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동성애, 개신교인이 많이 하는 질문과 8가지 답변'을 김정운기 씨가 써 올렸습니다. 신현우 교수는 24일 '동성애 지지자들이 주로 하는 주장과 6가지 반박'을 싣고 앞의 글을 지목해 논박했습니다. 이 글은 김정운기 씨가 신 교수의 글을 다시 반박하는 것입니다. - 편집자 주

지난번 글(목사님들, 동성애가 그리 무섭습니까)에서 밝혔듯이 저는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동성애는 지지의 대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성적 지향이기 때문입니다. 말장난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런 식의 표현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1. 탈동성애 가능성에 대하여

당혹감으로 손이 떨릴 지경입니다. 지금 근거로 제시한 논문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이미 신현우 교수님의 페이스북에서 여러 '페친'(페친이 아닌 분도 있겠지만)이 논박했습니다. 그때는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그걸 근거로 제시하는 건 학자적 양심에 맞지 않는 행동입니다. 이렇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데 앞장서는 이유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교수님이 인용한 '닐 화이트헤드(Neil Whitehead)와 브라이어 화이트헤드(Briar Whitehead)의 <My Genes Made Me Do It! - Homosexuality and the scientific evidence>(2013)'라는 책은 '학계'에 보고된 게 아니라 화이트헤드 부부의 주장일 뿐이라고 페친분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죠. 그러면서 "화이트헤드 부부의 책이 학술적으로 가치가 있다면 관련 학회지에 동일한 내용을 등재하여 학자들의 검증을 받으면 됩니다만,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말씀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제가 코멘트해 드리는 내용은 동성애를 옹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동성애 반대론자들의 이론의 취약한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며 정중하게 얘기했습니다. 또 다른 분은 "화이트헤드 부부는 학계에서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작가와 학자입니다. 그들이 통계와 결과를 빼돌리고 자기주장에 맞게끔 바꿔 발언했다는 거 수십 명의 학자들이 반론하고 증명하였습니다"고 했습니다. 이런 논박에 대해 신현우 교수님은 아무 반박하지 않고 무시로 일관하다가 이렇게 근거라고 제시하는 건 학자로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P. 캐머런과 K. 캐머런의 논문을 제시하셨습니다. 그런데 저자 폴 캐머런에 대해 페친분이 "미국 심리학회에서 쫓겨난 분이라고 나오고, 조사 방법에도 문제가 많다는 비판이 있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그의 논문을 두고 "샘플로 선정한 지역이 몇 군데 안 되고, 둘째로는 응답률이 매우 낮다. 응답률이 저조하면 서베이 데이터로 쓸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충분하지 않은 표본조사, 매우 낮은 응답률, 질문의 편향성 등이 나타나, 연구 자료로 삼은 근거들이 매우 부정확하고 편향되었다"는 내용도 말씀하셨고, "1995년에 네브라스카 보건사회복지부에서 심리학 면허 정지된 사람"이라고도 지적해 주었습니다. 더불어 "폴 캐머런은 미국 사회과학자협회에서, 사회과학자도 아니고 그의 연구 결과는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협회에서 퇴출당한 분이다"고 했죠. 이런 분의 연구가 얼마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요?

아무튼 다음으로 교수님이 제시한, P. 캐머런, T. 랜디스(T. Landess), K. 캐머런의 <Homosexual Sex as Harmful as Drug Abuse, Prostitution or Smoking>(Psychological Reports 95 (2005): p.915-961) 논문에 대해 또 다른 페친은 이런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논문 저자의 신상 문제와는 별개로 이 논문이 학술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보더라도, '동성애 지지 운동이 인권 운동이 될 수 없는 이유를 보여 주는 논문은 아닌 것 같다'가 가장 합리적인 결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저 개인적으로 이분의 신상 문제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고 했습니다. 다른 페친분은 "동성애가 수명을 단축시킨다느니 하는 저자의 편향된 신념의 글들이 대부분"이라고 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분들이, 교수님이 제시한 논문이 얼마나 허술하고 문제가 많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다른 페친분은 "동성애 치료의 효용성과 치료 과정의 적법성(윤리적 문제 등)을 조작(falsify)하는 논문은 수없이 많다"며 몇 편의 논문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건 학자라면 근거로 드는 논문에 대해 엄밀하게 평가해야 된다는 겁니다. 페친분들 중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분들이 신현우 교수님이 제시한 논문이 문제가 많고 결함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신현우 교수님은 그런 의견들에 침묵하다가 그걸 근거라고 내밀었습니다. 이는 신 교수님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자의) 윤리에도 어긋납니다. 더욱이 다른 분이 추천해 준 반대되는 논문을 충실하게 읽고 의견을 가져야 함에도 그건 외면하고 자신한테 유리한, 그것도 허술하고 문제가 있는 논문만을 근거로 제시하는 건 학자의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자가 왜 이렇게 불공정하게 자료를 다룹니까? 더욱이 언론에 기고하면서 교수라는 직함을 달고 엉터리 논문이 그럴싸한 것처럼 소개하는 것은 반칙입니다. (이번에 신현우 교수님이 근거로 제시한 논문에 대한 페이스북 논쟁을 확인하고 싶은 분은 신현우 교수님 페이스북을 찾아가 보세요. 다소 거친 표현들이 왔다 갔다 하긴 하지만 꼼꼼하게 읽어 보시면 아실 겁니다!)

