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7~29일, 중앙대 축제에서 중앙대 네비게이토선교회는 음료수를 팔며 할인 조건으로 복음을 제시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5월 27일에 있었던 중앙대학교 축제에서, 중앙대 네비게이토선교회(중대 네비게이토)는 음료수를 판매하며 복음을 들은 사람들에게 할인을 해 주었다. 중앙대 법학관 입구에는 "복음 들으면 30%, 영접하면 50%, 회원 가입 80% 할인"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3,000원 짜리 음료를 기준으로 했을 때, 복음을 들으면 2,100원, 영접하면 1,500원, 네비게이토에 가입하면 600원에 음료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음료수를 사러 온 사람들에게 할인 혜택이 있다는 걸 알려 주었고 이를 승낙한 이들에게는 복음을 전했다. 복음을 듣고 영접한 이들은 그에 상응하는 가격 할인을 받았다. 

중대 네비게이토의 이런 전도 방식은 SNS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SNS에는 할인 안내판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고, 사람들은 그 밑에 "전부 그렇진 않겠죠…(라고 바랍니다)", "흠, 저 공식대로라면 복음<영접<회원 가입이네요", "마트 할인 행사도 아니고… 복음이 떨이 물건도 아니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뉴스앤조이> 기자는 중대 네비게이토 간사들과 학생대표를 만나 어떻게 된 연유인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중대 네비게이토의 전도는 SNS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먼저 복음을 가격 할인의 조건으로 내세운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들은 캠퍼스 전도가 힘들기 때문에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복음을 아예 들으려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전도할 방법을 구상하던 중, 축제에서 음료수를 판매하면서 만나면 어떻겠느냐고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이들은 복음을 조건으로 음료수 할인을 해 주는 전도 방식이 논란이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작년에도 올해처럼 음료수를 할인해 주며 전도했지만 주변에서 자신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없었다고 했다. 이들은 억울하다면서, 자신들은 복음을 팔아 경제적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작년 수익금 42만 원도 전액 장학금으로 기부했다고 말했다. 

다른 기독교 단체들은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중앙대에는 '중앙대기독인연합회', '중앙대선교단체연합회'가 있다. 전자는 기독 학생들의 연합 모임이고, 후자는 주로 선교 단체 간사들이 참여하는 연합 모임이다. 

기독인연합회는 중대 네비게이토의 전도 방식을 구체적으로 들은 것이 처음이라고 했다. 복음을 조건으로 음료수를 할인하는 방식 자체는 문제 삼을 수 있지만, 복음 전도를 했다는 사실만큼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선교단체연합회 역시 중대 네비게이토의 전도 방식을 구체적으로 듣는 건 처음이라고 말하면서, 각 선교 단체의 방침을 자신들이 판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선교단체연합회가 네비게이토의 방식에 동의한 적은 없다.

중대 네비게이토가 소속된 한국네비게이토선교회와 청년 대학생 선교 사역을 하는 교회와 단체들의 연합 모임인 학원복음화협의회(학복협)의 의견도 물어보았다.

한국네비게이토선교회에서 각 캠퍼스를 총괄하는 총무는 이번 축제 때 중대 네비게이토가 사용한 전도 방식이 본부에서 일반적으로 추천하는 방법과 다르다고 했다. 다만 시대에 따라 복음을 전도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으니 복음 전도의 열의는 인정해 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본부에서 권장하는 전도 방법은 인격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 했다. 학복협은 상황을 자세히 모르는 상황에서 입장 표명은 어렵다고 말했다.

중대 네비게이토를 향한 세간의 비판은 그들이 전도를 해서 수입을 얻었다는 게 아니었다. 복음과 음료수 할인을 같이 묶어 전도했다는 사실 자체가 논란거리였기 때문이다. 일산은혜교회 남오성 목사도 복음을 조건으로 상품 할인을 해 주는 건 돈을 최선의 가치로 치는 자본주의·소비주의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수단의 옳고 그름을 고려하지 않는 복음 전도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맘몬의 가치가 아닌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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