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동성 목사는 동교동교회에서 목회 여정 전부를 보냈습니다. 전도사 시절부터 은퇴를 앞둔 지금까지 햇수로 46년 동안 한 교회에서 목회했습니다. 그러니까 음 목사는 동교동교회에서만 50년 가까이 설교한 셈입니다. 음 목사는 설교를 어떻게 준비할까 궁금했습니다.

설교 학교 2학기 두 번째 강좌. 5월 19일(화) 음동성 목사를 만나 '일상의 영성이 말씀 묵상과 만날 때'를 주제로 함께 공부했습니다.

▲ 설교 학교 2학기 두 번째 시간. 5월 19일(화) '일상의 영성이 말씀 묵상과 만날 때'라는 주제로 음동성 목사(동교동교회)와 함께 공부했습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목사님들, 설교 어떻게 준비하고 계십니까." 음 목사가 참석자들에게 먼저 질문을 던졌습니다. 목회 연수와 상관없이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은 대동소이합니다. 정한 본문을 묵상하고 해석을 거친 다음 설교문 작성으로 이어집니다. 이날 참석한 목회자들의 대답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도 아니고, 지리하게 반복되는 설교 준비 과정에서 목회자들은 '권태로움'이라는 큰 산을 만나곤 합니다. 권태로 따지면 음 목사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목회자입니다. 그런데 그가 '즐거움'을 첫 번째 화두로 꼽았습니다.

음 목사는 "진리를 깨닫는 즐거움이야말로 목회자에게 있어서 최고의 즐거움"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진리는 성경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온 우주에 심겨 있다"고 하면서 "온 우주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때 설교자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괴로움과 즐거움이 갈리는 지점은 어디일까요? 음 목사는 "주일예배를 위해 설교 준비를 몇 시간 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진리를 향한 평생의 노정이 필요하고, 이것이 즐거움을 낳는다는 것입니다. 음 목사는 "평생의 삶, 평생의 독서, 평생의 인격, 평생의 고민이 시간시간 설교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음 목사는 또 "삶 속의 문제와 고민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로 설교자의 역할"이라고 했습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 공부하고 직장에 다니는 것, 돈을 벌고 쓰는 일련의 과정 등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해석하기 위해 설교자는 끊임없이 고뇌하고 그 뜻을 묻고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권태를 느낄 여유도 이유도 없습니다.

다음으로 음 목사는 '깨달은 진리를 몸으로 실천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실천이 없는 설교는 할수록 공허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이 설교자의 온몸에 가득 차올라야 하고, 설교자는 몸으로 들려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 음동성 목사는 "평생의 삶, 평생의 독서, 평생의 인격, 평생의 고민이 시간시간 설교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이어지는 강의에서 음 목사는, 설교자가 남모르게 품을 수 있는 교만한 근성을 지적했습니다. 음 목사는 "진리는 누구에게 예속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자신도 설교를 준비할 때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또 묻는다고 했습니다. 묵상한 내용을 부교역자들에게 주고 비판을 요청하기도 하고, 아내와 성도들에게 틈만 나면 묻고 다듬어 간다는 것입니다.

되도록이면 설교를 '쉽고 단순하게' 전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설교의 대가가 되려는 꿈은 가능하면 접으라고 당부했습니다. 음 목사는 설교의 목적이 다른 데 있지 않고, "성도들이 은혜를 받고 그 은혜를 힘입어 말씀대로 사는 것"에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단순한 메시지가 엄연히 있는데, 대단한 해석이나 논리를 주입하려는 것은 설교자의 교만일 뿐이라며 경계했습니다.

2시간 동안 강의와 대화가 계속됐습니다. 강좌라기보다는 그간의 경험과 고민을 나누는 편안한 대화 시간에 가까웠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고는 동교동교회에서 마련한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대화를 이어 갔습니다.

▲ 대화는 식사 시간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강좌라기보다는 선후배 목회자들이 모여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편안한 대화 시간에 가까웠습니다. ⓒ뉴스앤조이 유재홍

설교 학교 2학기 공부가 계속 이어집니다. 다음 주 금요일(5. 29)에는 '성경 해석의 틀, 논란으로만 삼을 것인가'를 주제로 이영재 목사와 함께 공부합니다. 참여를 원하는 분들은 아래 링크한 기사를 통해 일정과 내용을 확인하고 신청서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기사: 설교 학교 2학기 참가자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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