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 역사상 최다의 어린 희생자들이 발생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세월호 침몰은 단순히 대량 재난을 넘어선 장차 나라의 주역이 될 어린 학생들을 잃어버린 국가적 참사였다. 또한 각 가족들 입장에서는 하루아침에 금지옥엽인 자녀들을 잃은 일이니 이로 인한 아픔이 차마 무어라고 글로 담을 수 있을 것인가. 모든 것을 떠나서 보면 하나하나 귀한 생명을 잃어버린 재앙이었다. 그러기에 지금 이 글을 쓰는 마음이 참담해서 차마 손을 놀리기 어려울 지경이다.

"가만히 있으라"는 선장과 영해에서 난 사고인데도 불구하고 책임지고 조사하려 하지 않는 현 정부, 유족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언론 매체 등, 많은 것들이 이 사건을 외면하고 있지만 교인으로서 더욱 참을 수 없는 것은 목회자들의 무관심 및 무지에 가까운 비판이다. 

기독교계에서 세월호를 통한 성찰을 담긴 책을 펴내고 강연 등을 많이 하고 있다지만 아직도 일부 목회자들은 유족들의 아픔을 헤아리고 함께 통곡하며 현시대를 상고하려 하지 않는다. 종편 등지에서 얻은 편파적인 지식이라고밖에 결코 말할 수 없는 정보를 가지고 자신들의 견해를 정통신학이란 허우대에 포장해서 그것이 진리인 것마냥 성도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설교한다. 이에 영향받은 수많은 교인들이 다시금 유족들의 가슴에 상처를 낸다. 천인공노할 일의 우두머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뉴스앤조이>가 새롭게 펴낸 <세월호, 희망을 묻다>에서 피해자인 유족들은 절절한 슬픔과 피눈물을 머금고 하나님의 공의를 묻는다. 여기에 신학자 및 목회자가 유족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현재를 성찰하는 위로의 답변을 한다. 

▲ <세월호 희망을 묻다> / <뉴스앤조이> 편집국·강호숙 외 지음 / 뉴스앤조이 펴냄 / 210쪽 / 8,000원

후기를 쓰는 본인도 순복음교회(기하성 서대문), 성결교회(기성)에 소속된 교인이지만 역사를 전공하고 있는 사학도로서 현시대의 불의의 통용을 두고 볼 수 없어 광화문광장에서 많은 분들과 함께 단식하고 나름 지방에서도 투쟁에 함께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도 하나님께 질문해 왔지만 더 뚜렷해진 기도가 있다. '하나님, 당신의 공의는 이 대한민국에서 어디에 자리하고 있습니까?'다. <세월호, 희망을 묻다>에서 신학자 및 목회자들은 어찌 보면 본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많은 혜안을 주고 있다. 물론 이렇게 글로써 유족들에게 얼마나 많은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싶지만 날마다 피눈물을 흘리는 유족들의 심정에 함께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책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묵상을 했다. 

오늘날 일부 목회자 및 신자들의 망발 및 망언의 근원이 한국교회의 '정답강박증'에 있다는 지적은 정말로 정곡을 찔렀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한 분이지만 인간은 그의 십분의 일조차도 따를 수 없는 존재다. 이런 큰 비극적인 사건을 어찌 단시간에 파악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너무나도 책임감 없이 쉬이 답을 한 사람들에게 질문하고 싶다. '당신은 당신의 자녀가 그 배에서 죽었다 해도 똑같이 말할 수 있는가?' 

오늘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그 안에 포함된 교인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웃이라 말하는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일부 몰지각한 교인(교인이라 말하기도 아까운 사람)은 성경 구절까지 들먹이며 언제까지 슬퍼만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사로의 죽음에 그 유족인 마르다와 마리아 자녀와 함께 슬피 우신 예수의 가르침인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가르침을 어찌 그리 모를 수 있는가. 너무나 쉽게 하나님의 뜻을 들먹이는 제2의 문창극이 오늘날 우리 기독교계에 너무 많이 존재한다. 이런 사람들은 가히 일베(일간베스트)처럼 위험한 집단이요, 교계의 암덩어리라 할 수 있겠다. 

세월호 참사는 너무나도 가슴 아프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는 결코 그 참사 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 것인가? 사건을 일으킨 주동자(주범)를 찾아 엄격한 공의로 심판을 해야 하고 다시는 그러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실제적인 대책 및 예방책을 마련한 후 이를 필히 실행해야 한다. 

우리 교인들의 입장에서 말하면 '회개'가 필요한 것이다. 교회 안에 갇힌 '게토적 신앙'은 결코 하나님께서 원하시지 않는다. 언제나 우리 기독교인들은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사회에서 울고 있는 이웃들을 한 명이라도 놓치지 않고 찾아내어 그들의 울음에 함께 울어야 하고, 그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혁명적인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이전의 기독교계에서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에서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강조했다면,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약자들과 함께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행동을 묵상만이 아닌 실천으로써 현시대의 십자가를 지고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들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대속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불의에 대한 저항)을 실현하는 것이다.

 

*<뉴스앤조이> 페이스북에서 진행한 신간 이벤트에 당첨된 독자가 보내 주신 서평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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