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에 있는 한 교회에서 '배당금'을 준다는 팸플릿이 SNS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사진 출처 클리앙 '모두의 공원')

수원에 있는 한 교회에서 '배당금'을 준다는 팸플릿이 등장해 SNS나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이 팸플릿은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clien.net)'의 '모두의 공원'에 올라왔다.

'대환영!'이란 제목의 팸플릿은, "이제서야 배당금을 주는 새로운 교회가 등장했습니다"라는 문구에 이어 "누구든지 오시면 무조건 배당금을 드립니다"라고 쓰여 있다. 1년을 52주로 환산하여 총 52만 원 이상 10~30%의 배당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팸플릿은 '배당금'을 받는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매 주일 오전 11시 예배 시간에 오면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오실 때마다 모든 분께 온누리상품권(금 10,000원 정)을 드립니다."

교회가 부흥하면 할수록 더 많은 배당금을 줄 것이라고 약속까지 하고 있다. 기간은 "주님 재림 시까지"라고 한다. "모든 신자들의 가정을 살리는 새로운 교회 탄생"이라는 문구도 삽입되어 있다.

이 교회는 수원시 권선구에 있으며 '기독교대한감리회(연합)' 소속이라고 한다. 담임목사인 A 목사는 16일 온라인 신문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의 팸플릿임을 확인해 주며 "지난 3월 말부터 이 전단을 배포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부흥하면 1년 결산의 30% 정도를 교인들에게 나눠 줄 계획이다"라고 했다. 또 "현재 매 주일 가정당 1만 원씩을 드리고 있다. 예전에는 온누리상품권으로 줬다"고 했다.

"감리교 창시자 웨슬리(John Wesley, 영국의 대부흥 운동을 이끌었던 감리교의 창시자, 종교적 체험과 성결한 생활, 성경 연구 등을 통하여 영국 전역에 신앙적 확산을 가져온 설교가이다. - 필자 주) 목사님도 헌금을 나눠 줬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성경에도 예가 있다며 "교회 안에 모이는 재산과 헌금을 교회 사람들에게 나눠 줬다"고 말했다.

현재 교회들이 '배당금'을 주지 않고 있는 것은 "욕심이 많아서 이런 것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자신의 교회에서 하고 있는 '배당금'은 "일종의 무상 복지비"라고 했다. A 목사는 자신이 소속한 교단의 창시자나 성경도 '배당금'을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이백'하는 교회? 흔한 전도 마케팅!

그는 전단에 '가정경제 축복 복음'이라고 썼다. 그 근거로 성경 갈라디아서 6장 10절을 들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할지니라."

이 성경 구절은 전후 문맥으로 볼 때, 썩을 육신을 위해 살지 말고 영원한 세계를 추구하며 살라는 뜻이다. 성령을 심어 영생을 거두기 위해, 선한 일을 하고 낙심하면 안 된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다. 바울이 전해 주는 내용은 영에 관한 것이지 육신에 관한 게 아니다.

바울은 이 성경 구절을 통해, 착한 일을 해도, 뾰족하게 드러나는 결과가 없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선한 일을 하라고 한다. 특히 믿음의 가정들에게도 흔들림 없이 기회가 될 때마다 선행을 하라는 뜻이다. '선행'이 '배당금'이 되고 '무상 복지비'가 되면서 '가정경제의 축복'으로 이어지는 A 목사의 주장은 전혀 성경적이지 않다.

"이 전단을 본 누리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감리교단은 건전한 줄 알았는데"라며 "교회도 '페이백'하나 보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기독교대한감리회(연합)'는 1989년에 창립된 교단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와는 다른 교단이라고 밝혀 주는 이도 있다." "다단계 비슷하다", "설마, 유머겠지", "합법적 도박장", "사이비" 등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삶이란 그리 가치 있다고 할 수 없다. 정치든 종교든 마찬가지다. 이미 이런 모습의 교회 이야기는 많이 듣던 형태다. '한 사람 전도해 오면 얼마를 준다'는 식의 마케팅 기법인데, 이미 마케팅 분야에서 흔하게 쓰는 방법이다.

다양화한 사회에서 이런 마케팅 기법이 교회에도 스며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형태는 이미 미국의 교회들에서는 한물간 전도 방법이다. 어떤 목적을 가진 '배당금'이라면 환영받을 수 없다. 의도가 의심되지만, A 목사의 말처럼 '무상 복지비'라는 말을 쓰면 가능할까.

하지만 그 순수성(?)이 의심받는 한 '배당금'은 '전도 마케팅'일 뿐이란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이미 누리꾼들의 반응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물신의 종교적(선교적) 마케팅, 물신을 숭배하는 종교, 배금주의를 앞세우는 교회, 맘몬이즘의 카피는 교회의 존재 가치를 더욱 떨어뜨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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