그리고 전 "신앙의 힘으로 바뀐 사례를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지난 글을 다시 읽어 보세요. 전 전혀 그런 의도로 말하지 않았기에 그걸로 대신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인의 입을 빌려서 쓴 '1. 동성애는 정신질환이고 중독이다?'는 글은 의학자이신 페친분이 설명해 주셨듯이 정신과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알기 쉽게 말씀드린 겁니다. 결코 독단적인 주장이 아닙니다.

신현우 교수님은 "미국의 정신의학회, 세계보건기구 등이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했음을 지적합니다. 그러나 정신질환이 아니라고 해서 반드시 정당화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흡연은 정신질환이 아니지만 본인에게도 사회에도 해로운 것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흡연 예가 부적절하다는 건 차치하고라도 도대체 신현우 교수님은 얼마나 이쪽 분야에 전문가들보다 뛰어난 지식과 경험이 있기에 이렇듯 가볍게 취급하시는 건가요? 심리학계와 정신의학계가 취하는 일반적인 입장은, 동성애가 해로운 게 아니라 "인위적인 방법으로 성적 지향을 바꾸는 게 더 해로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현우 교수님은 동성애가 사회에 해롭다는 이유를 대시는데, 근거가 무엇입니까? 앞서 제기한 논문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기에 근거로 삼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만 놓고 보면 이성애자의 해로운 행동이 훨씬 더 많은데, 그럼 이성애자가 해로운 짓을 하니까 차별을 하거나 '전환 치료'를 해도 되겠습니까? 사실상 사회적으로 해악이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만들어서 그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 희생시키는 거야말로 아주 해로운 주장이고 행동입니다.

2. 동성애자의 안전성에 대하여

신현우 교수님은 티머시 J. 데일리(Timothy J. Dailey)의 논문을 제시하며 "동성 커플이 이성 커플에 비해 결혼을 유지하는 지속성이 훨씬 낮으며, 이혼율이 훨씬 높고, 외도율도 훨씬 높으며, 가정 폭력도 훨씬 더 많이 발생함을 통계적 수치로 제시했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도 어떤 페친분이 "Dailey 논문의 문제점은 이성 커플(heterosexual couple)의 헌신(commitment)은 관습적인(conventional) 법의 테두리(legal boundary) 안에서 보호되어 사회적인 기준들이 세워지고 공개적인 반면, 동성애(homosexual) 관계는 비공개적일 수밖에 없어서 사회적인 강제성이 훨씬 약합니다. 사회적인 강제성이 강하다는 말은, 이성애자 커플들의 이혼 절차는 재산이나 양육권의 문제 등으로 인해 훨씬 복잡할 뿐더러, 이혼의 결과에 따른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이나 평판(reputation) 등의 요인들도 개입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비공개적인 (약한 사회적 강제성) 경우에는 아무래도 훨씬 그런 부분이 약하겠지요. 그 논문의 약점은 다른 상황(context)에 있는 변인들은 동등한(equivalent) 선상에 놓고 비교한 것"이라고 말했죠.

동성 커플은 이성 커플에 비해서 사회적인 안전장치나 제도적인 지원 시스템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이성 커플보다 동성 커플이 불리하고 불안한 조건에 있죠. 신현우 교수님이 동성 커플의 안정성에 대해 고민을 하신다면 그들의 존재를 사회적으로 인정해 주고 법적·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서시면 됩니다. 그렇게 해서 이성 커플만큼의 보장을 받을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후에 교수님이 직접 연구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3. 동성애의 자연성에 대하여

아무리 해석의 자유가 있고, 자기 맥락에서 해석한다고 해도, 신현우 교수님은 제 글을 의도적으로 곡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언제 "동물에게 발견되는 것은 인간에게도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전제"했습니까? 전 분명 "'동물이 한다고 인간도 해야 하나?'라고 물으시겠죠. 아뇨, 동물이 하면 인간도 해야 되는 건 아니죠. 다만 하나님의 창조한 세계를 보라는 거죠. 하나님은 암수로 짝짓는 세상만 창조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 안에 동성애를 하는 존재들도 있고, 제법 많다는 것이죠. 결코 동성애가 자연에 반하는 행위라서 이상하고 비정상적이고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게 아니라는 거죠"라고 했습니다. 이 문장을 어떻게 "동물 세계에서는 강간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므로 강간도 허용된다는 어처구니없는 논리가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해석하십니까?

