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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반대 운동, 신학생·목회자 다수 동참하는 '집단 운영 체제'로
저자·출판사 압박 피해 조직적으로 대응...당사자들은 모르쇠로 일관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5.06.26 00:04

   
▲ 페이스북 '표절반대'에 이어 '신학 서적 표절반대' 그룹이 생겨났다. 그동안 1인 체제로 지속되다시피한 표절 반대 운동이 집단 운영 체제로 발전된 형태를 갖추었다. 표절 근절을 외치는 목회자와 신학생들이 나섰다. 이들은 고소나 신상 털기 등의 외압에 굴하지 않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사진 제공 맹호성)

소설가 신경숙 씨의 표절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2000년 이미 그의 작품 <전설>이 표절됐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무마됐다. '아는 사람은 아는'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기까지는 15년이 걸렸다.

한국 신학계도 문학계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2015년 상반기 내내 지속되고 있는 신학자들의 표절 문제도 사실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이미 일부 교수의 표절 문제는 신대원생들이나 출판계 관계자들은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표절반대,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집단으로 활동 개시...이성하 목사도 활동 재개

알고 있었지만 쉬쉬해 왔을 뿐, 실제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할 고발자는 없었다. 그러던 차에 이성하 목사(원주가현침례교회)가 나섰다. 이 목사는 지난 3월부터 석 달간 신학자 6명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고, 이 중 3명에게는 사과와 후속 조치를 이끌어 냈다.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른 학자들의 책도 살펴보겠다고 했고, 표절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교육부에 고발하려고 준비해 왔다.

표절 반대 운동은 좀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집단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성하 목사가 개인 가정사 등의 이유로 일선에서 잠시 물러난 사이, '한 사람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 이들이 모여 새로운 그룹을 만든 것이다.

저작권 에이전시 알맹2의 맹호성 이사가 페이스북 그룹 '신학 서적 표절반대'를 만들었다. 맹 이사는 일부 저자와 출판사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에 대해 소송을 준비하거나 그들의 신상을 뒷조사한다는 소문이 돌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세웠다. 해외에 거주하는 이를 관리자로 세웠다. 현재 옥성득 교수(UCLA) 등 3명이 이 페이스북 그룹을 관리하고 있다.

이성하 목사도 '신학 서적 표절반대'로 복귀하며, 이제 혼자가 아닌 집단 체제를 통해 조직적으로 표절 문제를 파헤치겠다고 했다. 이 목사는 25일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표절 대처 매뉴얼을 만들어 절차대로 하겠다.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엄격하게 한다는 의혹을 피하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그는 '표절 연구 → 사과 및 절판·보상 조치 → 인정하지 않을 시 교육부 고발' 등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신학 서적 표절반대' 그룹에서는 현재 이지성 전도사(미국 거주)가 <HOW 주석 시리즈> '다니엘'을 쓴 박철우 교수(나사렛대학교)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성하 목사는 이한수 교수(총신대학교)의 <갈라디아서> 주석 등의 서적도 연구해 보겠다고 했다.

신학 지식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표절 검증 작업에 전부 참여하지는 못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대로 운동을 돕고 있다. 어떤 사람은 표절 자료를 한데 모아 놓을 블로그를 만들었다. 또 다른 사람은 두란노서원 등 출판사에 표절 의혹 도서에 대한 항의 메일을 보내고, 알라딘 등 인터넷 서적 사이트에 표절 의혹이 있다는 글을 올리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표절 반대 목소리 커지는데도 저자·출판사 요지부동...저작권 에이전트, "6월 말이 데드라인, 절판 조치해라"

자발적이고 조직적으로 표절 반대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출판사와 저자 입장은 크게 변함이 없다. 송병현 교수(백석대학교)와 국제제자훈련원은 얼마 전 한 독자에게 보낸 답변을 통해 '표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종전의 입장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기다려 달라'고 일관하던 김지찬 교수(총신대학교)는 학기 말, 신대원생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나의 책에 대한 소문은 사실이 아니니 믿고 기다려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맹 이사는 국내 출판사들에게 데드라인이 6월 30일이라고 했다. 6월 말까지 국내 출판사들이 표절 의혹 도서들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저작권 침해 여부를 검토해 손해배상을 물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신학 서적 출판사인 HarperCollins Christian Publishing(Zondervan과 Thomas Nelson)에서 'OK 사인'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표절 문제에 걸리는 국내 출판사는 여러 해외 저작권자들 사이에 이름이 공유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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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 고영렬 2015-06-26 11:10:34

    사실 뉴죠에서 지금까지 언급된 교수님들의 저서들이 문제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한국 신학계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죠. 하나의 저서를 내기 위하여선 박사학위 논문, 학위논문에 근거하여 저술한 소 논문들, 연구 논문을 중심에 두고 발전시킨 저서 순 이어야 하느데, 그 지난한 과정을 생략하면 다른 사람의 글들을 그냥 소개 할 수 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언급된 교수님들도 선생님들의 저서를 단순히 번역 출판했으면 더 좋았을 탠데. 안타 까우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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