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이 약 40%로 알려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국내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에 교회는 건물 전체를 소독하는가 하면, 예배당 입구마다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교인들에게는 마스크를 착용할 것과 악수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그런데 한 목사가 지금 상황에서 교회가 할 일은 이러한 예방 활동이 아니라 회개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경성 목사(대전명성교회)는 6월 6일 <국민일보> 목회자 칼럼에 실린 '메르스를 바라보며'라는 글에서, 교회가 할 일은 음란과 죄악의 길에서 떠나 겸손히 하나님께 나아가 회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전염병이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라고 했다. 그 예로,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킬 때 이에 불순종한 이집트에게 전염병을 내린 일과 다윗이 하나님을 무시하고 교만에 빠졌을 때 전염병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심판했던 사건을 소개했다.

칼럼에 따르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하나님의 심판 대상이다. 우리 사회가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는 음란과 동성애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음란물을 즐기고, 곳곳에는 불륜을 저지르는 러브호텔이 즐비하다고 했다. 6월 9일에는 서울시 한복판에 동성애 축제가 열리게 되었다며 대한민국이 소돔과 고모라가 되었다고 했다.

이 목사는 회개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나님만이 우리를 메르스에서 건진다고 했다. 메르스라고 하는 전염병 앞에서 교회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스스로를 격리하고 마스크와 세정제를 구비하는 일이 아니라 온갖 음란과 죄악의 길에서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 겸손하게 하나님께 나아가 회개하라고 했다.

이 칼럼은 지난 6월 7일 <국민일보> 인터넷 사이트에서 삭제됐다. <국민일보>에 글을 삭제한 이유를 묻자, 온라인뉴스부 담당자는 "해당 글이 편집 방향과 맞지 않아 삭제했다"고 알렸다. 글을 올린 계기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 목사에게 연락했지만 이 목사는 미국 출장 중으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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