3~5개다. 그는 김삼환·오정현·이찬수 목사 등 국내 유명 목사들이 주 강사로 섰던 할렐루야 대뉴욕 복음화 대회(할렐루야 대회)에도 두 번이나 초청받았다.

소강석 목사는 종교인이지만 교계에 제한되지 않는 광폭(廣幅) 행보를 보인다. 2014년 10월 5일 있었던 소 목사의 <스펙을 넘어 스토리를 만들라>(쿰란출판사)의 중국판 저서 <超越灿烂的经历(찬란한 경력을 초월하라)> 출판기념회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그의 정계 인맥을 보여 주는 일이었다. (관련 기사: 조용기·이명박, 소강석 출간 기념회에 참석해 극찬) 2012년 예장합동 기도한국 대회에서는 당시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회장이었던 황우여 부총리(당시 새누리당 대표)를 치켜세우며 박근혜 대통령(당시 대선 후보)을 전도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관련 기사: "제일 큰 장자 교단 된 것 감사"또 그는 △국가조찬기도회 자문위원 △한일기독의원연맹 지도목사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소강석 목사는 자신만의 신학도 보유하고 있다. 바로 '생명나무 신학'이다. 그의 신학 체계는 생명나무 과실 대 선악과의 이분법이다. 소 목사가 쓴 <생명나무>(쿰란출판사)를 보면, 선악과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준 일종의 '제한'이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이다. 하나님을 섬기지 않는 인간이 스스로 선악을 판단할 수 없다는 걸 상기시키기 위해 선악과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 목사는 교회에 대한 충성을 연결시킨다. 교회와 주의 종을 사랑하지 않고 무작정 비판하는 것은 선악과를 먹는 행동이며 멋대로 하는 선악 판단이다. 그의 신학은 비판 자체를 부정할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소 목사의 생명나무 신학은 인기가 많다. 2009년부터 꾸준히 '생명나무 목회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는데 참석하는 목회자만 해도 1만 명에 달한다.

<뉴스앤조이>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보수 기독교계의 차세대 리더로 떠오르고 있는 소강석 목사를 7월 7일 팔레스 호텔에서 만났다. 그의 최근 행보와 목회 철학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요즘 개신교계에서 뜨고 있는 화제의 인물이다. 그는 교계에 제한되지 않는 광폭(廣幅) 행보를 보이고 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동성애자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 하지만 탈동성애 운동 필요해"

- 지난 6월, 동성애대책위 본부장을 맡으면서 퀴어 축제를 반대하는 운동을 했다. 한국 사회와 교계, 그리고 기독인 동성애자들의 반응을 봤을 때 그 결과가 어떤 것 같나.

6월 28일부터 시작된 할렐루야 대회에 강사로 참석하느라 퀴어 퍼레이드 반대 집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당시 현장에 없어서 집회 결과에 대해 이렇다 말할 처지가 아니다. 다만 집회가 신사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건 아쉽다. 출국하기 전 동성애대책위에서 당시 집회를 준비했던 실무자에게 심사숙고하며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개인적으로 동성애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모두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요, 하나님 안에 한 형제자매이지 않나.

- 퀴어 축제에서 공격적으로 대응하면서 동성애를 정죄했는데, 목사님의 미안한 마음이 동성애자들에게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하나.

당시 반대 집회 피켓 문구에는 동성애자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게 전달이 되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분명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만큼, 동성애자를 치유하고 돌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 일환으로 동성애 성향을 치료하는 탈동성애 사역을 계획하고 있다.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은 도와주려 한다. 물론, 동성애를 행복으로 여기는 사람에게 탈동성애를 강요할 생각은 없다.

- 올해 2월 간통죄가 폐지되던 때 교계는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간통죄가 동성애에 비해 덜 심각하다고 여기기 때문인가.

질에 있어서는 동성애가 더 심각하지만 사회에 만연한 걸로 치면 간통죄가 더하다. 가정에 끼치는 악영향까지 생각하면 간통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다만 간통죄 폐지 당시 교계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에는 할 말이 없다. 그 부분에서 깨어 있지 못했던 걸 인정한다.

- 지난 5월 31일 주일 설교에서 목사님은 네오막시즘의 영향으로 동성애가 확산되었다고 했다. 물론 성적 억압을 풀어 줘야 한다는 이론이 네오막시즘이라는 사상의 흐름 중 일부로 나오지만, 그게 동성애 조장이나 교회 파괴로 직접 연결되는 건 아니다. 목사님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가.

