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멘토링사역원 소식지 3호를 발간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에서 하는 다양한 소식도 전하고, 그동안 사역에 동참해 주신 여러 분들의 글도 실었습니다. 소식지에 실린 주요 글을 하나씩 게재해 <뉴스앤조이> 독자들과 나눕니다. - 편집자 주
▲ 음동성 목사의 설교 학교 강의를 듣고 있는 이범희 님.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작년 여름 대학원 게시판에 붙어 있는 홍보물을 보고 목회멘토링사역원에서 주관하는 '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를 처음 알게 됐다. 마침 동생이 회사에서 주관하는 멘토링 캠프에 참여해 큰 도움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던 터라 선뜻 신청했다. 그렇게 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를 다녀왔고, 그 시간을 통해 그동안 품고 있었던 건강한 목회에 대한 마음과 생각이 부쩍 자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이번에는 '설교 학교'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이메일로 접하게 됐다. 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에서 만났던 박대영 목사님이 해 주었던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어느 날, 한 청년이 박대영 목사님에게 와서 이런 말을 하더란다. "목사님, 한 편의 진실한 설교가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 제 삶이 증명합니다." 그 말을 듣고 박대영 목사님은 이제까지 건강한 설교를 우선순위에 두었던 자신의 목회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설교 학교 안내 메일을 보는 순간 이 이야기가 생각났고 건강한 설교가 건강한 목회의 방향을 잡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신청서를 보냈다.

설교 학교 2학기 '묵상과 해석의 과정'에 참여했다. 큐티는 늘상 많이 하지만 그 묵상이 설교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늘 만만치 않다. 큐티 따로 설교 따로였던 내게 새로운 지평이 열리리라 기대를 하며 첫 시간부터 참여했다.

첫 시간은 박대영 목사님의 강의였다. 설교의 위기는 묵상의 빈곤에서 온다는 목사님의 강의는 내게 한 가지 도전을 주었다. "말씀 묵상을 넘어서 사람을 묵상하자. 그리고 세상도 묵상하자. 설교자는 사람과 세상을 등지고 말씀만을 외치는 존재가 아니다.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고 그들을 향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사람이다." 

이후 음동성 목사님과 이영재 목사님의 강의는 설교자의 삶과 일상에 대한 강조가 주를 이뤘다. 이제 곧 은퇴를 앞둔 음 목사님은 후배 목회자들에게 단지 좋은 말만 하며 사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쳐 주셨다. 이영재 목사님은 다양한 성경 해석의 틀이 가진 장단점을 정리해 주시면서 설교자는 먼저 자신의 삶을 통해 본문을 해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런 매시간을 통해 설교의 기술보다는 설교가 무엇인지, 설교자의 삶은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학기 마지막 순서인 안진섭 목사님의 강의였다. 설교 준비를 위한 해석의 여러 단계들을 창세기 39장 19~23절을 통해 하나씩 실습하며 배울 수 있었다. 목사님이 제안한 여러 단계를 거치며 창세기 39장 본문을 살펴보니 이제껏 으레 들어 왔던 설교와는 다른 방향성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요셉이라는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요셉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요셉의 영웅담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창조주의 사랑 이야기였다. 사람 이야기에 온통 집중된 우리네 설교가 하나님의 마음과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다시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사님 말씀에 깊이 공감했다. 

설교 학교. 처음에는 설교의 화려한 기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랐다. 설교에 담겨야 하는 말씀의 진의는 무엇인지, 설교를 전해야 하는 사람과 세상은 누구인지, 말씀과 청중을 잇는다고 했을 때 그 의미는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다. 작은 나를 크게 만들어 주는 시간이었고, 걷기를 배운 나에게 방향을 가르쳐 준 시간이었다. 그렇게 설교 학교 2학기를 마친 지금 나는, 이전보다 한 뼘 더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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