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ㅂ교회 이규태 장로(일광그룹 회장)가 방위 사업 비리로 구속됐다. 이 장로는 해외에서 도입할 공군 장비의 가격을 부풀려 500억 원대의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ㅂ교회를 돈 세탁 창구로 이용했다는 의혹도 일었다. (관련 기사: 대형 교회 장로, 무기 거래로 부당 이익 챙겨 체포)

비리 무기 중개상 장로님은 이규태 장로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번에는 '국내 무기 중개상의 시초'로 불리는 정의승 장로(서울 ㅇ감리교회·전 유비엠텍 대표)가 문제가 됐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정 장로는 지금 방위 사업 비리로 구속될 위기에 놓였다. 방위사업비리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은 7월 1일, "정 씨가 해외 업체에서 받은 잠수함 사업 중개료를 외국 페이퍼 컴퍼니에 숨겨 1,000억 원대의 재산을 빼돌린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정 장로가 이 커미션의 일부를 군 고위층 로비 자금으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승 장로는 이미 1993년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비리로 불리는 '율곡 사업 비리'에 연루돼 한 차례 구속된 전력이 있다. 당시 그는 해군참모총장에게 3억 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비리에 연루된 전적과는 달리, 정 장로는 교단과 교회에서 독실한 신앙생활과 기부 사업을 하는 '청부(淸富)' 이미지였다. 2007년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교단지 <기독교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필요 이상의 물질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남을 위해 쓰겠다"고 했다. 그는 수백억 원대의 재산을 감리회 소속 기관들과 자신의 복지재단을 통해 기부해 왔다. 1993년 자신이 다니고 있는 ㅇ교회 건물을 건축했고, 2004년 감리교신학대학교 웨슬리채플 건축을 위해 40억을 기부했다. 또 20년이 넘도록 미자립 교회 100개 지원과 지역 극빈층 후원 등의 사업을 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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