내가 철학을 전공한 게 아니라 정확한 내용은 틀릴 수 있다. 다만 지금 현실을 보면,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가 말한 '성 정치', '성의 해방'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추세다. 영국 교회도 동성애를 인정했고 미국도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한국에도 그런 바람이 불고 있다. 이게 성 정치를 주장한 네오막시즘의 영향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 이 시대에 성소수자들의 인권이 부각되는 건 시대정신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이걸 마치 음모론처럼 네오막시즘의 이론을 좇는 사람들이 의도를 가지고 전략을 짜 동성애를 퍼트렸다고 말하면 안 된다. 이를 빌미로 종북 패러다임을 지닌 사람들이 동성애자들을 종북 좌파로 몰아갈 가능성을 생각해 보지 않았나.

나는 지금의 현상을 동성애자들의 전략이라고 본다. 이미 동성애자들은 소수의 인권을 보장하라는 미명하에 세계적으로 연합해서 활동하고 있다. 역사가 그걸 보여 주고 있지 않나. 나는 네오막시즘에서 동성애가 시작되었다는 의미로 말한 게 아니다. 동성애를 확산시키는 사람들이 네오막시즘의 성 정치 사상을 전략적으로 이용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생명나무 신학, '생명 과실' vs. '선악과'의 과도한 이분법

- 목사님의 신학이 생명나무 신학이다. 주요 논리가 생명나무 과실과 선악과의 구분인데, 전자는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후자는 과하게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교회 내 비판 세력을 선악과로 분류한다. 너무 극명한 이분법적 논리를 세웠다고 생각하지 않나.

성서에서 선악과를 금지했다. 사탄이 선악과를 먹으라고 유혹하면서 이걸 먹으면 하나님처럼 된다고 했다. 하나님은 안중에도 없이 선악 판단을 자기 혼자서 하라며 꾀는 거다. 교회 분쟁을 생각해 보라. 충분히 은혜롭고 덕스럽게 해결할 수 있음에도 자신의 논리나 잣대로 서로를 판단한다. 그 끝은 공멸이다. 내가 교회 분쟁 다루는 고발 프로그램은 빠지지 않고 챙겨본다. 어떤 사람은 이런 걸 보면서 기분 좋을지 모르나 어떤 사람은 가슴이 미어터진다. 아예 판단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말씀의 원리에 따라 판단하자는 거다.

- 지금의 이분법적 구도라면 교회에 문제가 있을 때 본질은 드러나지 않고 비판하는 사람만 악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 비판 안에도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물론 건강한 비판이 있다. 그렇지만 기독교를 비판하는 이들 중 하나님과 교회를 사랑해서 행동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 모두 자기 입장에서 판단한다. 비판을 위한 비판일 뿐이다. 교회에 덕이 안 되는 이런 싸움은 크게 볼 때 선악과다. 나의 선악과 비유는 현실에서 나온 것이니 한국교회의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는 애착으로 생각해 달라.

"명예욕은 없다, 다만 한국교회 선한 지도자가 되고 싶을 뿐"

▲ 소강석 목사는 자신의 소신을 밝히면서도 합리적인 지적은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 목사님은 예장합동의 목사 장로 기도회나 할렐루야 대회에서 설교한 적이 있다. 그런 굵직한 대회 강단에 선다는 건 교계 정치권에서 보면 명예다. 교계에서 확실하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를 잡기 위해 지금부터 이력을 쌓는 것 아닌가.

내가 교계 정치에 뜻을 두었다면 이미 한자리 잡고 있지 않겠나.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에서 언론출판위원장을 역임했을 때도 주위 사람들이 자리 욕심부린다며 수군댔다. 지금은 한기총 관직에 관심도 없다. 동성애대책위 본부장도 내 명예 때문에 한 게 아니다. 할렐루야 대회도 마찬가지다. 명예를 위한 적은 없다.

리더십에 대한 욕심은 있다. 그건 분명하다. 나는 한국교회의 지도자가 되고 싶다. 한기총 대표회장 같은 자리가 탐난다는 게 아니다. 목회자로서의 목표다. 기왕 주류 기독교계 목회자로 하나님께서 부르신 마당에 좀 더 많은 영향력, 좀 더 넓은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나. 한국교회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만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고 보람이다.