다시 말하지만 해석의 자유를 인정하지만 어떻게 저리도 해괴하게 연결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논점을 흐리지 마십시오. 전 개신교인들이 동성애를 가지고 동물도 안 하는 것이라고 하고, 자연에도 없는 거라고 해서 '그렇지 않다, 자연계에 이미 존재한다'는 걸 말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자연을 창조한 것은 하나님이기 때문에 그 역시 하나님의 창조물이라는 것을 말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신현우 교수님은 "동물에게서 발견된다고 해서 인간에게 모두 윤리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 역시 제 글과는 상관없는 논점 일탈입니다. 전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사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자연에 없다고 해서 있다고 했더니 이젠 윤리적이지 못하다는 식으로 논점을 이동하시는데 윤리란 게 간단히 논의하기가 어려운 주제이기도 하지만 이번 저의 글과는 별 상관이 없는 주제입니다.

4. 동성애와 번식 가능성에 대하여

신현우 교수님은 제 글의 의도를 몰라서 그런 겁니까, 아니면 정말 그렇게 읽기로 작정하시고 그렇게 접근하신 겁니까? 누가 "과학으로 한다면 인간은 무엇이든지 해도 되는 존재가 된다"고 했습니까. 개신교인들이 동성애는 번식을 못 한다고 해서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 것뿐입니다. 자연계에는 인간이 생각하기에 이상할 정도로 번식의 다양함이 있는 것처럼 인간도 과학을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번식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동성애자는 번식을 못 한다고 해서 가능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또 윤리를 말씀하십니다. 그건 다음 단계에서 논의가 될 만한 주제일 순 있지만 여기서 다룰 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윤리를 앞세우며 자꾸 논점을 흐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5. 동성애 차별 금지법에 대하여

제가 근거 없이 주장을 했나요? "제가 왜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할까요? 지금 개신교계가 동성애자들을 향한 행위가 마치 이런 모습과 유사한 것 같아서입니다. 동성애자를 말할 때 정신병, 중독, 에이즈, 메르스, 죄인, 섹스 중독, 변태 등의 낙인을 찍어서 자신들의 차별을 정당화하고 죄의식을 덜어 내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죠"라며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이게 "기독교 혐오의 시각"인가요? 제가 없는 말을 지어서 하고 있나요? 솔직하자고요. 누가 인간의 인격성을 제거하면서 혐오를 하고 있는지를요. 또 신학대학원 교수님이면 누구보다 예수님의 삶과 정신에 대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하셨을 텐데 '차별'을 정당화하시다니요.

우리 머릿속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생각이 드나듭니다. 그 많은 생각은 자유입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들어왔다가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그 생각을 책임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이 바깥으로 나왔을 때는 책임이 따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성애를 싫어하거나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밖으로 표현하는 순간 그것은 특정 대상을 차별하는 폭력이 됩니다. 그것은 자유의 영역이 아닙니다. 만일 자유를 주장하고 싶거든 걸맞은 책임도 지시면 됩니다.

"동성애자를 차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을 동성애 행위로부터 해방할 수 있는 길을 차단하지 않기 위한 것"은 대체 무슨 말입니까. 차별금지법을 반대한 것 자체가 이미 차별입니다. 인간을 인격적인 존재가 아닌 질병이나 치료의 대상으로 보는 거야말로 폭력입니다. '해방'이라뇨, 그들이 무슨 노예입니까. 그분들 내버려 두면 알아서 잘 삽니다. 현실을 보아 하니 관심보다 차라리 무관심이 더 좋을 것 같네요. 신현우 교수님, 차별을 주장하는 데 힘쓰지 마시고 이성애자들의 성폭행과 범죄와 폭력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의 해방에 보다 큰 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6. 글을 마치며

신현우 교수님의 성경 해석이나 신앙고백은 분명히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이용해서 자신의 혐오와 증오를 정당화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인간을 오로지 죄로만 보고, 사랑할 마음도 없고, 사랑할 자신도 없고, 사랑할 능력도 없는 분들이 '사랑, 사랑'하는 거 정말 무섭고 부끄럽습니다. 제발 그런 사랑이라면 하지 마세요, 그런 사랑은 사람을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이는 겁니다.

더불어 전 성경 말씀을 이용해서 차별을 정당화하는 분들에게 이런 문장을 마지막으로 소개하겠습니다.

"무지한 사람은 자기가 무지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도 무지하다, 그래서 뻔뻔하고 용감하다."

김정운기 / 인천의 어느 동네에서 밥을 벌고 가끔 책을 읽고 어쩌다 못난 글도 쓰면서 살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는 합정의 어디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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