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점을 찾았다. 2년 전에 안경점에서 누진 다초점 렌즈 안경을 맞추어 사용하고 있었는데, 요즘 들어서 예전과 같지 않고 책을 보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경점이 참 많이 있는데, 어느 안경점으로 갈까 하다가 지인들의 소개로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안경점을 방문하게 되었다. 사정을 이야기하니까 안경사가 내 안경을 살펴보더니 2년 사용한 것 치고 안경을 잘 사용한 것 같다고 하면서, 문제는 시력이 더 나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안경 브리지가 낮아지는 바람에 초점이 맞지 않아서였다고 했다. 안경사는 굳이 안경을 새로 맞출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더니 내 안경을 받아 들고 청소를 깨끗이 해 주고 브리지를 새것으로 갈아 주었다. 그렇게 잠깐 손보니 예전처럼 선명하게 모든 것이 잘 보이는 것이 아닌가?

얼마 전 다른 안경점에 갔을 때에는 2년 정도 사용하면 안경을 새로 맞추어야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내가 굳이 안경을 새로 할 필요가 없다고 해 주는 것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분은 자신이 늘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해 온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 없이 돈을 쓰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러한 정책이 오히려 사람들의 신뢰를 얻게 되었고, 그래서 IMF 때에도 불황을 겪지 않았고 이번 메르스 사태 때에도 그렇게 큰 타격이 없었다고 한다. 그 집에서 나오는데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이런 감동은 나 혼자만 느꼈을 것 같지 않다.

잠언 11장 1절은 이렇게 기록한다. "속이는 저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 공평한 추는 그가 기뻐하시느니라." 우리는 잘 모르는 사람들을 속여서 이득을 취하면 빨리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유혹에 자주 빠지게 된다. 그러나 성경의 가르침은 정반대이다. 그리고 실제 우리 주변에서 정직이 최선의 정책임을 보여 주는 예는 참으로 많다.

우리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려서만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삶 속에서도 우리가 정직하게 행동하고 사랑으로 사람들을 대우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 우리 삶의 터전은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했던 것이 진실한 것임을 보여 주고 증명하는 자리이다. 이곳에서 하나님의 백성임을 증명하지 않으면서 하나님께 와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모순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이스라엘 민족의 제사를 거부하셨다. "헛된 제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고까지 말씀하셨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민족이 한편으로는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면서 또 한편으로는 세상에서 악을 자행하면서 살았기 때문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선행을 하고 정의롭게 살 것을 원하신다. 손님들에게 정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크리스천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인격적으로 대우하고 사업을 통해 남긴 이윤을 함께 나누어, 인간으로서 존엄성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적절하게 대우해 주는 것은, 하나님을 진정으로 섬기는 크리스천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우리 삶의 목표는 가장 많은 이득을 남기는 데 있지 않다. 우리 삶의 목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데 있다. 예수님께서는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 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고 말씀하셨다(마 5:23-24). 이 세상에서 우리 삶의 태도가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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