- 목사님은 십일조하고 목사 말에 순종하면 복 받는다고 자주 말하는데, 이런 내용은 지금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소득 불균형으로 한국 사회에 경제적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교회의 이익과 목회자의 권위를 세우기 보다 희망을 줄 수 있는 설교를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나는 십일조를 구약의 율법처럼 강요하지 않는다. 재정이 어려운 사람은 교회에서 도와줄 수 있다. 주의 종을 섬기라고 하는 부분도 지도자를 존경하라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새에덴교회에 학력 높고 수준 높은 사람들이 많은데 목사에게 순종만 하라고 하면 그 사람들이 붙어 있겠나.

대형 교회 목사가 십일조하고 목회자 존중하라고 설교하면 주변에서 불편하게 바라보는데, 솔직히 대형 교회 욕하면서 재미 보는 사람도 있지 않나. 교회를 욕하면서 본인이 인기를 얻는 것이다. 자기가 언론 단체도 아니면서 교회 비판으로 명예를 쌓는 이유가 뭔가. 교세 확장에 눈이 먼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목회자라면 무릇 자신만의 성을 쌓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는 교세 확장이나 목사의 권위 확립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에 동의…이념 떠나 옳은 일은 실행해야"

-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겠다. 목사님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세월호에 대해 강단에서 설교한 적이 있나.

작년 4월 참사가 벌어졌을 때 나는 주일 설교에서 정부의 세월호 초동 대처 실패를 지적했다. '침몰하는 세월호의 유리를 깨서라도 구했어야 한다', '유가족들의 아픔과 절규에 공감하고 함께 애도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 피해자 가족들은 진상 규명을 원할 뿐이었는데 특별법을 제정하고 시행령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 정치 싸움으로 번졌다. 미수습자 9명이 아직 바다 밑에 있고 선체 인양도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목사님의 입장은 무엇인가.

보수 목회자들 중에서 가장 먼저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바로 나다. 이것 때문에 야당 의원들 만나서 "무리수 두지 마라.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면 안 된다. 너무 무리한 보상안 추진하지 말고 유가족 분들의 치유에 힘을 쏟자"고 이야기했다. 여당 의원들에게도 똑같이 건의했다.

교단지에도 칼럼을 써서 선체 인양하고 기념 공원 만들어 이 아픔을 잊지 말자고 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다음 세대에는 동일한 참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유의하자고 했다. 그 정도 의식은 있는 사람이다.

- 교회에서 세월호 관련 설교할 때 부담은 없었나. 반발하는 교인들이 있었을 것 같다. 교인 중 이념적으로 보수인 분들이 많지 않나.

세월호특별법 제정과 선체 인양은 옳은 것이다. 아무리 이념적으로 보수라 할지라도 옳고 그름은 분명해야 한다. 보지 않는 데서 불평하는 사람들이야 있을지 몰라도 세월호와 관련한 발언 때문에 교회를 떠난 사람은 아직 없다.

- 세월호 피해자 가족을 만난 적이 있나.

물론이다. 안산 분향소도 교인들과 함께 7번 찾아가서 만나고 왔다. 작년에 안산시기독교연합회 회장이었던 유재명 목사를 통해서 피해자 가족을 소개받고 위로하고 왔다. 시행령 폐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피해자 가족들은 아직 못 만났다. 그분들을 공개적으로 만나면 사람들이 오히려 손가락질한다. 목사가 정치한다고.

- 목사님이 대형 교회의 차세대 리더로 부각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하면 정치적 꼼수가 있다고 오해받는다. 교계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단독으로 행동할 수는 없다.

안산 분향소에 찾아가니까 큰 교회 목사라는 이유만으로 욕을 먹더라. 나중에 오해가 풀린 경우도 있지만 사람들이 나를 달가워하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있다.

- 마지막으로 <뉴스앤조이>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뉴스앤조이>가 한국교회를 위해 기여하는 바와 그 역할을 인정한다. 누군가는 교계를 정화하기 위해 채찍질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가끔은 너무하다 싶을 때가 있다. '이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채찍질 다음에는 칭찬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대형 교회라고 다 나쁜 면만 있는 게 아니잖나. 너무 한쪽 편만 들지 말고 양쪽 모두의 입장을 대변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