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뉴스앤조이>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부흥사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의 외손자를 소개했다. 베이즐 차비진(Basyle Tchividjian)은 기독교 사학 리버티대학교(Liberty University)에서 법을 가르치는 교수로 성 문제에 관대한 입장을 취하는 미국 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해 왔다.(관련 기사: 빌리 그레이엄 외손자, "교회가 명성 걱정하느라 성추행 사실 숨겨") 그는 현재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성 학대를 감시·예방하고,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GRACE의 설립자이자 대표다.

▲ 빌리 그레이엄의 둘째 외손자 튤리안 차비진(Tullian Tchividjian)이 외도 사실을 인정했다. 부인의 외도 때문에 별거가 시작되었고 자신도 친구에게 위로를 받는 과정에서 그 친구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것이다. 차비진은 교회 사임 의사를 밝혔고 교회도 이를 수용했다. (차비진 페이스북 갈무리)

사실 베이즐에게는 더 유명한 동생이 있다. 한국에서도 <더 크리스천>·<은혜의 추격전>(두란노) 등의 저자로 잘 알려진 튤리안 차비진(Tullian Tchividjian) 목사다. 그가 6월 21일 미국 대다수의 언론에 이름을 올렸다. 차비진과 아내가 각각 다른 사람을 상대로 외도한 일이 알려져 교회를 사임했다는 내용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차비진이 보낸 성명서 전문을 실으며 목회하던 코럴릿지장로교회(Coral Ridge Presbyterian Church)를 떠난다고 보도했다. 

차비진은 성명서에서 "계속 진행 중인 결혼 문제로 교회를 사임한다"고 했다. 결혼 생활이 어긋나기 시작한 건 그의 아내가 외도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그는 "오랜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내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슴이 무너지고 좌절한 가운데 이 사실을 교회 지도자들에게 알렸다. 결혼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만 집중하기 위해 안식 기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실패한 결혼 생활의 회복을 원했던 그는 일정 기간 동안 강단에서 모습을 감췄다. 실제로 차비진은 지난 4월 5일 이후로 단 한번도 교회에서 설교하지 않았다. 그러나 깨진 관계는 쉽게 해결될 수 없었다. 차비진의 아내는 한 번 떠난 마음을 쉽게 되돌리지 못했고, 부부는 별거를 선택했다. 

차비진 목사는 슬픈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 다른 여성을 만났는데 그것이 부적절한 관계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교회 리더들에게 이 사실을 즉각 알리고 교회를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교회 운영위원회는 위원회대로 교회 홈페이지에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차비진이 담임목사로 교회를 섬기기에 부족한 점을 발견했다"며, 그의 사임을 받아들인다고 했다. "슬프지만 하나님이 이 일과 관련한 모든 사람들, 특히 차비진과 가족에게 회복과 치유의 경험을 허락해 주시길 기도한다"고 했다. 

차비진 부부가 각자 외도했다는 사실이 교회에 알려진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모든 일이 정리됐다.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차비진이 이 교회에 부임하면서부터 평탄하지만은 않았다며 사임하기까지의 과정을 보도했다. 

코럴릿지교회는 미국장로교(Presbyterian Church of America·PCA) 소속으로 1960년 제임스 케네디(James Kennedy) 목사가 세웠다. 한때 7,000명이 모이던 교회는 2007년 케네디 목사가 사망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교회 운영위원회는 교회를 다시 부흥시키고자 2009년 차비진을 청빙했다. 빌리 그레이엄의 외손자라는 이름과 36세라는 젊은 나이가 교회의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려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차비진은 목사 가운을 입지 않고 강단에 오르고, 신나는 찬양을 도입하는 등 예배 방법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나이 든 교인들 중 이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차비진에게 반기를 들었다. 사망한 케네디 목사의 딸이 차비진을 내쫓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였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